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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독사 사건을 다룬 기사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랭킹 뉴스 1위에 올랐다. '원룸서 사망 일주일 만에 발견된 70대 고독사' 뉴스엔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려있었다.

'40대 중반에 홀로 살고 있는데 고독사가 걱정된다.' 그러자 답 댓글에 이런 것들이 달렸다. '40대 중반은 아니지 않나? 아직 한창  청춘인데', '40대 중반에 뭔 고독사를 걱정하시나요?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을 나이입니다', '사람마다 사정이 있겠죠' 등등의 내용이었다. 

40대에도 고독사를 걱정할 수 있다. 청년 고독사, 30대 고독사, 심지어 강아지 고독사도 뉴스에 나오기 때문이다. 고독사는 나이에 상관없이 1인 가족에게 불청객처럼 찾아올 수 있다. 고독사는 더 이상 남에 일이 아니다. 나 역시 늘 고독사를 걱정하는 1인이다. 몇 년 전 119 체험을 한 뒤로는 더더욱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때문에 멀리 시골에 떨어져 있는 노모와 1일 1통화 안부 전화를 서로 약속하기도 했었다.    

집을 나와 아파트에 홀로 산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마주 친척도 없다. 심지어 단지 내 아는 또래도 한 명 없다. 동네 편의점을 다녀도 서로 누군지에 관심이 없다.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탈 때면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한마디 말을 섞기도 힘들다. 행동반경이 좁아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내 안부를 물어줄 동료나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지만 그러기엔 현실이 너무 멀리 있다. 가족은 더 멀리 있다.

고독사 한 70대에게도 가족은 있었다. 가족이 있었지만 고독사를 막지는 못했다. 따뜻한 피를 나눈 가족의 의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가족이 남보다 못할 때가 많으니 어쩌면 생이 고독사로 끝나는 것이 당연시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사후를 정리하는 특수 업체가 성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가는 길 마저 가족이 아닌 남의 손을 빌리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독사는 가는 길도 고독하다.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은 힘들다. 모임이나 동호회에서 활동하지 않다보니 혼자 고립된 세상이다. 나이 들수록 더더욱 힘들어진다. 고독사가 싫다고 낯선 사람과 함부로 관계를 맺을 수도 없다. 괜한 관심과 호의는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고 관계가 불편해지면 더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혼자가 편한 것도 그 이유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세 집 중 한 집이 1인 가구이고 139만 명이나 1인 가구라고 하니 1인 가구 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1인 가구를 위한 네트워크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1인 가구는 복지 사각지대인 셈이다. 

모 방송에 혼자 사는 이혼남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 출연자가 고독사 해결 방법으로 유제품 배달 아주머니에게 우유가 3일 이상 쌓여 있으면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고 말했다. 웃기지만 슬픈 말이었다. 

언제부터 가족의 죽음을 다른 사람이 맡게 되었을까. 자신의 죽음을 가족이 아닌 제삼자가 가장 먼저 알게 된다는 사실이 더 이상 남일 같지 않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죽음보다 더 무서운 건 혼자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고독사 하는 것이다. 고독사는 멀리 있지 않다. 그래서 늘 고독사를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고독사 하게 될 때를 대비해 삶을 매일 정리해야 한다. 설거지도 바로 해야 하고 쓰레기도 매일 치워야 한다. 빨래도 미루지 말고 서랍도 정리해야 한다. 못 쓰는 물건은 제때 버리고 재고를 쌓아두면 안 된다. 냉장고 안도 가득 차 있으면 안 된다. 매일매일 장을 봐서 그날 먹을 음식물만 남겨놓으면 된다.

만약 내가 고독사 했을 때 남겨진 사람들이 보게 될 나의 흔적에 아무도 동정하지 못하게 깨끗하게 치워 놓아야 한다. 세상의 모든 이별은 슬프지만, 고독사만큼 슬프게 가는 것도 없는 것 같다.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고독사 또한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고독사 관련 뉴스가 또 나오기 전에 하루빨리 현실적인 사회 복지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더 이상 고독사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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