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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방송 화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방송 화면
ⓒ 닷페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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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전부터 시끌벅적했다. 본 방송날이라고 다르진 않았다. 19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의 '이재명 vs. 2030여성' 방송 실시간 채팅창은 순식간에 악플로 가득 채워졌다. "이거 보고 윤석열 뽑기로 함" "더 이상 못 보겠다"라거나 "실망이네요 심블리(심상정)로"라는 댓글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다. 

'댓글 관리.' '라이브 채팅방 닫으세요.' '여기 모니터링 안 하시나요.' 

급기야 관리자는 닷페이스 채널을 구독한 지 24시간이 지난 경우에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권한 설정을 바꿨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후원금을 내면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슈퍼챗'을 이용하면서까지 멈추지 않았다. "관리자님 이상한 슈퍼챗 삭제해주세요" "슈퍼챗은 당신들의 혐오를 전시하는 곳이 아닙니다"라는 '맞플'도 이어졌다. 그야말로 댓글전쟁이었다.

댓글전쟁... 이재명 "이거 취소하자고 난리였다"

닷페이스는 유튜브채널을 기반으로 여성과 소수자 인권 등을 중점적으로 다뤄온 매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7일 이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18일 1·2편에 걸쳐 총 36분 4초에 달하는 방송이 공개됐다. 4명의 패널이 각각 20대 여성의 우울증, 차별금지법, 여성들이 이재명 후보에게 가진 비호감, 직장 내 성차별 문제 등을 주제로 물어본 뒤 투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출연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비슷한 일을 직접 겪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거 오늘도 나가지 말자고, 취소하자고 난리였다"며 닷페이스 출연과 관련해 캠프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일화를 소개했다. (관련 기사 : "닷페 철회하라"는 댓글에... 이재명, 12분 간 답하다" http://omn.kr/1wsp1)

그렇다고 인터뷰 질문이 쉽거나 우호적인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 이 후보는 지난해 남초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에펨코리아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일과 관련해 '청년의 어려움은 이대남, 이대녀 다 비슷한데 이대남에게만 굉장히 쩔쩔맨다고 느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이 후보는 "이대녀한테도 쩔쩔맨다"며 "성평등은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과제인데 청년세대 입장에선 그런 생각(젠더 갈등)이 드는 것 같다. 어려운 사람들끼리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방송 화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방송 화면
ⓒ 닷페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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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가 미리 취합한 소셜미디어 의견 중에는 '이재명은 여성을 소외시킨다, 유권자로 생각하지도 않는다'도 있었다. 이 후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선입견이 아마 작동했을 것"이라며 "후보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다 빼고, 캠프 공약이나 내용을 보면 우리 캠프가 제일 낫다는 것은 다 인정한다"고 했다. 

"그런데 '저거 진심일까? 진짜일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고, 아마도 제가 살아온 방식과 행태 때문일 것이다. 일단 거칠어 보이고, 반항적이어 보이고, 뭔가 폭력적으로 보이고. 욕했다고 그러고.

정치 기득권하고 싸우니까 많이 부딪치지 않나. 언론으로부터 '매우 나쁜 사람'으로 이렇게 많이 이미지화된 것도 있고. 오해가 좀 많다. 또 제가 약간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다. 바꾸려고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거든요."


이 후보는 또 자신이 성평등을 위해 노력한 사례를 강조했다. 그는 "캠프 안에 여성요원 비율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봤더니 진짜 별로 없더라. 특히 고위급들은 거의 만나기 어렵다"며 "(성비) 균형을 맞추는 게 저한테 좋지 않나. 그런데 잘 안 되더라"고 털어놨다. 경기도에서 고위직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5급 승진자를 늘렸더니 "남자 직원들한테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다"고도 소개했다. 

쉽지 않은 질문들... "제가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 최종 결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방송 화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방송 화면
ⓒ 닷페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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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스스로 "상당한 거리가 느껴지긴 하다. 제가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듯 여성, 소수자 인권에 민감한 출연진들과 관점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면들도 있었다.

그는 성소수자 민주당원인 '해영'과 대화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엔 공감을 표했지만 "다수 의석으로 강행처리할 일은 아니다"라며 '방법론'에선 생각이 달랐다. 강행처리가 "불합리하게 반대하는 측에 명분을 줄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였다. 

하미나 작가와 20대 여성 우울증에 관해 대화할 때는 자연스럽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폭력 문제가 나왔다.

'인간 이재명은 이 사건들을 어떻게 통과했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나름 조심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이 그러지 못하게 해야될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런 위험 자체는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왜곡해서 공격을 당할 여지가 있을까라는 우려를 많이 했다"며 "며칠 전에도 제가 시장할 때 성추행당했다는 글이 올라온 일이 있었다"고 했다. 

하 작가는 개별 인터뷰에서 이 대목이 "가장 핵심적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차이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명징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터뷰 후 "대화의 여지가 있다"면서 4분의 1표를 던졌다. 누리꾼들 의견을 대신 읽은 한슬 에디터와 직장 내 성차별 해법을 물었던 한국여성민우회 리오 활동가는 각각 2분의 1표를, 해영은 1표를 행사했다.

최종 결과 총 4표 중 2.25표. "두 표는 넘겼으면 좋겠다"던 이재명 후보의 희망사항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결과였다.

태그:#이재명, #닷페이스, #페미니즘, #여성,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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