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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용인시민방송(YSB)을 통해 방영된 필자들의 인터뷰와 드립 영상을 보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당시 질문 중에 "전문가들의 드립 영상을 보며 따라하는데도 커피 결과물이 안 좋은데 왜 그런 거죠?"라는 질문이 있었다. 필자들이 커피를 해오며 받았던 질문 중 비중이 가장 많은 질문이다.
 
김성규 바리스타가 드립커피 내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규 바리스타가 드립커피 내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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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커피를 좋아하고 홈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면, 한번쯤 유명 바리스타의 강좌를 듣거나, 영상을 보며 똑같이 따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똑같이 해도 항상 향미가 좋지 않고, 추출된 결과물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필자들이 드릴 수 있는 답을 간략하게 밝히자면, 같은 장비와 원두, 똑같은 방식으로 따라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똑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밀한 부분에서 놓치거나 조금 다른 점 하나하나가 커피의 향미에 있어서 큰 차이를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놓치기 쉬운 전문가의 드립 노하우, 드립 과정에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와 전문가마다 조금씩 다르게 사용되는 브루잉 용어를 전하고자 한다. 물론 필자들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나온 내용에 대해 전하는 것이니 알고 있는 바와 다르다고 비판하지 않았으면 한다.

먼저 드립 시 물줄기에 대해 알아보면, 유량과 형태에 따라 푸어오버, 정 드립, 점 드립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드리퍼의 생김새, 유량과 속도에 의해 물의 흐름은 일반적인 평류에서 와류, 난류를 가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정 드립과 점 드립은 초반 추출 시 천천히 원두를 적셔가며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내려오는 평류를 사용한다. 원두 표면부터 용해해 세정하듯 내려오는 것이다.

푸어오버는 상대적으로 빠른 추출 시간에도 어느 정도 수율을 가질 수 있는 이유가 굵은 물줄기로 인해 다음과 같은 추출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드리퍼에 담긴 물이 빠르게 차오르면서 뜨거운 물은 올라가고 차가운 물은 내려오려는 현상에서 만들어지는 와류, 거칠게 푸어링(물을 과감히 부을 경우)되며 만들어지는 난류로 추출 수율이 조금 더 높아진다. 무엇보다 드리퍼 안의 물이 빠르게 순환되며 확산이 빠르게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드립을 하는 첫 과정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사전에 원두를 전체적으로 적셔주는 흔히 뜸 또는 부루밍이라고도 불리는 프리웨팅(사전 적심)이다. 요점은 분쇄된 원두의 조직을 넓혀 원두 내부와 물의 유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사전 적심을 통해 로스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원두의 경우 디게싱이 이루어지며 편류(채널링)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전체적으로 원두를 적시는 것인데, 초보자에게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드리퍼를 흔들어주는 스월링이나 스푼이나 막대를 사용해 저어주는 스티어링을 해서 교반을 주기도 한다. 다만 과도한 교반은 미분이 여과지의 구멍을 막는 클로깅 현상을 야기하므로 추출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이러한 불림 과정 중 투입되는 물의 양은 드립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투입된 원두의 2배가량 물을 사용한다. 사실 분쇄된 원두의 배전과 디게싱 상태 등에 따라 넣는 양과 물의 온도, 불림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분쇄된 원두가 안정적으로 흡수하는 물의 양이 사용한 원두 양의 2배가량 되기 때문이다.

사전 적심은 일반적으로 40초에서 1분 정도의 시간을 둔다. 개인적인 팁을 드리자면 기다리는 시간 동안 후각을 이용해 올라오는 커피 향의 변화에 집중해보자. 필자들은 풋내가 날아가고 상큼한 향에서 단향으로 바뀌는 순간에 물을 붓는 것을 선호한다. 감각적인 부분이므로 난해한 해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몇 번 시도해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물을 부을 때, 일반인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나선을 예쁘게 그리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커피베드(또는 슬러리)층과 드립포트 수구(또는 스파웃)의 높이를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 커피가 가장 많이 담긴 중심 쪽을 위주로 하는 드립이 아닌, 그리려는 원에만 신경쓰다 보니 바깥으로 원을 그릴 때 더욱 조심하며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물줄기의 높이가 낮으면 안정적인 드립을 할 수 있지만, 추출 수율 측면에서 조금 낮을 수 있기에 천천히 물을 드립해 주는 것이 유리하다. 높이가 올라가면 커피베드에 교반이 이루어지므로 불안정적이지만 수율은 올라갈 수 있다.

'Coffee Ad Astra'에서 플라토 레일리 이펙트라는 현상을 통해 물줄기의 높이에 따른 형태와 추출 효율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리하자면 물줄기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질 때 표면에너지와 물 분자의 응집력이 감소하면서 물이 구형의 방울 형태로 분리되는 현상이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물줄기를 높이 떨어트릴 때 물 끝이 방울방울 퍼지는 구간이 있다. 그 구간을 커피베드에 맞추면 기포가 생기며 교반을 촉진시킨다고 보면 된다. 즉, 필자들의 노하우 중 하나가 물을 어중간한 높이로 내릴 때마다 달라지는 것보다 낮은 위치에서 부어주며 안정성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정성을 다해 가늘게 내리거나 푸어오버 형태로 내리는 물줄기에 있어서도 본인에게 맞는 적정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드립할 때마다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드리퍼는 중심부에 커피가 가장 많이 쌓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정 드립의 나선형이나 점 드립의 동전식 드립을 할 때도, 물 높이를 어느 정도 일정하게 맞추며, 커피베드 가운데 물을 계속 부어주어 추출하는 방식인 센터 푸어를 활용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끝으로 전문가들마다 브루잉 스타일이 다르며 드립에 따른 노하우와 원리가 있다. 여러분에게 어울리는 브루잉 스타일을 찾았거나 꼭 흉내를 내고 싶은 레시피가 있다면, 다른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레시피의 추출시간, 물 온도, 사용되는 원두의 양, 물을 붓는 타이밍, 필터 린싱의 유무만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앞서 밝힌 물줄기의 형태와 높이, 그리고 불림시간이나 1, 2, 3차 주입까지의 타이밍, 물을 주입할 때 물의 양과 시간을 잰다면 정확히 같은 향미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드립할 경우 세밀한 부분을 스스로 확인해가며 자신만의 브루잉 프로파일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그 프로파일에 적히게 될 변수들에 대한 경험이 브루잉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자신만의 브루잉 레시피를 만들 수 있는 자신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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