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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초경찰서 앞에서 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14일 서초경찰서 앞에서 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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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거세고 매서운 한파까지 겹쳐 거리 분위기는 차가웠다. 그러나 두툼한 외투와 장갑을 끼는 등 중무장을 하고 거리로 나선 이들이 있었다. 바로 소비자생협인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이다.

"소비자알권리를 지키기 위한 GMO완전표시제 캠페인 같이 먹거리 안전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내 왔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먹거리 안전을 위협한 사람이 있고, 그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 경찰서 앞에서 만난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은 '수사관 교체', '엄정한 수사 촉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서있었다. 이들은 "(30억 원대 민사소송) 사문서 위조 혐의 고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고소인으로부터 수사관 기피 신청을 받았지만 기존 수사관이 교체되지 않고 계속 사건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수사관 교체와 엄정하고 빠른 수사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거리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쿱생협은 2020년 10월 F사의 대표인 K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형사고발했다. 지난 2015년 3월 국내 최초 압착유채유 제조 공방인 ㈜순수유를 설립하고 유채씨 생산 및 유통업자 K씨의 회사인 F사와 몽골산 유기농·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 유채씨 1200톤 납품 계약을 체결한 아이쿱생협은 같은 해 8월 자체 조사를 통해 K씨가 납품하려던 유기사양 유채씨가 유기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2018년 7월 K씨가 납품하려던 유채씨에 대해 국내 2곳의 인증 검사기관에서 품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GMO가 검출됐다. 그리고 2019년 7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K씨가 납품하려던 해당 유기사양 유채씨를 '유기농'으로 표시하지 말라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K씨는 오히려 피해를 입은 아이쿱생협을 상대로 2018년 10월 출자 협약 위반을 사유로 들며 29억 4천만 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인 K씨의 패소. 그러나 K씨가 항소하여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K씨가 증거로 제출한 문서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쿱생협은 2020년 10월 K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아이쿱생협 김정희 회장이 서초경찰서에 특별수사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아이쿱생협 김정희 회장이 서초경찰서에 특별수사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 손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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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장 접수 후 K씨의 처벌을 기대했으나 1년간 수사에는 진척이 없었다. 아이쿱생협은 사건이 접수된 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 일체를 거부하고, '사건이 많다' '피의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조사를 받기 어려운 사정이라 한다'라는 식으로 수사를 미루는 수사관을 믿을 수 없고 수사에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수사관 기피 신청을 했다.

그러나 서초경찰서는 기피 신청서, 대상사건 요지, 소속부서장(팀장)의 의견서를 토대로 기피 신청 기준에 대한 서초경찰서 공정수사위원회 개최 투표 결과 불공정한 수사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관 기피 신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14일 서초경찰서 앞에서 아이쿱생협 조합원 활동가들이 모여 시위하는 모습
 14일 서초경찰서 앞에서 아이쿱생협 조합원 활동가들이 모여 시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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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사가 진척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결국 매서운 겨울 한파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집회에 참석한 관계자는 "K씨는 가짜 유기농 유채씨를 수입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해당 사실을 덮기 위해 2015년부터 문서 위조, 변조 등 위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조속히 진행되지 않는 점에 대해선 의문 투성"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이쿱생협의 법률대리인 이영근 변호사는 "서초경찰서는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문서 위조여부를 확인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지연하고 있는 등 국민 먹거리를 위협한 가짜 유기농 유통업자에 대한 수사가 조속히 진행되지 않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본 사건 조사가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한 배경 조사와 수사관 교체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이쿱생협은 GMO 유채씨가 수입될 수 있었던 사실을 두고 검역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에 식품이 수입될 때는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등에 고시된 엄격하고 철저한 절차를 따른다. 특히 GMO의 경우 식품용으로 GMO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식품위생법' 제18조(유전자변형식품등의 안전성 심사 등)에 따라 안전성 심사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중앙행정기관의 관리를 받는다.

그러나 K씨가 수백톤 규모의 유채씨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통관 및 검역 절차를 거쳤으나 GMO 유채씨가 걸러지지 않았다. 해당 유채씨는 아이쿱생협 자체 검사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어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다.

K씨는 앞서 또 다른 국내 대형 유통사에도 'Non-GMO 유기농 유채유'라는 점을 강조하여 상품을 공급한 바 있다. 이에 아이쿱생협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GMO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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