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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끝장 2022 대선유권자네트워크,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무상의료운동본부 활동가들이 지난 12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대선후를 향해 정부와 대형민간병원의 사회적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불평등끝장 2022 대선유권자네트워크,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무상의료운동본부 활동가들이 지난 12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대선후를 향해 정부와 대형민간병원의 사회적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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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병상 확대는 당연하지만, 정부가 대책없이 공리주의적으로만 접근해 공공병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문제가 더욱 비극적으로 나타나는 곳이 말기암환자들이 있는 공공의료기관의 호스피스 병동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A 의사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정부가 전국 9.7%에 불과한 공공 병상만 쥐어짜면서 홈리스, 저소득층, 말기암환자 등 공공병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내쫓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말기 암환자 등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을 간호하는 완화의료 전문병동이다. 2022년 1월 기준 입원형 전문기관은 전국 88개, 1400여개 병상이 있다. 인구 950여만명인 서울 내 전문기관이 15개소 270병상에 불과하고 울산, 제주, 충남 등의 지자체는 전문기관이 지역 내에 하나 밖에 없는 등 병상 수가 충분하지 않다. 수익성이 적고 인건비 비중이 커 대표적인 적자 사업으로 분류돼 민간 의료기관이 대부분 기피하는 서비스다.

보건·의료운동 단체 '건강세상네트워크'에 따르면 전체 병상 수 대비 9.7%에 불과한 공공병원 병상이 전체 호스피스 병상의 30% 이상을 책임진다. 지난 7일 기준 전국 88개 입원형 호스피스 기관 중 21개소(약 23.9%)가 코로나19 전담기관 전환 등의 이유로 폐쇄됐다. 서울만 보면 15개소(270병상) 중 공공의료기관인 7곳(130병상)은 모두 휴업했다. 나머지 140병상 중에도 간병비 부담이 없는 호스피스보조활동제도 적용 병상은 중앙보훈병원, 인성기념의원 2개소의 48병상뿐이다.

A 의사는 "2020년 초부터 공공병원들이 하나둘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되면서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이 쫓겨나는 실상"이라며 "원래 병상이 태부족해 평균 1~2주이상은 기다려야 입원이 가능했으나 서울 중앙보훈병원은 현재 한달을 대기해야 하는 등 상황이 더 심해졌다. 서울의 환자가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 헤매다 인천의 병원까지 찾아가 보호자들이 먼 거리를 오가며 간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과 더불어 심리적 고통, 우울, 섭식장애 등에도 시달려 긴급한 완화적 치료가 절실하다. 정부는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들까지 내보면서까지 공공병원을 쥐어짜야만 했느냐"며 "밀려나는 의료 취약 계층에 대한 대안을 세우는 게 충분히 가능한데도 아무 대책 없이 쫓아냈다. 그러나 (민간 상급종합병원 등의) 수익이 많이 나는 수술 병동을 줄이지는 않았다"고 꼬집었다.

"삼성‧아산‧세브란스 겨우 20~50병상 내놔"
 
'공공의료 확충 대선공약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 11월 16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와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주최로 열렸다.
 "공공의료 확충 대선공약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 11월 16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와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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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유로 홈리스, 저소득층 등 의료서비스 취약계층도 밀려나고 있다. 지난 12월 22일 코로나19 전담병원 전환에 따라 병상 소개 명령이 내려진 국립중앙의료원이 예다. 지난 12일 기준 국립중앙의료원 300개 병상 중 80여개(약 30%) 병상의 저소득층, 이주노동자, 홈리스 등 환자가 소개 명령에 따라 전원 퇴원 조치됐다. 이들이 정부의 의료지원사업을 받으려면 지정된 의료 기관을 찾아야 하는데, 대부분이 공공병원이라 이 같은 피해를 겪고 있는 것.

공공 의료서비스 공백은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논란이었다. 2020년 11월 홈리스 안아무개씨는 서울시립동부병원에서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동부병원이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갑자기 퇴원조치돼 후속 치료를 더 이상 받지 못하고 길거리로 나왔다. 그해 8월엔 또 다른 홈리스 김아무개씨가 갑작스런 각혈로 119구급차에 후송돼 병원 다섯 곳을 방문했으나 어떤 곳도 김씨를 받아주지 않은 사례가 홈리스행동에 접수됐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서울은 보건소를 제외하면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적십자병원, 동부병원, 보라매병원, 서북병원, 서울의료원, 서울의료원강남분원, 은평병원으로 총 9곳이 노숙인 진료시설로 지정됐는데 (2020년 위 논란) 당시 6개 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된 상태였다"며 "현재 국립중앙의료원까지 소개되면서 2곳이 남았는데 응급실 이용이 가능한 건 보라매병원 뿐"이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 일각에선 이같은 의료공백의 원인을 민간 병상 동원에 대한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꼽는다. 현재 정부의 주요 사립대학병원의 병상 동원률은 1.5~3%에 불과하다. 공공병원 확대 운동을 추진하는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지난 12일 낸 성명에서 "겨우 20~50병상을 코로나19 치료에 내놓으면서 돈벌이 진료를 포기하지 않는 삼성‧아산‧세브란스 같은 대형민간병원들에 책임을 묻지 않고, 128개의 코로나19 병상을 운영하면서 가난한 환자들을 돌봐온 국립중앙의료원을 더 쥐어짠 것이 결국 이런 비극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도 호스피스 병동 폐쇄 문제에 "국립대학병원은 정부의 코로나 중증환자 추가병상 확보 요구에 호스피스 병동을 폐쇄 또는 축소하는 방법으로 대응하려는 시도를 즉시 중단하라"며 "호스피스 병동 입원을 위해 고통 속에서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수도권 말기암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에 주목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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