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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 당국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방역정책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 당국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방역만큼이나 중요한 개인의 기본권이 적절히 고려되고 있는지, 과도한 조치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유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접종자에 대한 비난 정당화하는 방역패스

정부 당국은 미접종자 보호를 이유로 식당, 대형유통시설 등의 이용을 제한하는 방역패스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식당의 경우, 미접종자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의 주장처럼, 비록 '눈치'는 보더라도 식당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정책의 진짜 문제는 미접종자를 문제의 근원으로 판단하게 하는 사회적 낙인을 가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미접종자에 대한 불만과 비난을 정당화하는 상황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호음까지 울리며 개인의 미접종 상황이 노출되게 하는 것은 미접종자라는 것이 의도적으로 드러나게 함으로써 개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의도하였던 그렇지 않던 정부 당국이 그런 상황을 조장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대형유통시설의 이용 제한도 그렇다. 작은 규모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유통시설의 규모에 따른 위험 수준의 차이에 대한 근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런 정책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다.

또한, 취식에 따른 비말 확산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마스크 착용 상태에서 이뤄지는 도서관 이용까지 제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어떤 조치든 있어야 한다는 고육지책으로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는 방역패스 자체에 대한 불신과 저항을 초래할 뿐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접종하지 않을 권리를 부정하고 있는 방역패스

현 방역패스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미접종자에게 최대한 불편을 주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 접종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의 권리를 부정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방역패스 반대에 대한 질병청의 입장을 밝힌 동영상에서 "신고된 백신 부작용의 90% 이상이 가벼운 증상이다"라고 설명하며 백신접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질병청의 주장대로 상당 규모의 부작용은 심각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질병청장이 언급조차 하지 않은,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했거나 극단적인 경우 회복이 불가능한 부작용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부가 백신접종의 인과관계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결코 적지 않은 사례들 말이다.

1, 2차 백신 접종 후 나 또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1차 접종을 마치고 1주일 정도 지난 후 갑자기 심한 장염이 발생해 열흘 가까이 고생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을 백신 부작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2차 접종 1주일 후 똑같은 증상으로 재차 열흘 가까이 고생하면서 접종을 마친 경험자로부터 종종 들었던 '평상시 몸의 약한 부분에서 부작용이 나타나 한참 고생했다'는 사례에 나도 해당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차례에 걸쳐 크게 고생한 후 받은 보건소의 확인 전화에 '지금은 괜찮다'고 응답하자 직원이 더 묻지 않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던 것을 기억해 보면 나의 사례는 가벼운 부작용으로도 집계되지 않았을 것이다. 심각한 부작용 사례를 많이 접하다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20일 가량 고생한 정도면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렇지만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많은 부작용의 대가를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작용의 우려를 염려한 미접종자의 선택이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할 일인지 반문하게 된다.

코로나19 문제를 다루는 정부자문위원회, 언론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한 의대 교수가 1차 접종만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나는 그 교수의 사례야 말로 지금까지 시행된 정부 당국의 백신접종 정책에서 부작용에 대한 고려가 적지 않게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성과 권위를 가지고 정부위원회에 활발하게 참여했던,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전문가의 의견도 존중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각종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의 의견도 이럴진대 질병청 콜센터에 아무리 부작용과 고통을 호소한들 그것이 중요하게 다뤄질까? 피해에 대한 호소가 상부로 보고되기보다는 그저 간단히 몇 줄로 저장된 채 종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접종자와 미접종자가 함께 가는 방역정책

많은 나라에서 방역패스와 유사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패스 자체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성인의 95% 이상이 접종을 마친 상황에서 미접종자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더 나아가 청소년의 백신접종을 독려하는 수단으로 방역패스를 활용하는 것은 제고되어야 한다. 미접종자들은 이미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의 행동반경을 최소화한 채 스스로를 보호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성숙한 사회일수록 비록 다수와 다른 판단을 하더라도, 소수의 입장을 존중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높은 백신접종 비율에 고무되어 과도한 접종자 위주의 정책을 펴기보다, 다수의 접종자와 소수의 비접종자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 자체를 부정하고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극단론자가 아닌, 그저 자신의 방식으로 코로나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미접종자 집단이 백신접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정부 당국의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는 방역 정책의 적절성에 관한 보다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방역패스를 비롯한 코로나 방역정책이 예외 없이 개인의 자유와 기본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인데 반해, 정부 당국의 입장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개인의 기본권에 관한 논의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이 정상적인 것인지 자문하게 된다.

정부 당국의 정책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완벽할 수 없는 정부 당국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쉽지 않지만 '방역'과 '개인의 기본권'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 가치가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데 필요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K-방역의 완성을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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