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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소셜미디어에서 재미있는 말을 보았다. 한국의 채널A 방송국의 화제작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 오은영 박사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60대 이상의 부모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이들 버릇 나빠지게 만드는 사람이라 못마땅해하며. 반면에 싱글에 아이도 없으면서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20-30대도 많다고 한다. 자신이 어렸을 때 들어야 했는데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를 받아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쪽 세대의 중간에 있는 우리는 10대의 부모로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자, 솔직히 이야기해 보자. 훈육이라는 것이 이번 칼럼의 주제이다. 10대 아이들에게도 훈육이 필요한가? 훈육은 아이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마땅히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르치는 것이다. 훈육을 아이를 겁주는 일, 심지어는 신체적 체벌과 동일시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사랑의 매'는 갖다 버리자. 동포사회 내 한인 교회에서는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고도 가르친다는데, 안된다. 차라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성경말씀을 묵상하자.) 훈육의 방점은 가르치는 데에 있다. 

10대 아이들은 친구와 싸우면 안된다는 거, 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거, 성인으로 잘 자라기 위해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다 안다. 유치원에서부터 다 배웠다. 다 배웠고 다 아는데 왜 잘 못하냐고? 왜 아침에 잘 못 일어나고 왜 예의 바르지 않고 왜 공부를 안 하냐고? 아는 것과 습관이 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어른들도 아는 것을 다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더더구나 그 아이들은 아직 시행착오를 심하게 거치며 자라는 중이다. 

그럼 10대의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훈육이 가르치는 것이라면 우리는 아이와 연결되어 그 상태를 유지하여야 비로소 가르침을 줄 수 있다.

연결. Connection.

이렇게 생각하자. 태아일 때는 내 몸과 아이가 하나이지만 자랄수록 아이는 내게서 떨어진다. 안고 다니다 손을 잡고 가다가 이제 아이가 10대가 되면 우리는 손가락 끝의 접촉 정도로 아이와 연결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는 이제 뛰고 날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부모를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10대의 아이는 우리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부모에게 굉장히 의지하며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연결, 연결감 다 좋습니다. 근데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데 어떡합니까? 그래도 안 혼냅니까? 훈육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10대는 거짓말을 할 수 있고 실제로 한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있는 부모는 화가 난다. 다시는 거짓말을 못하도록 다 밝히고 정신 차리도록 심하게 혼낸다. 그 후엔? 아이들은 다음에는 조심한다. 더 영악한 거짓말을 한다. 그럴 능력도 된다. 이것이 훈육 대신 연결감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나은 이유이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알아보아야 한다. 대부분은 혼날까 봐 무서워서 큰 악의나 별생각 없이 거짓말을 한다. 학원에 안 갔는데 갔다고, 폰으로 게임을 했는데 안 했다고. 잘못한 후에 부모에게 쭈뼛거리면서라도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이걸 기억하자. 당신은 아이가 봤을 때 안전하지 않은 대화 상대이고 둘의 연결감은 약하다.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여러분의 상식에 어긋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면 속아주시라. 그리고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시라.

"그렇구나. 네가 그렇게 했구나. 나는 너를 믿는다. "

눈을 보고 조용하게 말하시라. 알면서도 속아주고 믿어주면 아이는 죄책감을 느낀다. 다음부터는 되도록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중요한 것은 자신이 부모의 신뢰를 받고 있고 부모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아이가 갖는 것이다. 

10대 자녀 양육은 다른 나이대 아이들 양육과 다르다. '훈육하지 말라니, 거짓말을 혼내지 말라니, 말도 안된다'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한다. 잘못된 것을 그 자리에서 당장 바로잡고 싶은 욕망, 여기에 함정이 있다. 부모의 이 욕망을 채우려는 시도가 아이들을 나가떨어지게 한다. 연결을 끊게 한다. 10대 자녀 양육은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와 연결되어 있는 끈을 놓지 마시라. 아이들의 뇌는 언젠가는 공사가 끝난다.  다시 정신 차리고 우리에게 돌아온다. 
 

덧붙이는 글 | 이 칼럼은 호주 한인 매체 한호일보에도 같이 실립니다.

호주 부모교육 라이선스 프로그램 Tuning into Teens, 미국 라이선스 Circle of Security 교육 이수. 현재 NSW릴레이션쉽스오스트레일리아 www.relationshipsnsw.org.au 에서 10대 자녀 양육 세미나 진행. 

이 칼럼의 내용은 멜번 대학 University of Melbourne 에서 개발한 Tuning into Teens의 교육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질문이나 의견은 nodvforkorean@gmail.com 트위터@nodvfor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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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24년째 거주중인 한인동포입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여러 호주의 커뮤니티 서비스 기관에서 일해왔고 있고 현재는 한인 부모를 상대로 육아 세미나를 진행 중입니다. 호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를 주로 기사로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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