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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선 만 6세가 되면 초등학교 (Grundschule)에 입학합니다. 한국은 초등학교가 6년이지만, 독일 초등학교의 교육제도는 4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독일의 교육 방식은 한국과 비교해서 느리고, 교육 방식 또한 다른 편입니다. 그중 미취학 아동들에게 절대 선행 학습을 시키지 말라고 강조하고, 실제로 학부모들도 선행 학습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이 진행되는 강당 모습
▲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이 진행되는 강당 모습
ⓒ 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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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딸이 독일 초등학교인 그룬트 슐레에 입학하기 전인 봄에, 2021년/22년도에 그룬트 슐레 입학 예정인 아이를 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공무원과 입학설명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던 행사였으나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으로 진행이 된 것입니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가 여러 번 강조되어 들은 이야기는 절대 선행학습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선행학습이라고 하면 수학과 영어교육이 생각나셨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러나 독일에서의 선행 학습이란 아이들에게 읽기, 쓰기, 셈하기였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고 유치원에서는 마음껏 놀게 해야 한다며 읽기, 쓰기, 셈하기를 절대 가르치지 말라고 여러 번 강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려는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 연령대 아이들에게 좋은 보드게임과 놀이교구를 알려주면서 다른 공부는 절대 시키지 말라면서요.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 날 학생들이 들고 가는 슐튜테
▲ 슐튜테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 날 학생들이 들고 가는 슐튜테
ⓒ 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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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 독일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학습 실력을 갖고 입학할까요? 대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본인 이름 외에 알파벳을 읽을 줄 모르는 80% 학생들입니다. 그룬트 슐레에 입학한 학생들의 대부분이 본인의 이름 외에 다른 알파벳을 쓰지도, 읽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독일의 많은 부모들이 본인의 이름만 알려주고 배우게 하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선행학습을 하는 학부모가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독일 유치원에서도 학교 갈 나이가 되면 독일어, 셈하기, 영어 등의 수업을 가르치기보다는 초등학교 미리 견학하기, 초등학교에 가지고 다니는 가방, 어떤 수업을 하는지 등에 대해서만 소개합니다.

두 번째, 손가락 힘이 부족하여 글씨를 쓰기 힘든 학생들입니다. 독일의 많은 어린이들이 그룬트 슐레에 입학하기 전까지 소근육보다는 대근육이 많이 발달된 편입니다. 놀이터와 같은 야외활동과 운동 위주의 활동이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독일 선생님은 학부모 회의에서 아이들이 손가락 힘이 부족하여 글씨 쓰는 것을 힘들어한다면서 집에서 가위 활동, 작은 물건 집기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하여 소근육 발달을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의 젓가락 사용 문화가 아이의 소근육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시아권 학생들에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입학 후 3개월 만에 더하기를 가르친다고 하니 반발하는 학부모들을 봅니다.

입학 후 한 달 후에 이루어진 학부모 회의에서 담임선생님이 한 달 동안의 수업내용과 앞으로의 수업 계획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때 선생님은 학생들이 입학 한 3개월이 된 시점인 11월부터 더하기를 학습할 예정이라고 공지를 했습니다. 선생님이 공지를 하자마자, 많은 독일 학부모가 반대 의견을 내보였습니다. 이유는 아이들은 이제 그룬트 슐레에 와서 6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무슨 더하기를 배워야 하냐는 것이지요.

저는 학부모들의 이런 의견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학생들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주제로 선생님과 학부모 간의 20분간의 회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론 선생님이 한 달 동안 모든 반 학생들의 학습 경과를 지켜보면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11월에는 더하기를 배우기로 결정했습니다.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 어린이
▲ 입학식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 어린이
ⓒ 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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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독일의 교육방침은 아이들의 공부는 그룬트 슐레에서 시작하고, 유치원에서는 마음껏 느끼고 놀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독일은 기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라라서 알파벳과 수학을 배우더라도 놀이를 하듯이, 천천히, 즐겁게 배우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초등학교의 수업은 느리게 진행됩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유치원에서부터 선행학습을 한다는 사실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일까요? 독일의 이런 교육시스템이 제게는 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독일은 공부의 시작은 한국에 비해서 늦은 편이지만, 아이들이 배울 준비가 되었을 때 공부를 시작하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흥미가 더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독일어 알파벳을 읽지도 못하던 학생들이 1년이 지나면 책 한 권을 읽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학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독일 교육의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취학 아동들의 선행학습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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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육아중입니다 한국과 다른 독일의 육아와 문화이야기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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