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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디지털성범죄전문위원회는 28일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처벌에 대한 법제 보완을 권고했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전문위원회는 28일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처벌에 대한 법제 보완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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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지 않았다'고 성범죄 피해가 '아니다' 또는 '약하다' 할 수 있을까.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위원장 변영주, 이하 전문위)는 28일 5차 권고안에서 비신체적 성폭력 피해에 대한 법제 공백을 짚었다. 메타버스 등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인격을 대신한 아바타를 상대로 한 성범죄나, '정액 테러'와 같은 '접촉 없는'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성폭력 처벌을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접 안 닿으면' 재물손괴? 정액테러 처벌의 역설

메타버스의 경우 '10대들의 놀이터'란 별칭처럼 아동·청소년 이용층이 많아 성착취 범죄에 노출되기 쉽지만, 이를 제어할 만한 법제는 마땅치 않다는 것이 전문위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부산에서는 가해자가 게임 아이템을 미끼로 메타버스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체 노출 사진을 전송받아 범죄물을 만든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10대 뿐만 아니다. 2018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촬영과 유포 협박 등의 피해 없이 온라인 성적 괴롭힘만을 경험한 인원이 82.4%로 총 1648명에 달했다. 이같이 온라인에서 당한 성적 괴롭힘은 성범죄로 처벌 받기 힘든 실정이다.

전문위는 "성적 이미지를 이용한 성범죄와 달리, 언어를 매개로 한 성적 폭력과 괴롭힘은 통신매체 이용음란죄 외 형법상 모욕죄 내지 명예훼손죄 등 비성범죄로 다뤄지고 있어 피해 감정 내지 성범죄 특성을 고려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닿지 않는 성범죄'는 현실 공간에서도 왕왕 일어난다. 2019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총 44건의 '정액테러' 사건이 접수됐다. 전문위에 따르면 피해자의 소지품, 옷 등의 물품이나 마시는 음료에 넣는 등 '직접 닿지 않는' 경우엔 재물 손괴 또는 경범죄로만 의율하는 것이 현행 실무 방식이다. 처벌 또한 대부분 벌금과 집행유예에 그치는 현실이라는 분석이다.

성범죄자 침입 막는 뉴욕 '게임오버'처럼... "플랫폼 사업자 책임 중요"

이에 전문위는 단순히 직접적 성행위에 한정한 처벌이 아닌, '성적 인격권 침해 행위'로 범위를 확장해 기술에 따라 함께 발전하는 성범죄 유형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중 '성적괴롭힘' 범죄에 "성적 욕망 내지 만족을 위한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언동을 한 자"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같은 입법 구멍을 노린 성범죄자들의 가상공간 침입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실제 미국 뉴욕 주에선 법무부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게임플랫폼과 협약을 맺고 성범죄자들의 계정을 차단하는 정책을 실현했다. 이른 바 '게임오버' 정책이다. 미국 전체의 경우 성범죄 관련 컴퓨터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관련 범죄 의심 시 영장 없이 수색하도록 하는 준수사항을 형에 부과하기도 한다.

전문위는 한국도 보호관찰 제도 보완을 통해 가상공간의 성범죄를 차단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 보호관찰자 특별준수사항으로 불법촬영물 소지, 보관, 시청 금지 및 소지 점검 위한 보호관찰관의 지시 따르도록 하는 내용 ▲ 온라인상 캐릭터, ID 등 디지털 데이터와 물건에 접근하는 방식 금지 등을 추가해 개정토록 하는 방향이다.

전문위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도 강조했다. 전문위는 "사업자가 플랫폼 내 성범죄에 대해 잠재적 방조범이 아닌 수사와 증거 보존의 협력자란 인식을 바탕으로 입법 설계를 하는 것이 범죄 억지력 강화에 실효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범죄 정황 발견 시 직접 수사기관에 통지하도록 신고 의무를 두고, 가해자에 대한 기초 정보 보존 조치를 취하도록 협조와 관리의 의무를 함께 법제화 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1차 권고안 : 성범죄피해자 '두 번 고통'에 "원스톱 창구·독립기구 마련" http://omn.kr/1vg9w
2차 권고안 : 온라인도 '응급상황' 있다 "법 바꿔 디지털성범죄 초기 차단해야" http://omn.kr/1vn3t
3차 권고안 : 몰카 아니라 불법촬영... "법무부,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http://omn.kr/1w3zk
4차 권고안 : 껍데기만 '엄정'... 성착취물 소지 402건 중 실형 '0건'
http://omn.kr/1wr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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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 사건팀. 가서, 듣고, 생각하며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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