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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의 재판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의 재판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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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 "증인, 재판장 개인적 의견일 수도 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둘 다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이후에도 더 좋은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이 아니라도 이후에 시간을 갖고 합의하는 자리를 가질 의향이 있나."

한동훈 : "취지에 백번 공감하고 가슴이 아프지만, 이 사안을 바라보는 많은 분이 있고 거짓말의 피해자가 저 뿐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합의할 수 없다. 유 이사장은 제게 1년 넘도록 사과의 뜻을 전한 바도 없다."

판사 : "마지막으로 물어본다. 피고인이 (합의를 위해) 자리를 갖자고 하면 갖겠나."

한동훈 : "이미 사안이 너무 진행된 것 같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아래 검사장)은 재판장이 3차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합의 제안을 내놨지만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다.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지상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사건 재판에서다. 유 이사장은 한 검사장의 말끝에 눈으로 웃음을 지었다. 

한 검사장은 앞선 재판장의 합의 의사 질문에도 "유 이사장이 몰라서 실수한 것이라면 모르지만, 대놓고 (나를) 해코지 하기 위해 한 거짓말이라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며 거듭 불가 의사를 밝혔다. 재판 종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여기서 대충 넘어가면 저 분은 다른 약한 국민을 상대로 또 그럴거라고 생각한다. 이걸 막기 위한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무슨 피해 입었나' 묻자 "좌천 4번" "모친과 자녀도 고통" 언급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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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께 시작된 한 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재판은 유 전 이사장 측과 한 검사장 간 장시간 공방으로 달아올랐다. 양측이 가장 집중한 대목은 유 전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계좌추적 의혹과 함께 직접 한 검사장 이름을 거론한 2020년 7월 24일 오전 라디오 방송 내용이었다. 당일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한 검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가리기 위해 대검 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둔 시점이다.  

한 검사장은 "제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에 관여를 안했다면 (유 전 이사장이) 스토킹 식으로 이렇게 달려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2020년 7월 24일엔 내 인생이 걸려 있었다. 검언유착 의혹을 가중시켜 나를 감옥에 보내기 위해 발언 한 것이라 단순 비방 목적을 넘어 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연이은 '계좌추적' 발언으로 입은 피해를 묻는 질문엔 '좌천' 이야기를 꺼냈다. 한 검사장은 "현직 검사로는 유일하게 4번 좌천됐고, 그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었다"면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서 나를 거명하며 의혹이 사실인양 발언했고, 아직도 제가 계좌추적을 했다고 믿는 사람도 많다"고 강조했다. 

"모친과 자녀들"의 가족 피해 사실도 거론했다. 한 검사장은 "(당시 유 전 이사장이) 한동훈 수사심의위에 불러주면 가고싶다는 말까지 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가족들이 메시지를 보내는 등 걱정을 많이 했고, 이러한 공격은 검찰이 아닌 나라는 사람을 공격한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유 전 이사장 측은 발언할 당시 상황을 강조했다. MBC가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2020년 3월 31일의 시점과, 같은해 5월 채널A에서 진상조사보고서가 나온 시점을 들었다. 유 전 이사장이 2019년 12월 24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언급한 대목은 한 검사장이 아닌 '검찰'을 지칭한 문제제기이므로,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유 전 이사장의 당시 발언은 검언유착 의혹에 따른 합리적 추측일 뿐, 한 검사장을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는 것이 요지다. 유 전 이사장이 당시 불거진 의혹으로 느꼈을 '공포'를 언급하는 동시에, 마찬가지로 (한 검사장에게) 피해를 입힌 채널 A기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도 물었다.
   
유 전 이사장 측은 "(당시 제기된 의혹을 보면) 유 전 이사장이 굉장히 공포감을 느끼지 않았겠나. 한 검사장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한 검사장을 이용해) 채널A 기자가 굉장히 나쁜 일을 한 것인데, 왜 법적조치 하지 않았나"라면서 "유 전 이사장이 당시 사건에 관해선 피해자가 아니냐"고 물었다. 한 검사장은 이에 "제가 유 전 이사장을 협박한 것은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화해' 가능성 열어둔 재판부... 유시민 "전 의향 있지만..."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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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검사장은 이어 "적어도 채널A기자들은 내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관련 사건으로 내게 피해를 입힌) 모든 사람들에게 법적 조치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검사장은 그러면서 "큰 그림에서 보면 MBC나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시민 전 이사장 중에서 누구도 내게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이동재 기자는 이후 내게 사과했고 6개월간 감옥에 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유 전 이사장이 지난해 1월 올린 사과문에 대해선 "자발적 사과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인사들로부터 금융정보 제공 통지 유예 기간이 끝난 시점에 '계좌 추적 사실 공개 요구'를 받자, 어쩔 수 없이 한 사과라는 평가였다. 한 검사장은 "유 전 이사장이 사과하기 전까지 전 선량한 시민의 뒷조사를 한 몹쓸 검사가 되어있었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 측은 2019년 손혜원 전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에서 서울남부지검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살핀 사실에 대해서도 따졌다. 한 검사장은 이에 "당시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일 때다. (유 전 이사장이 의혹을 제기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시절과) 아무 상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때는 저분(유 전 이사장 측)들이 저를 좋아할 때, 한 창 제가 저분들의 스타였지 않느냐"라고 되물었다. 

한 검사장이 진술서에서 언급한 '사적 보복'이라는 말의 의미도 거론됐다. 유 전 이사장 측은 유 전 이사장이 한 전 검사장 개인만이 아닌, 검찰이라는 공적 지위에 대한 비판을 위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진술서에서 언급한) 유 전 이사장이 (한 검사장에게) 사적으로 보복할 원한 관계가 무엇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한 검사장은 "내가 물어보고싶다"고 답했다. 이에 유 전 이사장 측은 "조국 수사와 관련한 사적 보복이라는 의미냐"고 다시 물었고, 한 검사장은 "조국 수사 때 (유 전 이사장에게) 밉보여서 나를 공격한 것이라는 것밖에 더 있느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장은 이날 재판이 마무리될 때쯤 유 전 이사장에게 "혹시 화해를 위한 자리를 가질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 전 이사장은 "저는 (의향이) 있는데 오늘 하시는 걸 봐선 될 것 같지는 않다"라고 답했다. 재판장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선 한 번 더 (다음 기일에) 언급을 하기로 하겠다"고 했다.

오는 3월 17일로 예정된 공판 기일엔 검찰 측의 피고인 심문을 비롯해 유 전 이사장의 최후변론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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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기자입니다. 서류보다 현장을 좋아합니다. 제보는 늘 감사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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