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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 합시다"에 손경식 경총회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 합시다"에 손경식 경총회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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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화를 통해 (이재명) 후보님의 해박한 경제 이해와 지식에 대해 매우 감명했고 다시 한 번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경제 정책 또는 기업 관련 정책을 집행하며 꽤 여러 차례 정치적 공격을 당한 바 있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후보와 손경식 경총회장이 12일 '10대 그룹 CEO 토크 -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 마무리 발언 중 주고받은 말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총회관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10대그룹 CEO들과 만나 규제 완화, 탄소중립, ESG 경영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이 후보는 기초·광역단체장 시절 기업 유치를 이끈 사례를 소개하며 친화력을 강조하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등 일부 규제와 관련해선 기업 측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성남시의 빈 시유지를 장기임대해주면서 현대중공업R&D센터를 유치했는데, 알만한 언론들이 왜 기업에게 시유지를 빌려줬냐고 비난하더라. 빈 땅이 아까워 호텔을 하나 유치했더니 왜 호텔에다가 시유지를 싸게 줬다고 공격하더라. 정치하는 사람은 비난받으면 손해니까 논쟁의 여지가 있거나 의심받을 여지가 있으면 안 해버린다.

제가 제일 자랑하고 싶은 게 시흥에 있는 웨이브파크라고 인공서핑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경기도지사 취임 후 민원이 들어왔는데 어느 지방 도시에 웨이브파크를 만들려는데 2년 6개월 간 인허가가 나지 않았다더라. 그래서 경기도에서 TF팀을 만들어 시흥으로 유치해 2년 만에 다 끝냈다. 1만 50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 지방에 생겼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나. 결국 공직자의 태도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책임자의 중요한 역할은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의 개선이고 그 핵심은 결국 경제에 있다"라며 "더 좋은 일자리, 더 높은 소득, 더 많은 매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국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한다면 그것만큼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가 어딨겠나"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선 "자칫 잘못하면 생각지도 못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에 경영계에서 걱정하시는 것 같다"라며 "한국은 산업재해율과 산재사망률이 높은 나라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특히 중대재해를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측도 고민이 되겠지만 산재로 아까운 목숨을 잃는 이들이 연간 2000명을 넘어섰다. 이들과 가족의 입장에선 심각한 주제"라며 "산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있으면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문제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위기 시대, 관료보다 시장이 뛰어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 두번째)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 합시다"에서 참석자들과 토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 두번째)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 합시다"에서 참석자들과 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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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손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하범종 LG 사장, 고수찬 롯데지주 부사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조현일 한화 사장, 우무현 GS건설 사장, 오세헌 한국조선해양 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했다. 아래 이들과 이 후보가 나눈 질의응답을 1문1답으로 요약한 것이다.

- 저뿐 아니라 기업인들이 체감하는 규제는 오히려 늘고 있다. 역대 정부도 (규제 개혁을) 약속했지만 후보님께선 소위 규제 개혁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떻게 해결해 나가실지 말씀을 듣고 싶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직업 공무원 제도는 매우 유용하고 안정적이다. 근데 정년, 권한,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자기를 중심으로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정책은 수요자 중심이어야 하는데 공급자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결국 임명 권력을 지휘하는 선출 권력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이다. 회사의 운명도 CEO가 누군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나. 저는 가능하면 시장을 믿어주자는 생각이다. 합리적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 시장가격과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매우 유동적인 격변기이다. 저는 이 위기를 극복해 기회를 만드는 판단이나 정보 능력은 관료보다 시장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 과거엔 기업이 이익을 최대화해 주주들에게만 과실을 돌아가게 했다면 IMF 이후엔 주주뿐만 아니라 이해 관계자들, 지역, 국가, 인류와 이익을 나눠가지는 움직임이 글로벌화됐다. 후보님께서는 기업가 정신 고취나 기업 활력을 재고할 보완책이 있으신가. (하범종 LG 사장)

"원래 자본주의 사회에선 개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책임도 그에 상응하게 지도록 하지 않나. 근데 인류는 법인이란 획기적인 새 제도를 만들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도전하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혁신을 추구하고 위험 속에서 도전을 하는 게 기업의 핵심이라고 본다. 정부의 역할은 개인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규제란 게 없을 순 없다. 기업도 국가 공동체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규제가 누구에겐 보호막일 수 있고 누구에겐 억압일 수 있으니 그 경계 지점을 잘 정해 설득해야 한다. 빈말이 아니라 우리가 선도국가로 나아가려면 지금의 위기국면이 오히려 기회이고 핵심은 규제 합리화라 생각한다. 결국 의지에 달려 있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 많은 기업들이 청년들이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의 육성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과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청년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훈련, 창업 정책, 지원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듣고 싶다. (고수찬 롯데지주 부사장)

"세상이 정말 많이 변했다. 고용 증가분을 보면 취업보다 창업이 훨씬 많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 사회도 창업 중심 국가로 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문제는 시장에 자유롭게 맡긴다고 될 일이 아니란 것이다. 인재양성 공간, 기술개발 지원, 아이템 및 재정 지원, 매출 지원 등이 필요하다. 우린 도전이 쉽지 않다. 첫 도전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음 도전이 거의 불허되는 사회다. 재도전이 가능한 사회라면 도전도 쉬울 거고 성공 확률도 점점 높아질 것이다. 재기 지원 정책들이 많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 합시다"에 앞서 손경식 경총회장으로부터 경영계 건의서를 전달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 합시다"에 앞서 손경식 경총회장으로부터 경영계 건의서를 전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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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은 우리처럼 제조업 강국이다. 이런 독일이 최근 정부를 개편하며 산업, 에너지, 기후변화 정책을 통합해 부총리급으로 경제기획부를 만들었다. 후보님도 기후에너지부를 공약했는데 시의 적절하다 생각한다. 하나 더하자면 (기후·에너지뿐만 아니라) 산업 정책까지 포함한 부처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제안드린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일리있는 지적이다. 저희도 기후에너지부만 이야기한 건 아니다. 기존 정부부처 편제가 매우 경직돼 있고 칸막이도 심하단 생각이다. 저흰 과학기술 부분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려고 한다. 결국 미래산업의 핵심은 과학기술에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 부분을 총괄하며 산업 정책 분야를 통합하면 충분히 말씀하신 취지를 달성할 거라 생각한다.

한편 2026년이 되면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부담금이 생길 텐데 우리가 당장 힘들다고 대처를 미루면 (그때) 큰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우리가 스위스 방식을 한 번 배워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스위스는 탄소부담금을 일반회계가 아닌 특별회계로 만들어 65%를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쓰고 35%는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나라라 한국과 다르단 평가가 있지만, 우리도 지금 당장 힘들다고 버티기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산업의 구성도 변하고 있다. 컴퓨터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이고 그걸 잘 하는 사람이 공급돼야 하는데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10년 전과 똑같다. 반면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은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서울대가 그러한 이유는 수도권 과밀인구 억제 정책 때문이다. 과감히 늘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손경식 경총회장)

"정말 재밌는 지적이고 또 매우 아픈 지적이다.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한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이대로 가면 국가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태인데, 당장 이렇게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근데 스탠포드 대학은 미국 입장에서 지방대학이다. 지금 막 떠오른 게, 우리도 포스텍(포항공대) 같은 곳 정원을 늘리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와 그런 지적을 조화롭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태그:#이재명, #CEO, #손경식, #경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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