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투자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가 출판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주식에서 비트코인까지, 돈벌이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여성들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또 이런 열풍 속에서 한걸음 떨어져 자신만의 재테크를 실천해나간 여성들의 삶은 어떨까요? '여자들의 돈벌이'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말]
MZ세대에게 재테크가 필수인 시대가 왔다. 월급보다 빠른 속도로 집값과 물가가 치솟고,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업 이외의 수단으로 추가 소득을 기대하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재테크 시장은 분야를 막론하고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식물테크를 아시나요?

최근 회사 팀 막내 A(27)는 중고마켓 앱에 접속하는 횟수가 유독 많아졌다. '몬스테라 알보'를 원하는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매일 같이 접속해 살펴본다고 했다. '알보몬'이라고도 불리는 이 식물의 정식 명칭은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다. 몬스테라의 한 종류로, 잎에 흰색 무늬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현재 수입이 제한된 종이라 개인 거래로만 구매할 수 있고, 무늬가 더 화려하고 독특할수록 가격이 더 비싸진다. 중고거래 앱에서는 몬스테라 알보 가격이 한 뿌리 기준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까지 책정되어 있다.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몬스테라 알보' 거래글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몬스테라 알보" 거래글
ⓒ 김민주

관련사진보기

 
젊은층 사이에서는 몬스테라 알보를 키워 되파는 재테크가 유행이다. 작은 몬스테라 알보 잎을 구매해 뿌리가 나고 커질 때까지 키웠다가 잎을 한 장씩 떼어 판매하는 식이다. 물론, 건강하게 키울수록 차익도 커진다.

코로나 이후 집 꾸미기 문화가 활발해졌고, 식물을 키우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MZ세대는 이런 현상을 놓치지 않고 식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몬스테라뿐만 아니라 수요 높은 식물들을 키워 차익을 보고 판매하는 식물테크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운동화 리셀은 기본이죠

회사 동료부터 친구들까지 주변 20,30대 중 한정판 운동화 구매에 안 뛰어든 사람이 없다. 운동화를 그만큼 사랑해서가 아니다. 희소하고 인기 많은 운동화를 정가에 구하면 하루 만에 수십, 수백만 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 x 톰 삭스 마스야드 슈 제품 책정 가격(출처: 리셀 거래 앱 KREAM)
 나이키 x 톰 삭스 마스야드 슈 제품 책정 가격(출처: 리셀 거래 앱 KREAM)
ⓒ 김민주

관련사진보기

 
재작년 뉴욕 아티스트 톰삭스와 나이키가 협업해 출시한 운동화는 정식 출고가가 약 19만 원이지만, 현재 거래되고 있는 금액은 57배가 뛴 1000만 원대에 달한다.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되면서, 그만큼의 돈이 명품과 한정판 시장에 몰리기 시작했고, 리셀 시장도 함께 성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정판 운동화를 정가에 구매하기만 하면 리스크 없이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심지어 샤넬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 비해 투입 금액이 적으니 부담도 크지 않다.

큰 폭으로 증가한 운동화 리셀러들을 위한 전용 앱도 다량 출시됐다.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① 한정판 발매 정보 제공 ② 리셀 제품 매매. 1번 앱에서 명품 브랜드부터 스포츠와 어패럴 브랜드의 발매 소식을 모아 보고, 연결된 한정판 추첨 페이지에 들어가 시간에 맞춰 구매 신청을 한다. 이후 신발 구매에 성공했다면 2번 앱으로 가서 해당 제품의 시세를 살핀 후 원하는 금액에 판매하는 식이다.

MZ 부업 주 무대는 인스타그램
 

일상을 공유하는 SNS 인스타그램은 MZ세대의 부업 공간이 된 지 오래다. 예쁘고 화려한 혹은 정보성 콘텐츠를 제공해 팔로워(구독자)를 모은 뒤, 이를 광고 계정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① 협찬받은 제품의 홍보 콘텐츠를 발행한 뒤, 제품을 다시 중고마켓에 판매하는 방법
② 홍보 콘텐츠를 올려주는 대신 발행비를 입금받는 방법
③ 직접 인스타그램 마켓을 오픈해 판매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법

즐거운 여가활동이 부수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젊은층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업이다. 흔히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유명한 곳에 자주 방문하거나 사진 촬영하는 걸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쉽게 도전해볼 만하다.
 
인스타그램 협찬 메시지
 인스타그램 협찬 메시지
ⓒ 김민주

관련사진보기

 
필자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협찬받은 경험이 있다. 업체 담당자가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 협찬 문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담당자가 상품을 보내주면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정된 해시태그와 함께 발행하는 간단한 방식이다.

답변을 보낸 후 며칠 만에 제품이 배송되었고, 광고주가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해 사진 촬영, 업로드 해주었다. 거액의 제품을 제공받은 건 아니지만, 나의 계정과 콘텐츠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는 느낌이었다.

SNS 팔로워 숫자가 개인 능력으로 인정받는 시대이다. 이런 면에서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NS 상업 활동은 수익과 스펙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부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광고를 위한 SNS 활동은 독이 될 수 있다. 일상 9 : 광고 1 비율이 이상적으로 보인다.

어느샌가부터 젊은층은 'N포 세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하지만 내가 보고 느끼는 이들은 누구보다 삶에 대한 열정이 큰 세대다. 생계와 스펙, 나아가 자기계발을 위한 본업·부업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부캐'를 만들어 부업 활동하는 젊은층은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부업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다.

태그:#MZ세대, #부업, #재테크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