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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받은 각종 지원금 선불카드
 코로나19 이후 받은 각종 지원금 선불카드
ⓒ 박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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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부터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행정복지센터에서 일상회복 생활지원금 선불카드를 주고 있다. 이번에는 국가에서 주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주는 것이다. 1차 국가 재난 지원금은 지류 상품권도 선택할 수 있었지만 2차부터는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나 신용카드로 받게 되었다.

우리 집도 1~2차 국가 재난 지원금과 1~2차 지자체 생활 지원금을 받았다. 국가 재난 지원금의 경우 신용카드 회사에 신청하면 따로 카드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지역 지원금의 경우 선불카드로만 받아야 했다.

재난 지원금이든 생활 지원금이든 요긴하게 잘 사용했기에 이번에도 첫 주를 피해 카드를 받으러 갔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카드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카드를 받아 지갑에 넣는데 지난번 사용한 국가 재난 지원금 카드가 보였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동안 받은 선불카드가 제법 된다. 이 선불카드는 사용 방법에 적혀 있듯이 재충전이 되지 않는 일회용 카드다.

유례없는 전염병에 재난 지원금을 나눠주는 것은 각 가정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미 다 쓴 카드를 또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신용카드나 그 밖의 플라스틱 카드 재활용 방법에 대해 찾아봤다. 지금으로서는 앱 카드로 대체하거나 ○○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플라스틱 카드 발급 횟수를 줄이는 방법 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었다.

내가 받은 선불카드는 BC카드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어서 카드회사가 하는 재활용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니 친환경 문화 축제를 개최한 적은 있지만 자사 플라스틱 카드를 재활용한다는 기사는 없었다. 다만 신한카드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친환경 소재 카드를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는 기사와 부산은행에서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카드를 제작한다는 기사 정도만 보였다.

이번에 나눠주는 2차 생활 지원금 선불카드는 우리 구만 해도 몇 십만 명이 받게 된다. 그 밖의 부산의 다른 구들도 거의 대부분 생활 지원금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부산에서만 생활 지원금을 나눠주는 것도 아니다. BC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광주광역시도 일상 회복 지원금을 신청하라는 글이 첫 화면에 보인다.

원래 선불카드라는 것은 다 쓰고 나면 충전하여 다시 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재난 지원금의 경우 성격상 일회용 카드로 만들 수밖에 없으니 다 쓰고 나면 버려지는 양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환경부 내 관련 부서에 문의해도 따로 재활용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안타까운 말만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다 쓰고 버려진 카드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회용 선불카드부터 다시 쓸 수 있는 방법 찾았으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서 발행하는 <해운대신문> 1월호에 실린 기사. 바다 쓰레기로 만든 조형물이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에 설치되어 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서 발행하는 <해운대신문> 1월호에 실린 기사. 바다 쓰레기로 만든 조형물이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에 설치되어 있다.
ⓒ 해운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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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가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명물(?)이 하나 있다. 바다 쓰레기로 인한 해양 생태계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로 만든 소라 모양의 조형물이다. 

그 옆 송정 해수욕장에도 파도 모양의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어 방문한 사람들의 인증샷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해 2022년 1월호 <해운대 신문>에는 '우리는 매주 신용카드를 한 장씩 먹고 있대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더 이상 재난 지원금이나 생활 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되는,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난 일상이 빨리 오면 좋겠지만 아직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니 앞으로 배포될 계획이 있는 일회용 선불카드부터라도 수거하거나 재활용 또는 재충전하여 다시 쓸 수 있는 방법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만든 그린카드와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나, 라벨지 없는 투명한 페트병을 만든 것처럼 카드 재활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표면에 인쇄를 최대한 줄여 하얀색 카드에 꼭 필요한 정보만 넣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지금도 우리는 '매주' 신용카드 한 장씩을 먹고 있다는데 이러다가 '매일' 신용카드 한 장씩을 먹게 되면 안 되니까 말이다.

태그:#재난 지원금 선불카드, #재활용, #재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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