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한국 대표팀이 지난 몰도바전에서 프리킥 득점 이후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 대표팀 한국 대표팀이 지난 몰도바전에서 프리킥 득점 이후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2022년 새해 초 두 번의 A매치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순항하고 있는 벤투호가 중요한 목표인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7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레바논의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레바논전을 치른다.

다음달 1일에는 중립지인 아랍 에미리트에서 시리아와 8차전을 소화할 예정이다.

많은 수확 있었던 아이슬란드-몰도바 평가전
 
벤투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승점 14를 기록, A조 1위 이란(승점 16)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아랍에미리트(승점 6)과는 무려 8점차로 벌어져 있어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은 상황이다. 만약 UAE가 시리아전에서 비기거나 패하고, 벤투호가 이번 레바논전에서 승리할 경우 카타르행을 조기에 확정지을 수 있다.
 
벤투호는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중동 원정 2연전에 돌입하기 앞서 소집 날짜를 2가량 앞당겼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월드컵이 열리는 매해 초 2주가량의 해외 전지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은 비록 해와파들이 제외된 국내파 위주의 스쿼드였지만 그동안 발탁하지 못한 새 얼굴들을 점검함과 동시에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황의조, 황인범, 김민재, 이재성 등 유럽파들의 부재를 극복할 플랜 B를 찾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결과물이 나타난 것은 두 차례의 평가전이었다. 아이슬란드전(5-1승)과 몰도바전(4-0승)에서 4골차 대승은 한국 축구 역사상 유럽팀 상대 최다 점수차 승리였다.
 
월드컵 최종예선과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선수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2경기에서 5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등 새 얼굴들의 활약도 고무적이지만 팀 단위의 전방 압박, 미드필드에서 매끄러운 패스 순환, 오프 더 볼,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기는 즉시 재빠르게 수비로 전환해 소유권을 되찾은 모습 등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잘 녹아들었다. 
 
또, 전술적 가치를 부여할 점은 두 개의 포메이션 가동이다. 아이슬란드전에서는 4-3-3, 몰도바전에서는 4-1-3-2를 꺼내들어 최상의 시너지를 낸 바 있다.
 
과거 벤투호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아시아 약팀들의 밀집 수비 분쇄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지만 이번 평가전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한 것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밖에 그동안 기회를 부여받고도 무득점에 그친 조규성, 백승호가 이번 평가전에서 골맛을 본 것도 큰 수확이었다.
 
해외파(황의조, 정우영, 황인범, 이재성, 김민재, 정우영) 6명의 합류로 인해 조영욱, 최지묵, 엄지성, 김대원, 고승범, 이영재, 정승현 등 7명이 국내로 귀국한 반면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진규와 김건희는 최후까지 생존하며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시리아전에 나설 26인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김진규는 창의적인 패스와 플레이메이킹, 영리한 2선 침투로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이번 전지훈련에서 최고의 발견 중 하나였다.
 
손흥민-황희찬 공백, '플랜 B' 송민규-권창훈으로 극복할까
 
권창훈 김천상무 소속의 권창훈이 몰도바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이후 거수경례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권창훈 김천상무 소속의 권창훈이 몰도바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이후 거수경례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는 레바논과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두 차례 격돌해 0-0 무승부, 1-0 승리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한 조에 속하며 질긴 악연을 이어갔는데, 지난해 9월 레바논과의 홈 경기에서 손흥민의 부재에도 1-0으로 승리한 기억이 있다.

레바논은 이번 한국전을 앞두고 바실 즈라디, 라비 아타야가 각각 부상과 징계로 인해 합류가 무산됐다. 중원의 핵인 즈라디의 공백으로 전력 누수가 예상된다.  

벤투호도 100% 전력을 정상 가동할 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이 부상으로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벤투호의 좌우 측면을 책임지는 핵심 자원이라는 점에서 큰 손실이다. 손흥민은 이번 최종예선 기간 동안 벤투호에서 가장 많은 3골을 넣고 있으며, 동료들이 모두 믿고 따르는 에이스이자 주장이다.
 
물론 부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벤투 감독이 믿을 구석은 있다. 지난 아이슬란드-몰도바전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의 공백에 대비한 실험을 마친 상태다. 좌우 측면 윙 포워드 자리에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송민규, 권창훈은 최고의 퍼포먼스로 벤투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오른쪽으로 많이 뛰었던 송민규는 지난 두 번의 평가전을 통해 자신의 주 포지션인 왼쪽에 배치되자 물 만난 고기마냥 존재감을 뿜어냈다. 권창훈도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26인 명단에 포함된 정우영, 이동준도 언제든지 출격이 가능한 윙 포워드 자원들이다. 정우영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소속팀 프라이부르크의 붙박이 주전으로 나설 만큼 경쟁력을 갖춘 신예 공격수다. 이동준도 저돌적이고 빠른 돌파와 침투로 K리그에서 주가를 올린 바 있다.
 
비록 손흥민, 황희찬과 포지션은 다르지만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의 가세도 기대할만 하다. 황의조는 지난 23일 프랑스 리그앙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준 바 있다. 벤투 감독이 꺼내들 수 있는 옵션이 매우 다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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