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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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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청약 마감일인 19일 대출을 받기 위해 근처에 있는 2금융권을 방문했다. 최근 들어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모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나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어는 공모주를 몰랐던 사람들도 관심을 보이는 종목이라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비례 대비 많은 주식을 받지는 못한다. 다만, 균등 주라는 제도가 있어 소액만 투자해도 1주를 받을 수 있으니 공모주 청약의 길이 쉬워진 것만은 사실이다. 공모주 청약이 있는 날이면 치킨값이라도 벌기 위한 전국 주부들의 전투가 시작된다.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혹시 오늘 청약 마감날이라 그런가요?"
 

지난주 모 증권사의 청약 마감날에 전산 불통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이번엔 일찌감치 오전 9시 은행으로 향했다. 대출을 받아 청약하는 사람들은 하루치 이자라도 덜 내기 위해 청약 마감날 은행에 간다. 오늘 같은 날은 서둘러야 한다.

동네 지점이라 고객은 나 혼자였고 아무도 없어서 바로 대출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30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도 대출이 되지 않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한국신용정보원에 접속이 안 된다고 했다. 직원은 과부하가 걸려 계속 에러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오늘 청약 마감날이라 그런가요?"라며 조심히 물어왔다.

나는 "글쎄요, 설마 그것 때문에 그러려고요? 대출받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으려고요. 그리고 대출 많이 받는다고 신용 정보원이 과부하 걸릴 정도라니... IT 강국에서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지금까지 공모주를 간간히 했지만 대출에서 걸릴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2금융권에서 공모주 청약을 위해 대출을 받는 일은 처음이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초보자들이 나처럼 공모주 청약을 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3시간을 기다려도 대출이 안 되자 승인이 나면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고 집으로 귀가했다.

커뮤니티에서는 각 증권사별 청약률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대학 입시생 마냥 눈치를 보다 막판에 청약하려는 사람들도 보였다. 예상대로 대출이 안 된다는 소식과 함께 증권사 접속도 잘 안 된다는 소식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공모주 청약이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나 역시 초보자이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 같다.

이번이 첫 공모주 청약이라며 누군가 남긴 질문이 보였다. "대출까지 받아서 청약했는데 혹시 내가 신청한 청약수를 다 받으면 모자라는 돈을 추가해야 되나요? 비례와 균등은 무엇인지요? 아무것도 잘 몰라서요."
  
사실 나도 맨 처음 공모주 청약을 할 때 걱정했던 부분이다. 사람들 말만 믿고 대출까지 받아 덜컥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만약 내가 청약한 주식 수대로 다 배정받으면 어떡하지, 그 많은 돈을 어떻게 감당할까 겁이 나기도 했었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지만 만에 하나 경쟁률이 저조하면 그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공모주 청약을 할 때는 1주 가격의 50%만 있으면 된다. 오늘 마감일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주당 30만 원이니까 주당 15만 원의 증거금이 있어야 한다. 즉, 최소 균등 주 10주 청약 시 150만 원을 증거금으로 청약하면 된다.

청약 배당엔 균등과 비례가 있다. 균등은 '청약 건수'로 최소 금액을 투자하여 주식을 받는 것이며, 비례는 '청약 금액'에 비례하여 주식을 받는 것이다. 최소 금액 말고 그 이상의 금액으로 청약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균등과 비례 합해서 경쟁률에 따라 배정 받는 방식이다. 즉 균등 '1주' + 비례 '알파'가 되는 것이다.  

나는 바로 지난주, 공모주를 진행했던 모 증권사에서 '영끌'해 청약에 성공했지만 겨우 비례 주 1주와 기본 균등 주 1주를 받아 총합 2주를 받았다. 4일간의 대출이자도 나올까 말까 한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공모주에 문을 두드리는 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처이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 고수들은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으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다고 한다. 각 증권사 앱에는 해외주식 이벤트를 하며 고객을 유혹한다. 하지만 국내 주식도 벅찬 주식 입문자들에겐 제일 손쉬운 공모주 청약도 버겁기만 하다. 공모주 용어도 잘 모르고 청약에서 환불, 상장까지의 순서도 공부해야 한다.

"청약 못 하면 소송..." 돌풍이 아니라 '토네이도급'이네 

낮 12시가 넘어서야 대출 신청이 완료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본사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많았다는 말과 함께 청약 못 하면 소송까지 불사 하겠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니, 청약 돌풍이다 못해 토네이도 급이다. 

IT 강국에서 서버가 마비될 정도의 공모주 청약 열풍인데, 주위는 조용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주위에는 주식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주식의 '주' 자만 꺼내도 경계한다. 위험하다고 말도 못 붙이게 한다. 개인적으론, 경쟁률이 높더라도 같이 참여해 소소한 외식비를 버는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투자는 누가 권해서라기 보다 스스로 공부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직접 느꼈을 때 투자의 가치가 있는 것이지 남이 대신 알려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수익도 손실도 모두 스스로 책임져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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