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해설위원으로 발탁된 김민지 선수.

MBC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해설위원으로 발탁된 김민지 선수. ⓒ 박장식

 
지난 2021년 12월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아쉽게 석패하며 올림픽으로의 여정을 멈춰야 했던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김민지 선수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 브룸 대신 해설 마이크를 잡는다.

MBC는 지난 18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해설위원 명단을 공개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모태범 위원, 쇼트트랙 안상미 위원 등이 명단에 오른 가운데,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김민지 선수가 해설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지 선수는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던 신미성 위원과 함께 컬링 경기의 목소리를 맡게 되었다.

올림픽 티켓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는 선수로서는 나설 수 없게 되었지만, 대신 경기 순간순간을 담아내는 목소리 역할을 하게 된 김민지 선수, 아니 '해설위원'. 김민지 위원은 "중계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아직은 방송국 출근이 어색한 듯 해설진 합류 소감을 전했다.

"현역 선수니 더욱 선수들 마음 잘 알겠죠"

김민지 위원 역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 킴' 선수 못지 않은 선수다. 춘천시청의 스킵인 김민지 위원은 고교 시절이었던 2017년 평창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팀 킴'을 한끗 차이로 위협하기도 했고, 국가대표로 나선 2019년에는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최초 세계선수권 메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김민지 위원이 스킵으로 뛰고 있는 춘천시청은 선수들의 나이는 어리지만 국제 경기 출전 경험이 많은 데다, '팀 킴' 선수들과도 국내와 경기에서 여러 차례 맞붙으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도 했기에 MBC에서도 '더욱 생생한 선수들과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김민지 위원과 함께 해설에 나서는 신미성 MBC 해설위원은 "(김민지 선수가) MBC 해설위원 합류 후 두 번의 리허설을 거쳤다. 첫 번째 리허설 때에는 긴장 탓에 어색함이 많았다지만, 두 번째 리허설에서는 말도 훨씬 잘 하더라"라면서 웃었다.

이어 신 위원은 "나도 두 번째 해설이 익숙할 줄 알았는데, 막상 두 번째 해설을 하게 되니 더욱 떨리더라. 그런데 김민지 선수는 얼마나 많이 떨리겠나 싶다"면서, "첫 해설 나설 때 연습했던 팁들을 민지 선수에게 알려줬다"며 웃었다. 신 위원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나도, 캐스터께서도 잘 도와주실 테니 걱정이 없다"며 말했다.

신미성 위원은 "김민지 선수가 아마 이번 올림픽 해설에 나서게 될 유일한 현역 선수일테니 더욱 생생하게 선수들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선수로서 느낄 수 있는 세밀한 상황들을 잘 전해줄 것 같다"면서, "아마 제 역할보다도 김민지 선수가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김민지 선수를 칭찬했다.

"은퇴하신 분들이 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김민지 선수는 현역 선수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민지 선수는 현역 선수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 박장식

 
김민지 해설위원도 전화통화에서 "올림픽 해설위원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처음 연락 받았을 때는 '해설위원은 은퇴하시는 분들이 많이 하는 자리'라고 생각해 거절할까 고민도 많이 했었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수락하게 되었다"고 아직도 얼떨떨한 듯 소감을 전했다.

김 위원이 전하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일까. 김민지 위원은 "현역 선수이고 '팀 킴' 언니들과도 많이 맞붙어봤다 보니, 맞붙어봤던 경험이나, '팀 킴' 언니들의 전략을 더 잘 알고 있어서 방송국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팀 킴' 언니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과도 맞붙어본 경험을 많이 전해드리겠다"고 각오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베이징 현지에 가는 대신 국내에서 중계를 이어간다는 김민지 위원은 "현장에서 올림픽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올림픽 경기가 없을 때 훈련할 시간이 중간중간 생겼다"라면서, "올림픽이 끝난 직후 열리는 동계체전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중계하는 것이 오히려 다행스럽다"며 현역 선수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김민지 위원은 "신미성 위원님이 워낙 말씀을 잘 하시기 때문에 그것만 믿고 가고 싶다"면서, "나는 더욱 실감나고 재미있는 해설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말했다. 김 위원은 "방송국에 해설위원으로 가게 되는 것도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는데, 이왕 이렇게 해설위원이 되었으니 열심히 중계석에서 '팀 킴' 언니들을 응원하겠다"면서 웃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팀 킴' 선수들은 10일 캐나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일전에 임한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각자의 강점이 있는 해설위원을 바탕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가운데, 김민지·신미성 해설 듀오가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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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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