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부산의 두 공립 중학교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입학하는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서약서를 보내 물의를 빚었다. 이러한 서약서는 인권친화적 교육이 확산하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부산의 두 공립 중학교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입학하는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서약서를 보내 물의를 빚었다. 이러한 서약서는 인권친화적 교육이 확산하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관련사진보기

 
"위 학생은 귀교에 입학함에 있어 재학 중 교칙을 준수하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받들어 학생의 본분에 어긋남이 없을 것을 보호자 연서로 서명합니다."

"교칙을 준수하고, 열심히 공부해 학생의 본분을 다할 것을 보호자 연서로 서약합니다." 

최근 부산광역시 강서구의 A·B 중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신입생 서약서가 논란이 됐다. 두 학교 모두 공교롭게도 공립학교다. 처벌 등의 문구는 사라졌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부산시 교육청도 대책 마련 등 대응에 들어갔다.

"실효성 없는 서약서 요구하는 학교, 달라져야"

24일 <오마이뉴스>의 취재를 정리하면, 두 공립 중학교는 오는 2월까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입학하는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서약서를 나눠주고 연서명을 받아 제출하도록 했다. '교칙 준수와 학생의 본분을 다하겠다'라는 내용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입생 서약서에 비판적인 학부모들은 "부적절하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입학하자마자 서약을 요구받은 학부모들은 "2022년에 왜 이걸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과거와 달라진 시대에 실효성이 없고, 구태의연한 서약서를 강요한다는 사실이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교칙에 서약서가 명시되어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A학교의 학교규칙 24조는 입학 조항에서 서약서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A학교는 '입학을 허가를 받은 자는 따로 정한 절차에 의해 보증인 연서의 서약서를 학교장에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약서는 교육 관련 상위법에 규정된 것이 아니다. 내지 않더라도 입학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약서를 받지 않는 C학교의 사례를 보면 교칙에서 이런 규정은 발견할 수 없다. 대신 입학할 때 신입생들이 '나의 실천'이라는 글을 한번 겹쳐서 적도록 했다.

"나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배우는 행복한 OOO학교에 입학해 열정과 공감으로 서로 아끼겠습니다. 예의와 존중으로 서로 사랑하겠습니다. 배려와 실천으로 서로 배우겠습니다. 이 같은 앎을 실천하겠습니다."

교육 관련 단체는 "시정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선양 부산학부모연대 상임대표는 "민주적, 인권 친화적인 학교 문화를 강조하면서 이런 서약서를 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교칙에까지 이런 부분이 규정되어 있다면 즉각 삭제나 변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소영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부산지부 부지부장도 "요즘은 학부모와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 규정에 반영하는 추세인데 전혀 반대로 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학교가 인권 감수성이 높아진 시대의 변화를 못 따라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서약서에 대한 질의에 시 교육청은 "서약서 제출은 의무가 아니며 개선에 나서겠다"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미 관련 내용을 확인했고, 두 학교에 대한 장학지도를 한 상황"이라며 "다른 학교에도 이런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이후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학교 내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학생들 스스로 생활 협약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지키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입학한 학생에 대한 서약서 논란은 매년 반복되는 문제다. 인권 침해 논란에도 일부 학교들이 "만일 교칙에 위반되는 행동을 하였을 경우에는 규정에 따른 처벌을 감수할 것을 보호자 연서로 서약한다"라는 내용 서약서를 받고 있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