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종료 휘슬 소리를 들은 우리 선수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그래도 아시아 여자축구 최고 수준의 팀을 상대로 대등한 게임을 펼쳤다는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충분히 쉬지 못하고 사흘 뒤에 8강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체력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5시(한국 시각) 인도 푸네에 있는 시리시브 차트라파티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벌어진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C조 일본과의 세 번째 게임에서 85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1-1로 비겨 C조 2위 자격으로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벨 감독의 교체 카드 적중
 
 서지연의 동점 골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

서지연의 동점 골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디펜딩 챔피언을 조별리그 세 번째 게임에서 만나는 우리 선수단에 안타까운 소식이 먼저 나왔다. 없어서는 안 될 멀티 플레이어 장슬기와 여민지가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바람에 이 중요한 게임에 뛸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도 왼쪽 윙백이나 가운데 미드필더로 활용 가치가 높은 장슬기의 빈 자리는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공 점유율 높은 일본(64.2%)에 대응하기 위해 콜린 벨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내세워 비교적 높은 위치부터 압박 전술을 펼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게임 시작 직후에 벼락골을 얻어맞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일본의 왼쪽 풀백 미야케 시오리의 롱 패스를 받은 공격수 우에키 리코가 빠른 드리블 돌파 실력을 자랑하며 오른발로 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른 실점에 흔들릴 수 있었던 우리 선수들은 최유리, 손화연의 빠른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동점골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일본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전 시간도 점점 흘러가자 콜린 벨 감독은 72분에 최유리 대신 이민아를 들여보냈고 10분 뒤에는 손화연을 대신하여 서지연을 들여보내며 더 적극적인 공격 흐름을 주문했다.

벨 감독의 교체 카드는 거짓말처럼 적중했다. 85분에 주장 김혜리가 올린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지소연-이민아가 일본 골문 바로 앞에서 세컨드 볼 집중력을 보여주었고 옆으로 흐른 공을 교체 선수 서지연이 왼발로 밀어넣었다. 3분 전에 바꿔 들어온 서지연이 극적인 동점골 주인공이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그토록 바라는 역전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추가 시간에 한 번 더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가 이어졌지만 일본의 야마시타 아야카 골키퍼가 놀라운 점프력을 자랑하며 공을 잡아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C조 2위 자격으로 8강에 오른 우리 선수들은 오는 30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B조 1위가 유력한 호주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회에서 5위 안에 들어야 2023년 호주와 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다.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C조 결과
(1월 27일 오후 5시, 시리시브 차트라파티 스포츠 컴플렉스, 푸네-인도)

한국 1-1 일본 [득점 : 서지연(85분) / 우에키 리코(1분,도움-미야케 시오리)]

FW : 손화연(82분↔서지연), 최유리(72분↔이민아), 이금민
MF : 추효주, 지소연, 조소현, 김혜리
DF : 심서연, 임선주, 이영주
GK : 김정미

C조 최종 순위
1위 일본 7점 2승 1무 9득점 1실점 +8 *** 8강 진출
2위 한국 7점 2승 1무 6득점 1실점 +5 *** 8강 진출
3위 베트남 1점 1무 2패 2득점 8실점 -6
4위 미얀마 1점 1무 2패 2득점 9실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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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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