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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경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힌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2021년 12월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경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힌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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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음' 공개를 막을 수 있을까.

12일 <오마이뉴스>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A매체 기자가 6개월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7시간 전화 통화한 내용이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하자, 국민의힘은 "정치공작"이라면서 그 공개를 막기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2일 A매체 기자가 공직선거법(후보자 비방죄)과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고, 13일에는 첫 보도를 준비 중인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13일 "(기자) 이모씨가 접근한 과정, 대화 주제, 통화 횟수, 기간 및 내용을 보면 '사적 대화'임이 명백하고 도저히 '기자 인터뷰'로 볼 수 없다"면서 "처음 접근할 때부터 마지막 통화까지 어떠한 사전 고지도 없이 몰래 녹음하여 불법 녹음파일임이 명백하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14일 오전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진행한다. 과거 법원 판단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김건희씨 통화 녹음 공개를 막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러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금지 가처분 결정] 쟁점은 표현의 진실성과 공익보도 여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는 것은 드물다. 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그 검열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은 인격권이 침해된 후의 구제수단만으로는 그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어려운 경우 예외적으로 방송금지와 같은 사전금지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①표현 내용이 진실이 아닐 것 ②오로지 공공의 이익이 아닐 것 ③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을 것 ④표현행위의 가치가 피해자의 명예에 우월하지 않을 것 ⑤사전금지가 유효적절한 구제수단일 것과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사전금지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주희 변호사는 2021년 12월 언론중재위원회 학술지 <미디어와 인격권>에 게재한 논문 '명예훼손을 원인으로 하는 사전금지청구권에 대한 고찰 - 판례를 중심으로'에서 "표현내용인 구체적인 사실적시가 허위사실이거나 의견이나 논평이거나,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신청인에게 피보전권리가 없다고 보아 신청인의 명예훼손을 원인으로 하는 사전금지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결국 쟁점은 표현 내용의 진실성과 공익 보도 여부인 셈이다. 이주희 변호사가 분석한 법원의 결정문 가운데, 김건희씨 통화 녹음 공개와 유사한 사례는 2006년 YTN <돌발영상>에서 임종인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다른 의원과 나눈 대화를 몰래 촬영해 보도한 사건이다.

당시 서울고등법원은 공적 존재에 대한 공적 관심 사안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적 대화를 몰래 촬영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면서, 관련 영상을 삭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러한 법원 판단을 감안하면, MBC가 ①김건희씨 통화내용을 왜곡하고 ②김씨를 비방하려는 목적으로 사적인 내용을 보도하고 ③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같은 위법행위가 있지 않은 한, 방송금지 가처분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이주희 변호사는 앞선 논문에서 "명예훼손을 원인으로 하는 사전금지청구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개인은 무엇보다 표현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중심으로 입증하고, 그러한 표현이 나온 목적이 개인을 비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그로 인한 명예의 침해 정도가 심각함을 적극적으로 주장 및 입증해야 할 것"라고 밝혔다.

[음성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 사적 대화일까 인터뷰일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김건희씨 통화 녹음이 MBC를 통해 공개되는 경우, 해당 보도를 둘러싸고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같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사적 대화'는 헌법상 음성권과 사생활침해금지 원칙에 의해 누구에게나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음성권을 침해한 언론보도는 위법하다는 법원 태도를 거론한 것이다.

다만 음성권을 강조하면 그만큼 또 다른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가 위축된다. 이 같은 논란은 여러 차례 법적 다툼으로 비화됐다. 법원은 음성권을 침해한 언론보도를 위법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해당 보도의 공익성 등을 따져 손해배상 인정 여부를 판단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7년 5월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 관련해 임창건 전 KBS 보도국장 인터뷰 통화 녹음을 공개한 <뉴스타파> 보도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음성권·초상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 600만 원을 인정했다. 다만, 명예훼손은 성립되지 않고, 반론보도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의 1·2심 재판부는 당시 보도가 공익을 위한 정당한 목적임이 인정되고, 임 전 보도국장의 진술을 확보해 이 사건 보도에 사용할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임창건 전 국장)로서는 언론계 후배인 피고(<뉴스타파> 기자)와 사적인 통화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였을 것이고, 이를 보도를 전제로 하는 취재라고는 인식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뉴스타파>가 반론을 받지 않고, 음성 변조나 비실명화 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심리 불속행 기각을 통해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뉴스타파> 판결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심석태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대학원 부교수는 한국법학원 학술지 <저스티스> 2020년 12월호에 게재한 논문 "공인의 음성권에 대한 연구: '뉴스타파 판결' 분석을 중심으로"에서 판결에 의문을 제기했다.

심 부교수는 "무단 녹음이 언론 윤리적으로 권장될 사안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언론사 소속 기자가 전화를 해서 이런 공적 사안을 문의하는데 취재가 아닌 사적 대화로 알았다고 주장하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으로 적정한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권태상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2021년 6월 이화여대 학술지 <법학논집>에 게재한 논문 "자기가 한 말에 대한 권리"에서 "피고(<뉴스타파> 기자)가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불법의 정도는 제3자가 도청한 경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약하다"면서 "통화 내용을 보도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김건희씨 음성권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 김건희씨가 당시 통화를 사적 통화로 인식했는데, 그 과정에 위법은 없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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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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