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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3구에 위치한 까르나발레 파리 역사 박물관(Musée Histoire de Paris Carnavalet). 파리시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14개 박물관 중 하나다. 생 폴(Saint Paul) 역에 내려서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데 이 근처에는 보쥬 광장(Place des Vosges), 빅토르 위고 생가(Maison de Victor Hugo), 피카소 뮤지엄(Musée National Picasso-Paris) 등이 있다.

조금 더 걸어가면 퐁피두 센터(Le Centre Pompidou)도 있다. 마레 지구 근처로 젊음이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고즈넉하기도 하며, 문학적 공기로 가득 이곳을 나는 좋아한다. 생 폴역에 내리면 라 파보히뜨(La favorite)라는 핑크색 꽃으로 외벽 한 면이 가득히 뒤덮인 카페가 보인다.

카페 맞은편에는 생 폴 생 루이(Saint Paul Saint Louise) 성당이 위엄있게 자리 잡고 있다. 마레 지구를 거닐 때마다 까르나발레 뮤지엄을 몇 번 지나쳤지만, 그때마다 문이 굳게 잠겨 있어서 늘 궁금했었다.

까르나발레 뮤지엄은 2016년 10월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작년 5월 29일에 다시 문을 열었다. 작년에 문을 열었지만 코로나19가 덮쳤다. 여러 차례의 봉쇄령으로 사람들은 파리시가 야심 차게 대공사를 끝내고 개방한 뮤지엄을 가볼 수 없었다.

프랑스는 작년 9월부터 대부분의 뮤지엄과 미술관이 문을 열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발길이 까르나발레 박물관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까르나발레 박물관은 파리 역사와 함께한다. 까르나발레 호텔(Hôtel Carnavalet)과 르 펠르티에 드 생 파르조 호텔(Hôtel Le Peletier de Saint Fargeau)을 사용하고 있다.

19세기 후반, 파리 도시 정책을 담당했던 바론 오스만(Baron Haussmann)의 조언에 따라 까르나발레 호텔은 1866년 파리 시의회에 인수됐다. 1880년 대중에게 공개됐고,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박물관은 정원으로 가득 찼다. 르 펠르티에 드 생 파르조 호텔은 그 후 까르나발레에 합병되어 1989년에 대중에게 다시 공개됐다. 

나는 지난 20일(현지시각) 까르나발레 박물관으로 향했다. 꺄르나발레 박물관 주소는 23 Rue de Sévigné, 75003, Paris. 세비녜(Sévigné)는 1677년부터 1696년 그녀가 사망할 때까지 이곳 까르나발레 호텔에서 살았던 세비녜 부인 이름을 딴 거리 이름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것은 커다란 루이 14세 동상이었다.
 
루이 14세가 마치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듯 보인다.
▲ 까르나발레 박물관 입구에 있는 루이 14세 동상 루이 14세가 마치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듯 보인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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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루이 14세가 이곳을 찾은 방문객을 일일이 맞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박물관 안뜰 정원을 거닐었는데, 조경이 멋졌다. 하늘이 너무 푸르렀다. 정원사가 정원 손질을 늘 하는지 매우 정돈되어 있었다. 

약 2,600개의 그림, 20,000개의 드로잉, 300,000개의 판화, 150,000개의 사진, 2,000개의 현대 조각 및 800개의 가구, 수천 개의 도자기, 이 외에도 수많은 장식, 부조, 표지판, 동전, 유명 인물 기념품, 고고학적 조각 등 약 625,000점이 넘는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하는 까르나발레 박물관은 프랑스 최대 박물관 중 하나다.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파리시의 역사와 주요 사건 및 발전 모습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조각품이 날아다니는 듯하다.
▲ 천장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품 조각품이 날아다니는 듯하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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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에 걸친 대대적인 보수 공사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입구부터 실내가 매우 깨끗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받았다. 티켓 부스 옆에는 옷과 가방을 놔두고 편하게 박물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사물함이 가지런히 설치되어 있었다. 바닥이며 벽지며 모든 것이 새것이라 깨끗했다. 천장 위에는 여러개의 조각품들이 걸려있었다. 특이하고 독창적인 발상이다. 마치 조각품들이 하늘을 날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름다웠다.  

지하 1층은 선사 시대, 고대, 중세부터 16세기 초까지 작품을 전시해놓았다. 지상 1층(프랑스에서는 0층으로 표시된다)에는 전시실 소개, 티켓부스, 특별 임시 전시, 교육 워크숍실, 자료 센터 등이 있다. 지상 2층에는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작품, 18세기 및 19세기 작품, 그리고 20세기부터 현재까지 작품이 있다. 지상 3층에는 프랑스혁명과 19세기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림 옆에서 몰리에르 관련된 영상물을 시청할 수도 있다
▲ 몰리에르 초상화 그림 옆에서 몰리에르 관련된 영상물을 시청할 수도 있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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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Molière) 그림이 걸려 있었다. 그 옆에는 '아이들 눈으로 본 파리(Paris vu par les enfants)'라는 제목의 영상물이 방영되고 있었다. 몰리에르가 쓴 작품들을 몰리에르와 관련 있는 파리 시내 곳곳에서 연극으로 표현하는 아이들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프랑스는 어릴 적부터 연극을 배우는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파리 시내 곳곳에도 크고 작은 극장이 많다. 

현재 1층에서는 파리 소설가 마르셀 푸르스트(Marcel Proust Un Roman Parisien) 특별전이 한창이다. 특별 임시 전시는 성인은 입장료 11유로, 까르나발레 박물관은 파리시 소유 박물관으로써 대중에게 무료다. 

마지막으로, 몇몇 그림의 설명에는 빨간 풍선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치다가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품을 보고 나서 만5세~ 만9세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디지털 프린트해서 그림 옆에 함께 붙여 놓았다. 실제 작품을 보고 아이들이 느낀 대로 재표현했는데 아이들의 눈에는 작품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의 눈은 독창적이고, 독특하며, 창의적이고, 한계가 없으며, 자유로웠다.  

그 중, 파리 국장(Armoiries de la Ville de Paris)을 보고 만 5살 아이가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림보다 해석이 더 재미있었다. '배는 많은 일을 하네요. 무역에도 쓰이고, 사람들도 태워서 가고, 도시와 왕을 보호하기도 하네요.' 실제 그림의 배 밑에는 라틴어로 'Fluctuat nec mergitur(파도가 몰아쳐도 가라앉지 않는다)'라고 적혀 있었다.
 
정돈된 정원과 함께 푸른 하늘이 인상적이다
▲ 까르나발레 박물관 정원 정돈된 정원과 함께 푸른 하늘이 인상적이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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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2020년까지 대대적인 보수 공사 기간 동안 파리시는 파리 역사와 함께한 방대한 컬렉션을 매우 소중하게 보관하고 관리하고자 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곳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깊은 역사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있었다. 이들은 역사의 한 순간을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현재 두 발 딛고 있는 도시를 더욱 알아가며,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품어가고 있는 듯 보였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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