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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이 이걸 들자, 스마트폰 뺏어가던 학교가 변했다>(http://omn.kr/1x3mj)에서 이어집니다.

공동 자금을 모아 경제 활동을 하는 협동조합.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의결권을 가지며, 궁극 목표는 이윤이 아닌 조합원의 행복이다. 그 의미를 잘 실현한다면 철벽같은 자본주의에 균열을 낼 수 있을 테다.

충북 옥천에도 협동조합을 이룬 청소년들이 있다. 그들에게 협동조합은 어떤 경험일까. 경제를 '사회적'인 것으로 이해할 눈이 되어주고 있을까. 옥천고등학교 학교협동조합 '옥고가온'과 둠벙 자립카페 협동조합, 두 곳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옥고가온, 건강한 매점을 함께 만들다

 
충북 옥천고 사회적협동조합 '옥고가온' 조합원들
 충북 옥천고 사회적협동조합 "옥고가온" 조합원들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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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어떤 동아리보다 가장 사회와 가까이 부딪힐 수 있을 것 같았죠." (이한솔씨)

옥고가온은 학교 매점을 협동조합으로 운영한다. 건강한 먹거리·놀거리를 제공하며 매점을 편안한 쉼터로 꾸려가는 것이 목표. 옥천고의 준말 '옥고'와 '세상의 중심'을 뜻하는 순우리말 '가온'이 만났으니, 이름에서부터 포부가 빛난다.

2019년 도교육청 학교협동조합 관심교로 물꼬를 텄고, 신규추진교로 선정된 2020년 창립했다. 운영교가 된 지난해는 실제 개소 준비로 바빴다. 2학년 이태현씨는 창립 당시부터, 1학년 이한솔·정수인씨는 지난해 가입해 열심히 준비했다.

"처음엔 협동조합 이름을 짓고, 조합원 가입 선물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언제 개소할지, 어떤 제품을 얼마에 팔지, 원가는 얼마고 이윤은 얼마나 남을지 함께 나눴죠." (이태현씨)

"매점에 둘 책이나 보드게임을 구입하기도 했어요. 학교 도서관에는 없는 만화책도 마련했죠." (정수인씨)


물품과 메뉴판 등 구석구석 학생들 손이 가지 않은 데가 없다. 판매할 식품도 학생들을 비롯한 조합원이 함께 결정했다. 자연드림·한살림 표 건강 간식을 후보로 3번의 시식회를 거쳤고, 가장 반응이 좋은 상품이 최종 매대에 올랐다. 차근차근 준비한 끝에 지난해 11월 23일, 드디어 매점 문을 열었다.

"'건강식'이라는 말에 학생들 여론이 별로 안 좋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개소하니 엄청 많이들 와 줬어요. 먹어보니 예상외로 괜찮다는 반응이더라고요. 매점에서 재밌게 놀고, 우리가 고른 제품이 맛있다고 할 때 뿌듯해요. 열심히 준비한 게 인정받는 느낌이에요." (정수인씨)

문을 열었으니 발빠른 홍보가 필요할 터. 우선 스티커·마스크 등 직접 제작한 홍보물을 청소년 축제인 금거북이길 골목축제(둠벙)에서 배포하고, 개소식 방문객에게도 선물했다. 옥천고 학생들을 표현한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그려져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최근에는 SNS 계정을 통해 매점 소식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런 노력이 통한 걸까. 지난해 12월 기준 학생 조합원 65명, 교직원 25명과 학부모·동문·지역주민 조합원 70명까지 총 160명이 옥고가온과 함께하고 있다. 조합원 모집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무언가 시작한다는 건 원래 어렵잖아요. 해야 할 일, 신경 써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조합원으로서 뭐든 하고자 하는 강인함과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한솔 씨)
 
충북 옥천고 사회적협동조합 '옥고가온'에서 운영하는 매점
 충북 옥천고 사회적협동조합 "옥고가온"에서 운영하는 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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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함께 '협동'을 알아가다

옥고가온의 궤적은 단순히 활동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여름엔 지역 사회적기업인 고래실을 찾아 '협동조합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향후 협동조합 독서 모임도 진행할 계획이다.

"옥천에도 옥천살림 같은 협동조합이 많은데, 그런 곳의 운영방식을 배우고 조합원들과 함께 이야기해서 적용해보고 싶어요." (정수인씨)

지역과의 '협동'은 옥고가온을 지탱한다. 권수영 담당교사는 청소년 활동을 펼치는 데 지역사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충북도교육청·옥천교육지원청의 지원은 공간 조성에 큰 도움이 됐고, 성인 조합원의 출자금도 힘을 보탰다. 제품발주나 회계 등 생소한 영역도 당분간 성인 조합원이 맡아야 할 몫. 하지만 최종 목표는 학생 조합원이 모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직접 운영해 보면서, 학교가 무얼 하든 실패해도 괜찮은 공간, 시도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그 활동을 마음껏 펼칠 장을 마련하는 일은 어른들이 맡아야 합니다." (권수영 교사)

이제 막 첫발을 뗀 옥고가온은 앞으로 어떤 발자국을 남길까. 학생들은 발맞춰 걸어갈 앞길을 이야기한다.

"일반 조합원과 운영하는 조합원이 모두 모여서 보완할 점을 나눠보고 싶어요. 그렇게 소통하면서 학생들이 만족하는 매점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정수인씨)

청소년 조합원이 만드는 청소년 카페 '틴에이저 어스'
 
충북 옥천 자립카페 협동조합 '틴에이저 어스' 활동모습
 충북 옥천 자립카페 협동조합 "틴에이저 어스" 활동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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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라떼 메뉴를 실습해볼게요. 우유 스팀을 연습할 수 있게 따뜻한 걸로요."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4시, 카페 둠벙에 자립카페 협동조합 '틴에이저 어스'가 모였다. 청소년을 뜻하는 '틴에이저'에 우리(어스, us)와 지구(얼스, earth)라는 중의적 의미가 담긴 '어스'를 더한 이름 '틴에이저 어스'. 청소년이 협동해 친환경 카페를 꾸리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개업 예정일인 1월 8일까지 남은 시간은 약 3주. 그때까지 메뉴가 손에 익도록 열심히 연습한다.

"토요일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3명씩 팀을 나눠서 운영할 생각이에요."

창립 조합원은 총 7명. 사회적협동조합 꿈꾸는배낭 장재원 활동가를 제외하면 모두 청소년이다. 이들은 앞으로 카페 둠벙의 토요일을 책임지게 된다.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한 '청소년 자립카페'의 바통을 이어받는 셈.

청소년 자립카페는 고래실이 진행하는 청소년 자치배움터 '징검다리 학교' 활동 중 하나다. 청소년이 토요일마다 카페 둠벙을 운영하는 활동으로, 직접 음료를 만들고 손님을 맞는 등 청소년이 주도해 카페를 이끌 기회였다.

"지역에 청소년 바리스타 자격증 과정은 많은데, 이걸 활용할 장이 없었어요. 처음 자립카페를 시작할 때는 그런 장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죠." (장재원 활동가)

2020년 8명의 청소년으로 출발한 자립카페는, 지난해 30명이 넘는 지원자와 함께 총 4기에 걸쳐 진행되며 활동 폭을 넓혔다. 틴에이저 어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결과다.

기존엔 옥천교육지원청 지원으로 카페 운영비를 마련했지만, 외부지원 없이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다. 이를 협동조합으로써 다져 가려 하는 것. 틴에이저 어스는 조합원 출자금을 바탕으로 카페를 꾸려간다. 메뉴 선정부터 식자재 주문, 수입·지출 관리 등 실무도 직접 맡는다. 진정한 '자립'이다.

"조합원끼리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거잖아요. 나중에 카페를 창업할 생각인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유현빈씨)

20살 동갑내기인 유현빈씨와 김성혁씨는 '청소년 자립카페' 1기 참여자다. 시작을 함께한 인연이 자립카페 협동조합 참여로 이어지게 됐다. 김성혁씨는 "협동조합을 통해 배울 게 많을 거라 생각했다"며 참여 계기를 전했다. 그는 바리스타 2급과 손내림 커피 자격증을 지닌 실력자기도 하다.
 
충북 옥천 자립카페 협동조합 '틴에이저 어스' 활동모습
 충북 옥천 자립카페 협동조합 "틴에이저 어스" 활동모습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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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조합원 고은비(18)씨와 정효비(22)씨는 지난해 8월 옥천군 청소년 도시재생대학에서 협동조합 교육을 이수하며 탄탄한 준비를 마쳤다.

"협동조합의 의미를 배우고, 옥천을 돌아다니면서 지역 협동조합을 탐방했어요. 협동조합을 주제로 한 보드게임을 하기도 했죠." (정효비씨)

두 사람은 교육을 통해 생소했던 협동조합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그때 배운 내용을 이번 협동조합 활동으로 체화할 수 있을 테다. 정효비씨를 통해 협동조합에 참여하게 된 오채은(15)씨는 더 많은 청소년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청소년에게 협동조합을 이해하기 쉽게 알리고, 참여할 수 있게 할 방법을 논의 중이에요. 우선 포스터나 카드뉴스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오채은씨)

이들의 목표는 단순히 카페 운영만은 아니다. 카페 공간을 무대로 펼칠 다양한 청소년활동도 고민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이지만 책 모임부터 사진 촬영 교육 같은 진로 탐색 활동, 가짜뉴스를 가려낼 힘을 기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 여러 구상을 하고 있다고.

"청소년이 둠벙에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잘 운영해볼 생각이에요. 청소년이 주가 되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고은비씨)

이날 실습이 끝난 후엔 바로 회의가 진행됐다. 주요 안건은 디저트 메뉴 선정. 과일 샌드위치, 컵케이크, 티라미수 등 각자 조사해온 메뉴를 발표한 후 최종 판매할 것을 결정했다.

요리법부터 판매가까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과정. 사업계획서, 수입지출 예산서, 창립총회 의사록, 설립동의자 명부 등 협동조합 설립 서류 준비를 위해 역할을 나누기도 했다. 자립카페 경험자인 유현빈씨가 카페 사업계획서를, 꼼꼼한 성격인 고은비씨가 수입지출예산서를 맡는 등 서로의 특성에 맞춰 분담이 착착 완료됐다.

앞으로도 이렇게 직접 부딪히며, 조합원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변화시켜 갈 테다. 카페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청소년에게 필요한 활동은 무엇인지, '협동'은 또 무엇인지, 점점 배워가면서.

"틴에이저 어스 활동의 핵심은 청소년 주도성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청소년은 '공부 기계'라고 불릴 만큼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지잖아요. 이곳에서만큼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면 좋겠어요. 자기 주도성을 맘껏 표현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길 바랍니다." (정효비씨)

월간옥이네 통권 55호(2022년 1월호)
글‧사진 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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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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