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 있던 지소연이 전반전도 끝나기 전에 교체 선수로 들어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같은 조에 속한 라이벌 일본처럼 많은 골(일본 5-0 미얀마)을 뽑아내지는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에이스가 뛰는 게임과 그렇지 못한 상황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4일 오후 5시 인도 푸네에 있는 시리시브 차트라파티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벌어진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C조 미얀마와의 두 번째 게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지소연의 A매치 133게임 62호골

벨 감독은 이번 게임을 통해 과감한 포지션 변경을 시도했다. 왼쪽 풀백으로 뛰던 장슬기를 가운데 미드필더로 올려서 조소현의 파트너 역할을 맡겼고, 첫 게임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뛴 추효주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올려서 추효주의 공격 본능을 시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 주문이 바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자 벨 감독은 이례적으로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교체 카드를 내밀었다. 34분에 골잡이 손화연을 빼고 에이스 지소연을 들여보낸 것이다. 미얀마의 밀집 수비가 우리 선수들을 괴롭혔지만 보다 섬세한 연결 고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늦게 터진 첫 골은 후반전 시작 후 5분만에 나왔다. 전반전 선수 교체로 자리를 바꿔 골잡이 자리로 올라선 이금민이 조소현의 헤더 패스를 침착하게 받아놓고 오른발 발리슛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렇게 한숨을 돌린 우리 선수들은 추가골이 마음대로 이어지지 않아 조급한 플레이를 펼쳤기에 일본과의 세 번째 게임을 앞두고 그 부담을 덜어내야 하는 숙제를 받아들기도 했다.

이 1골로 게임을 끝낼 수 없었던 우리 대표팀은 지소연이 83분에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헤더 추가골을 뽑아내며 실력차를 확인시켜 주었다. 김혜리의 오른쪽 끝줄 앞 크로스를 지소연이 이마로 방향을 바꿨고 골문 오른쪽 기둥에 맞은 공이 골 라인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것이다. 이것이 지소연의 A매치 62번째 골이 되었으니 A매치 133게임을 뛰며 게임 당 0.47골을 터뜨린 셈이다.

2게임 연속 승리를 거둔 우리 선수들은 C조 2위 이상 순위를 확보했기 때문에 27일(목)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뛰는 일본과의 게임 결과와 상관 없이 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그런데 C조 최종 순위 2위가 될 경우 8강에서 B조 1위가 유력한 강팀 호주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 우승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본의 벽을 우선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C조 결과
(1월 24일 오후 5시, 시리시브 차트라파티 스포츠 컴플렉스, 푸네-인도)

한국 2-0 미얀마 [득점 : 이금민(50분,도움-조소현), 지소연(83분,도움-김혜리)]

FW : 손화연(34분↔지소연)
AMF : 추효주, 이금민, 최유리(71분↔이민아)
DMF : 조소현, 장슬기
DF : 심서연(82분↔박예은), 이영주, 임선주, 김혜리
GK : 김정미

C조 현재 순위
한국 2게임 6점 2승 5득점 0실점 +5
일본 1게임 3점 1승 5득점 0실점 +5
베트남 1게임 0점 1패 0득점 3실점 -3
미얀마 2게임 0점 2패 0득점 7실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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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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