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북 안동시 풍산읍 상리에 위치한 '체화정(棣華亭)'은 안동지역 정자 가운데 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정자 앞의 연못, 그 연못 속 세 개의 섬, 그리고 배롱나무.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데다 겨울 눈 내린 체화정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눈 내린 겨울 '체화정'정경
▲ 체화정 겨울 눈 내린 겨울 "체화정"정경
ⓒ 강병두

관련사진보기

 
정자의 명칭인 '체화(棣華)'는 시경(詩經) '상체(常棣)' 편에서 딴 글로, 수많은 꽃잎을 가진 산앵두나무처럼, 형제가 많아 집안이 번성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 형제 간의 우애와 화목을 의미한다. 이 체화정을 표지로 한 책자 <안동의 정자>가 지난해(2021년) 연말 발간되었다. 전문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고 전직 기자와 전직 교사, 작가가 글을 썼다.
 
안동의 정자 책 표지(체화정  여름 사진)
▲ 안동의 정자 책 표지 안동의 정자 책 표지(체화정 여름 사진)
ⓒ 강병두

관련사진보기

  
체화정과 함께 실린 안동의 정자는 61곳. 351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자는 화보 중심의 사진 구성과 기행 형식의 글로,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강병두 사진작가는 머리글에서 "자연경관을 최대한 이용해 정자를 지은 선현들의 지혜를 살리기 위해 냇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동산이나 바위가 있으면 있는 대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도록 간결하고 단순하게 사진을 찍었다"라고 했다.

군자정(君子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독립투사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의 별당이다. 군자정 안에는 석주 이상룡을 비롯한 아들 이준형, 손자 이병화 그리고 부인 김우락, 손부 허은 등 11분에게 추서된 훈장이 걸려있다. 임청각 군자정에선 정자의 아름다움과 함께 국권 회복을 위해 독립투쟁에 앞장섰던 독립투사들의 뜨거운 정기를 느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원 시절인 2016년 5월, 임청각을 찾아 군자정을 둘러보고 "충절의 집에서 석주 이상룡 선생의 멸사봉공, 애국애족 정신을 새기며, 임청각의 완전한 복원을 다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대통령 당선 후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임청각을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소개하고 임청각과 석주 이상룡 선생을 되새겼다.

일제 강점기에 놓였던 중앙선 철길이 지난해 모두 철거되고 현재 복원작업이 한창으로, 철길에 가로막혔던 임청각과 군자정이 시원하게 보인다.
 
중앙선 철로 철거 후 복원공사 중인 임청각과 군자정 앞 모습
▲ 중앙선 철로 철거 후 임청각과 군자정 중앙선 철로 철거 후 복원공사 중인 임청각과 군자정 앞 모습
ⓒ 이호영

관련사진보기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 촬영지 안동시 길안면 '만휴정(晩休亭)은 안동의 가볼 만한 곳, 산책하기 좋은 드라마 촬영지로 이미 유명하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개울 물소리가 정겹고, 개울 건너편에 서 있는 정자는 마치 신선 세계로 들어가는 듯하다. 한 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다란 다리를 건너 정자로 갈 수 있다.
 
폭설에 덮인  만휴정과 폭포
▲ 만휴정 겨울 폭설에 덮인 만휴정과 폭포
ⓒ 강병두

관련사진보기

 
만휴정은 조선 청백리 보백당(寶白堂) 김계행(金係行)선생의 정자로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현판이 걸려있다.

'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吾家無寶物, 寶物惟淸白)'
"우리 집에는 보물이 없지만 보물로 여기는 것은 청렴과 결백이네"

'지신근신, 대인충후(持身勤身, 待人忠厚)
"몸가짐을 삼가고, 남에겐 정성을 다하라"


만휴정은 청백리의 상징 공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책자에는 이밖에 안동시 도산면 고산정, 임하면 백운정, 하회마을 옥연정사와 겸암정사 등 영화와 방송 등에 등장한 유명한 정자와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정자 등을 총망라하고 있다.
 
안동시 임하면 백운정 겨울 정경
▲ 백운정 안동시 임하면 백운정 겨울 정경
ⓒ 강병두

관련사진보기

 
류수현, 이동백, 최성달 등 3명의 작가는 일여 년 동안 발품을 팔아 직접 정자를 찾아 각자의 느낌으로 글을 썼다. 안동시 예산으로 제작된 <안동의 정자>는 비매품으로, 화보 성격의 시원한 사진과 타성에 젖지 않은 글로 발간 한 달도 되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작가 소개]

사진가 강병두
- 안동문화사진연구소 대표

저자 이동백
-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1989년)

저자 최성달
- 문학세계 문학상 희곡 부문 대상(2019년)

저자 류수현
- 전 한국일보 기자

태그:#안동의 정자, #체화정, #고산정, #백운정, #군자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을 좋아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