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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의 전남교육청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 소개 화면.
 영국 BBC의 전남교육청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 소개 화면.
ⓒ 전라남도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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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순천시 월등초등학교. 아이들이 다슬기를 잡고 텃밭을 가꾸고 수업을 받는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매일 등교하며 생태친화적 교육을 받는다. 코로나로 인한 자녀들의 친구 관계 단절, 우울감 등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연 속에서 즐겁게 배우게 하기 위해 한국 대도시 가정들이 농산어촌학교로 유학을 선택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해 6월 내보낸 뉴스의 한 장면이다. BBC는 전남도교육청이 실시하고 있는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에 대해 "혁신적인 정책"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전남 농산어촌유학은 전남교육청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협약을 맺고 202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2021년 1학기 82명, 2학기 165명이 전남으로 와 유학 생활을 했다. 최근 마감된 2022년 1차 모집과 2차 추가 모집에는 모두 406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1기에 비해 4배 넘는 가족들이 '유학'을 선택한 것이다. 2022년 1학기에는 30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한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인기가 좋은 이유는 도시에서는 갈 수 없었던 학교를 매일 다닐 수 있고 학생 수가 적어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며 자연 생태·특색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자평했다. 지역의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거리두기가 가능해 '매일 등교'가 가능했던 것이 사업 안착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도시의 아이들은 전남 농산어촌 작은 학교에 와서 꿈같은 1년을 보냈다고 해요. '서울에서는 아이들과 놀려면 학원을 가야 하는데 여기서는 학교 주변의 도랑, 숲, 마을이 다 놀이터고 전교생 모두가 친구 같아서 함께 놀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악기, 승마 등 다양한 방과후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꿈을 찾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장 교육감은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정규 교육 과정'으로 포함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 4~6학년 중 6개월 정도, 유학 프로그램이 교육 과정에 포함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몇만 명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농산어촌 학교에 가서 기본 6개월 정도 공부하게 됩니다. 농촌 학교, 농촌 마을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생긴다고 봅니다. (도시의) 학생들도 생태적 감수성도 키울 수 있고요. 농림축산식품부의 귀농·귀촌 사업과 교육 부분을 연계해서 추진하면 귀농·귀촌 사업도 탄력받고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농식품부와 서울교육청, 전남교육청이 2월 안에 업무 협약을 하고 실무적 논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장 교육감은 "농촌 활력이 지역학교의 새로운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19일 장 교육감과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세계 농어촌 교육의 대표적 혁신사례로 만들겠다"
 
장석웅 전남교육청 교육감
 장석웅 전남교육청 교육감
ⓒ 전라남도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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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BBC와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서도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소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언론들이 취재 과정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무엇이었나.

"농산어촌유학은 서울을 비롯한 도시의 초등학교 4학년~6학년 그리고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전남의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로 전학 와서 6개월 이상 다니며 배우고 생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내 거리두기가 어려워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는데,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등교 수업일수가 190일 중 40~50일(2020년) 정도 밖에 안됐다. 전남은 거리두기도 가능하고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 전남은 같은 기간 190일 중 150일 등교가 가능해 심리적·정서적 결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런 조건을 말씀 드리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전남) 유학을 제안했다. 서울에서도 흙을 밟으며 생태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것 같다. 농산어촌유학이라는 새로운 대안 교육을 통해 매일 등교수업을 시도한 점에서 세계언론이 '혁신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더욱 노력해 세계 농어촌 교육의 대표적 혁신사례로 만들겠다."

- 2021년 2학기에 총 165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22년 1차 모집 결과 347명이 신청했다. 훨씬 많은 학생과 가족이 참여한 것인데,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처음 시작한 2021년 1학기 유학생 82명의 두 배가 넘는 숫자(165명)가 지난해 2학기 전남에 와서 생활했다. 또 1학기 유학생의 4배가 넘는 347명이 올해 1차 모집에 신청을 했고 2차 모집에 59명이 신청했다. 다만 거주할 집 때문에 100명 정도 포기해 300여 명이 올해 1학기 전남으로 유학 올 거 같다. 전남의 초등학교 34개교, 중학교 15개교, 총 49개 학교에 연결돼 3월 새학기부터 함께 하게 된다.

이렇게 인기가 좋아진 이유는, 도시에서는 갈 수 없었던 학교를 매일 다닐 수 있고 학생 수가 적어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며 자연 생태·특색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들이 입소문이 나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광주, 부산 등 전국에서 전남의 작은 학교로 유학 오고 있다. 특히 부모들은, 서울 집과 비교하면 불편할 수 있음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니 참여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전남교육청의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팜스테이 농촌 체험.
 전남교육청의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팜스테이 농촌 체험.
ⓒ 전라남도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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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대상 학년을 초등 4~6학년, 중학교 1~2학년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홈스테이형, 센터형은 유학생이 부모님과 떨어져서 생활해야 한다. 혼자 유학생활이 가능한 초4~중2 학생 대상으로 선정했다. 가족체류형은 초 1부터 유학이 가능하고 유치원생도 초·중 학교 형제자매가 학교에 다니면 신청 가능하다."

- 유학 프로그램 수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전남의 아이들과 동일한 정규수업,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수업을 받는다. 전남의 경우 학급당 학생수가 적어 개인 레슨 수준의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에 무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주말, 방학을 이용해 지역 역사, 문화유적 탐방 등 다양한 마을 연계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텃밭 재배, 자연 생태탐방 등의 생태친화적 교육도 받을 수 있다. 학부모 대상으로 귀농·귀촌 연계, 농촌 일자리 교육, 지역민과의 교류, 우리고장 이해하기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 주거 공간은 어떤 형태로 지원되나.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가족체류형, 생활 농가에서 거주하는 홈스테이형, 보호자 역할을 하는 활동가와 함께 지역의 센터에서 생활하는 센터형이 있다. 전남에서 학생 1인당 유학경비 월 30만원을 최대 3년까지 지원하고 있고, 서울시 교육청에서도 1년 간 월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가족체류형은 유학에 필요한 경비 중 지원금을 초과한 경비는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고, 홈스테이형·센터형은 유학비 월 80만원 중 지원금을 제외한 20만원을 학부모가 부담해야한다."

-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특히 만족하는 부분을 꼽아달라.

"도시의 아이들은 전남 농산어촌 작은 학교에 와서 꿈같은 1년을 보냈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아이들과 놀려면 학원을 가야 하는데 여기서는 학교 주변의 도랑, 숲, 마을이 다 놀이터고 전교생 모두가 친구 같아서 함께 놀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학교를 매일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게 유학생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악기, 승마 등 다양한 방과후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꿈을 찾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만족도 조사를 하니 유학생들이 5점 만점에 4.4점 정도의 만족도를 보일 정도다."

"도시민들의 농산어촌이 지역 애착 높여... '돌아오는 농촌' 만들고 싶다"
 
전남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농산어촌유학'은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구례 산동초등학교 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이 지리산에 등반한 모습.
 전남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농산어촌유학"은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구례 산동초등학교 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이 지리산에 등반한 모습.
ⓒ 전라남도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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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무엇인가.

"지역사회 내 다양한 체험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방과후 활동이 끝나고 남는 시간에 (할 게 부족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또 타지에서 전남으로 오기 때문에 주거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군 지자체, 마을공동체들과 함께 전남의 9개 시·군에 10개 농산어촌유학마을을 조성해 가고 있다.

지난해 참여 학생 대부분(1기 82명 중 57명)이 연장을 희망한 만큼 전남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크고,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한다. 연장을 희망하지 않은 학생들도 중학교 진학 등 학업문제와 주거 문제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도시민들의 농산어촌 생활이 그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주 가능성을 높여 (종국에는)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고 싶다."

- '전남농산어촌 유학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도록 정부 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 설명해달라.

"초 4~6학년 중 6개월 정도, 유학 프로그램이 교육 과정에 포함되면 좋겠다. 의무는 아니라고 해도 적극 장려는 필요하지 않겠나. 이렇게 되면 몇만 명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농산어촌 학교에 가서 기본 6개월 정도 공부하게 된다. 농촌 학교, 농촌 마을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생긴다고 본다. 농촌 활력이 지역학교의 새로운 희망이다. 또 (도시) 학생들도 생태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교육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농림축산식품부의 귀농·귀촌 사업과 연계해 나갔으면 한다. 교육 부분을 연계해서 추진하면 귀농·귀촌 사업도 탄력받고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농식품부와 서울교육청, 전남교육청이 2월 안에 업무 협약을 하고 실무적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자체도 이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가족체류형은 주택이 필요하다. 농가 빈집을 발굴하고 리모델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15평 조립식 집 구축에 5000만원이 든다는데 (지자체에서) 그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관이 좋고 교통도 좋은 구례, 곡성은 KTX도 멈추고 섬진강과 지리산을 끼고 있다. 이 지역에서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 본격 추진을 위해 주택 마련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해당 지역 내 학교 프로그램 등은 전남교육청이 적극 지원하려고 한다."

- 프로그램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도 있을 거 같다.

"휴일에도 서울에서 유학 온 아이들이 서울에 안 가고 가족이 내려오고, 방학 중에도 같이 생활한다. 그러다보니 농산물이라던가 지역 특산물 구입이 늘고 친인척 방문 등으로 도농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인구 유입이 중요하다. 이로 인해 (지역 상품) 판매 및 지역 방문이 증가한다. 관광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전남 순천에 학부모 두 분이 (도시에서) 유학을 왔다가 지역에 빵집을 차려 아예 정착한 경우도 있다. 젊은 가족들이 마을에 살면서 유학 온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활기가 넘쳐 지역민들도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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