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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이 준비해야 하는지 몰랐어. 그동안 다들 이렇게 골프를 치러 다녔던 거구나."

최근 회사에서 접대 골프를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는 친구가 생애 첫 라운딩을 앞두고 말했다. 친구는 마지막 준비물을 점검하며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다.

"처음 나가면 스코어는 신경 쓰지 말고,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게 놀고 배운다고 생각하면서 예쁜 추억 많이 만들고 와. 그리고 볼을 엄청 많이 잃어버리게 될 건데, 볼 찾으며 주우러 다닐 생각하지 말고 로스트 볼을 많이 사 가지고 가. 왜냐하면, 볼 찾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쳐보는 게 너한테는 이득이고, 공 찾으러 다니느라 경기가 늦어지면 다른 동반자들에게는 민폐거든."

오래전 나 또한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할 준비물이 너무 많은 골프 게임에 정신이 혼미했던 기억이 난다. 점점 라운딩 경험이 많아지고 익숙해지면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돼 챙기게 되지만, 어쩌다 라운딩을 가거나 골프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에게는 당연한 준비물마저 낯설 수 있다.

드디어 간다, 골프 라운딩 준비물
 
골프에서 자질구레해 보이는 준비물들이 필드에 나가면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배우게 된다.
 골프에서 자질구레해 보이는 준비물들이 필드에 나가면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배우게 된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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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하건대 라운딩을 위해 급하게 산 값비싼 골프용품은 필요치 않게 될 것이다. 반면 정작 필요한 것은 아쉽게도 가져오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골프장 안에 프로샵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래서 골프 초보들을 위한 라운딩 준비물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골프장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주말 골퍼들도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오랜만에 즐기는 라운딩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

준비물 체크 리스트

1. 골프웨어 : 계절에 맞는 상의, 하의, 속옷, 우비, 골프화, 모자, 장갑.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드레스 코드가 따로 있으니 해당 골프장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2. 캐디백에 담긴 골프클럽 : 캐디백에는 반드시 이름과 연락처를 쓴 네임택을 부착하고, 골프 클럽은 게임 규칙에 의해 최대 14개를 넘기면 안 된다.

3. 보스턴 백 : 골프웨어, 파우치 등을 담는 운동 가방으로 락커룸에 보관한다. 보스턴 백에도 반드시 이름과 연락처를 쓴 네임택을 부착한다.

4. 골프공 : 초보라면 저렴한 로스트볼-라운딩 중 잃어버린 공이라는 뜻이지만, 흔히 잃어버린 공을 수거하여 재판매하는 공을 의미-40개 정도 넉넉히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브랜드와 성능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며, 로스트 볼 등급은 A+~C까지 다양하다.

5. 볼주머니 : 하의 벨트 고리에 걸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다. 라운딩 시 공을 잃어버렸을 때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2~3개 정도 넣어서 착용하길 추천한다.

6. 골프 티 : 드라이버 전용 롱티, 우드나 아이언 용 숏티 모두 준비해야 한다. 카트에 비치돼 있는 곳도 있으나 자신에게 맞는 골프 티를 따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보통 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장에서 연습한 동일한 높이의 티를 준비하는 것이 미스샷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7. 볼 마커 : 동반자의 퍼팅에 방해가 되거나 자신의 퍼팅을 위해 공을 닦을 때, 볼 마커로 위치를 표시해둔다.

8. 볼 타월 : 대부분 캐디가 공을 닦고 라이(Lie : 골프에서 공이 멈춰 있는 위치나 상태)를 봐주기에 필수는 아니다. 그러나 내 공은 내가 관리하여 라이를 보면서 내려놓는 훈련을 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9. 거리 측정기 : 캐디가 남은 거리를 알려주기에 이 또한 필수는 아니지만, 국내 골프의 경우 캐디 1명당 4명의 골퍼를 케어한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골퍼가 직접 거리를 측정하면서 플레이하면 거리 감각과 함께 실력도 향상된다. 캐디가 거리를 잘 못 알려줘서 경기를 망쳤다는 멍청한 핑계도 줄일 수 있다.

10. 자외선 차단제 :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야외 스포츠인만큼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덧발라주어야 한다. 골프장 화장실에 비치된 곳도 있으나 개인 피부 상태에 맞는 것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스프레이 형태가 제한된 골프장도 많으니 스틱 형태의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11. 샤워 용품 및 가운 : 락커에서 샤워 시설로 이동하는 구간이 있는데, 잠깐이지만 나체보다는 샤워가운을 입는 것이 덜 민망하다. 샤워 용품 역시 구비되어 있지만 스킨, 로션 제품은 개인 피부에 맞는 것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의해 샤워 시설 이용이 제한되는 곳도 있다.

12. 현금 : 골프 게임은 총 세 가지 비용이 들어간다. 그린피+카트비+캐디비=골프 라운딩 비용. 그린피와 카트비는 집으로 돌아갈 때 카운터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캐디비는 라운딩이 끝난 후 그 자리에서 동반자와 함께 현금 정산해서 캐디에게 드린다.

13. 파우치 : 자동차 키, 현금, 자외선 차단제, 휴대전화처럼 개인 소지품을 넣고 다니는 작은 손가방을 말한다.  

14. 간단한 간식 : 4~5시간 동안 높은 체력이 요구되는 스포츠인만큼 당과 수분 보충은 필수다. 그늘집이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높고 수시로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니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에너지바나 초콜릿, 음료수 등을 준비한다. 동반자와 나누어 먹으면 소풍 나온 듯 기분까지 좋아진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식중독 우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의해 반입 불가한 곳도 있으니 해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종종 카트에 생수나 커피 등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골프장도 있다.

디테일이 명품을 만든다

골프에서 자질구레해 보이는 준비물들이 필드에 나가면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배우게 된다.

작고 초라해 보이는 존재도 그 나름대로 귀하게 쓰일 곳이 있다. 단지, 사람들이 무언가를 무시하고 하찮게 여기는 이유는,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이란 무대 위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기에, 하찮은 존재란 그 어디에도 없다. Let's go to the golf!

덧붙이는 글 | 이은영 기자의 브런치에 동시 개재됩니다. https://brunch.co.kr/@yoconisoma


태그:#이은영작가의아무튼골프, #이은영칼럼니스트, #골프칼럼, #GOLF, #골프초보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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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를 알기 전보다 알고 난 후, 더 좋은 삶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글을 씁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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