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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자 <[단독]접종률 80%의 반전…위중증 절반이 2차 접종완료자였다> 기사
 중앙일보 17일자 <[단독]접종률 80%의 반전…위중증 절반이 2차 접종완료자였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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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접종률 80%의 반전…위중증 절반이 2차 접종완료자였다

중앙일보가 17일 오전 온라인판에 올린 기사 제목이다. 접종완료율이 80%가 넘었지만 위중증 환자의 절반이 접종완료자라는 헤드라인은 독자 입장에선 백신의 효과가 낮은 것처럼 인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기사의 내용도 백신 효과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위중증 환자 2.3명 중 1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도 돌파 감염을 통해 위중한 상황에 놓였다"라며 "야권에선 '백신접종자의 중증화율(확진자 중 위중증 환자 비율)이 예상보다 높다'는 반응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말을 빌려 "방역패스라는 명목으로 미접종자의 일상을 철저히 고립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면서도 막상 접종자 또한 위중증으로부터 지켜내지도 못했다", "주먹구구식 대처가 아니라 보다 정밀한 과학적 방역체계 점검이 필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16일 질병관리청이 허 의원에게 제출한 '코로나 위중증 예방접종력 및 발생현황' 통계를 인용해 작성됐다. 

해당 기사는 한때 '네이버'에서 중앙일보 기사 중 가장 많이 본 기사 항목에 올랐으며, 1200개가 넘는 댓글을 받는 등 주목을 받았다.

'접종 효과' 강조할 내용을 "백신 맞아도 위중증"으로 왜곡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16일 오전 코로나19 치료 전담 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7천622명으로 기록됐고, 위중증 환자는 989명으로 다시 최다치를 기록했다
▲ 코로너19 위중증 989명, 1천명 육박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16일 오전 코로나19 치료 전담 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7천622명으로 기록됐고, 위중증 환자는 989명으로 다시 최다치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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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사에서 언급된 통계는 오히려 백신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에 가깝다. 기사에서 언급된 '백신 접종률 80%' 달성 이후 위중증 환자 수치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한달 간 위중증 환자 2590명 가운데 1147명(2차 완료 1125명, 3차 완료 22명)은 백신 접종자, 1443명은 미접종자(1차접종군 포함)였다. 이 기사에서 강조한 위중증 환자 중 44.3%가 접종완료자, 55.7%가 미접종자라는 사실은, 얼핏 보면 백신 접종이 큰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12월 1일 기준으로 18세 이상 2차접종률이 이미 91.5%였다는 사실이다. 18세 미만은 위중증 환자가 없거나 극히 드문 것을 감안했을 때(0~9세에서 누적 3명, 10~19세에선 없었다), 18세 이상 8% 수준의 미접종자들이 위중증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접종완료자와 미접종자의 중증화를 비교하려면, 접종완료자와 미접종자가 몇 명인지 서술하고, 그중에서 위중증 환자가 되는 비율을 비교해봐야 한다. 이를테면 100명 가운데 1명과, 10명 가운데 1명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사의 경우 위중증 환자의 숫자만 단순 비교하면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접종완료자에 비해 미접종자의 위중증 확률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황당하게도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근거로 쓰인 것이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기사에서 제시된 자료와 비슷한 8주간(21년 11월 14일~22년 1월 8일)의 '주차간 예방접종률 분포 통계'를 발표했다. 최근 8주간 만 12세 이상 확진자의 28.5%, 위중증 환자의 55.7%, 사망자의 56.4%가 미접종자(1차 접종자 포함)였다면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위중증 환자 3876명 중 무려 2160명이 미접종자였다. 

조사의 시작점인 지난해 11월 14일에도 이미 18세 이상 접종완료율은 90.2%였다. 지난해 기준 18세 이상 인구는 4413만 9260명이고, 미접종 인구는 11월 14일 기준으로도 약 400만 명에 불과하다. 미접종자 약 400만명에서 위중증 2160명이 나왔고, 접종완료자 4000만 명 중 위중증 1716명이 나온 것이다.

인구로 보면 1/10도 안 되는 수준의 미접종자 집단에서 오히려 위중증 환자가 더 많은 상황. 백신 접종이 확실히 위중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이 17일 공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효과'에 따르면 1월 1주차 확진자에서 2차접종 후 확진군은 미접종 후 확진군에 비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80.2% 낮게 나타났다. 3차접종후 확진군은 90.8%나 낮았다.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2차접종 완료자보다는 5배, 3차접종 완료자보다는 11배 높다.    
 
질병관리청이 17일 발표한 <1월 1주 기준 확진자 중 예방접종력에 따른 연령대별 누적 중증화율 위험도 비교>
 질병관리청이 17일 발표한 <1월 1주 기준 확진자 중 예방접종력에 따른 연령대별 누적 중증화율 위험도 비교>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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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코로나19 통계 해석, 왜 이러나

과거에도 언론은 '돌파감염이 확진자 중 절반'과 같은 제목의 보도로 백신의 효과가 낮은 듯한 뉘앙스의 기사를 생산한 바 있다. 백신의 효과는 100%가 아닌데다가, 한국의 접종자 수가 미접종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간과한 것이다.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한국언론학회 회장)은 "통계를 활용할 때는 모집단의 특성을 활용해서 해석을 해야 하는데, 조사 내용을 잘못 해석하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라며 "그런 보도가 통계 조사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어도 문제지만, 어떤 특정한 의도나 관점을 가지면 더더욱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최근의 코로나 기사에 대해 "객관성을 가장해 '오정보'를 주는 것"이라며 언론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중앙일보, #백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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