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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이 허우대는 멀쩡한데 정신머리와 체력이 너무 약해."

'꼰대스럽다'는 어른들이 많이 하는 말이다. 그 말을 뒤집어 보면, 그들의 어린시절은 먹을 것이 부족해서 몸집은 작았지만 다부졌고, 요즘 말로 멘탈은 강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일부분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한참 커야할 시기에 먹을 것은 부족했고 배고픔과 영양 부족으로 어렵게 살았다는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은 먹을 것이 넘쳐나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의심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 그 시절의 농사와 지금의 농사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물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고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는 농업기술도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양 부족이 발생하거나 영양 과잉으로 농사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영양성장과 생식성장

작물의 성장 과정은 영양 성장과 생식 성장으로 나뉜다. 영양 성장은 작물의 뿌리,줄기, 잎을 키워나가는 과정으로 사람의 청소년기와 같다. 몸체를 키우면서 성장하다가 청년기에 이르는 때가 작물의 생식 성장에 해당한다. 작물의 영양 성장은 전체 생육기에서 가장 많은 양분을 필요로 한다. 비료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는 질소(N),인산(P),칼륨(K)은 영양 성장의 대표적인 양분이다.
  
감자꽃이 피면 생식성장으로 감자가 굵어진다
 감자꽃이 피면 생식성장으로 감자가 굵어진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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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파종하고 모종을 심는 정식을 하기 전에 퇴비와 비료를 흙에 넣는 것은 영양 성장에 필요한 양분으로 N, P, K 성분의 비료를 주로 사용한다. 퇴비와 비료를 처음으로 주는 밑거름과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양분은 작물의 영양 성장기에 만들어지는 뿌리, 줄기, 잎을 만든다.

영양 성장의 시기가 지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생식 성장을 한다. 꽃과 열매는 다음 세대를 이어주는 씨앗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고, 작물을 수확할 때가 된  것이다. 생식 성장은 많은 양분이 필요하지 않지만, 부족하거나 필요로 하는 양분을 추가로 공급할 수는 있다.

추가로 주는 웃거름은 다량요소의 N,P,K를 선택적으로 주거나 미량요소의 Ca,Mg, B,S... 등을 재배하는 작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을 웃거름으로 주면 된다. 그러나 웃거름은 부족한 양분을 채워주는 것으로 너무 많이 주면 생육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영양 성장과 생식 성장을 동시에 하는 작물도 있다. 고추, 토마토, 가지와 같은 과채류는 영양 성장을 하면서 생식 성장으로 꽃과 열매를 맺기 때문에 밑거름을 넉넉히 넣고 웃거름을 여러 번에 나눠서 주기도 한다.

밑거름과 웃거름의 양을 어느 정도 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표준화 된 공식은 없다. 흙속의 양분상태와 작물마다 필요로 하는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잘 모른다면 구입해서 사용하는 퇴비와 비료의 제조사가 권장하는 메뉴얼을 참고하면 된다.
  
열매가 달리는 과채류는 영양성장과 생식성장을 동시에 한다.
 열매가 달리는 과채류는 영양성장과 생식성장을 동시에 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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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유기물)는 흙의 지력을 높이는 거름으로 발효가 된 것을 사용하는것이 작물생육에 안전하다. 발효가 덜 되었다면 작물을 심기 10~20일 전에 밭에 뿌리고 흙을 뒤집는 경운을 하면 토양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발효가 안 된 미숙퇴비는 분해과정에서 가스 발생으로 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작물의 성장을 돕는 비료는 농사 짓는 조건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사용하거나 안 할수도 있다. 양분 함량이 높은 비료를 한번에 많이 사용하면 여러 가지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비료가 쌓이는 염류집적

퇴비와 비료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흙속에서 무기물의 양분으로 저장되고 뿌리에서 물과 함께 흡수한다. 저장된 양분은 비가 많이 오면 지하수로 흘러나가는 용탈이 발생하고, 가뭄에는 대기중으로 증발한다. 양분이 유실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흙이 사라지는 침식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흙속의 유기물 함량을 높여서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고 양분을 보존하는 지력을 높여야 한다.
  
염류집적으로 피해를 본 배추밭에 하얀색의 염류가 보인다
 염류집적으로 피해를 본 배추밭에 하얀색의 염류가 보인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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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분이 유실되는 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지만, 흙속에 너무 많은 양분이 축적되는 것도 문제가 된다. 부족한 양분은 보충하면 되지만, 많은 양분이 축적되면 작물의 독(毒)으로 작용하는 염류집적은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킨다.

염류집적은 한 번에 많은 비료를 투입하여 일시적인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흙속에 쌓여있는 비료(염류)는 지속적으로 작물에 문제를 일으킨다.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원리는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삼투압이다.

염류집적으로 흙속의 농도가 높으면 뿌리가 물을 흡수하지 못하거나 빠져나간다. 일반적인 생육장애 증상으로는 작물의 성장이 멈추거나 잎이 활력을 잃으면서 말라죽는다. 염류집적은 양분함량이 높은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할 때 발생빈도가 높다.

비닐하우스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람과 비를 막는 시설은 비료의 유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 재배는 노지와 다르게 비료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환기가 불량하면 과습으로 생리장애와 가스발생으로 작물이 피해를 받을수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무료로 토양검사를 받을수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무료로 토양검사를 받을수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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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농사도 물빠짐의 배수가 불량하고 딱딱하게 굳은 경반층에서 염류가 쌓이면 작물에 피해를 발생시킨다. 농사짓기 좋은 흙의 물리적인 조건은 적당하게 물을 흡수하면서 배수도 잘 되는 모순된 성질을 갖고 있다.

흙의 물리적인 토성(굵기)과 염류집적의 상태를 알아보고 토양의 양분 상태를 알고 있는 것이 농사에 도움이 된다.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에 500g정도의 흙을 가져오면 무료로 검사와 결과를 알려준다.

태그:#영양성장, #생식성장, #염류집적, #토성, #경반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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