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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중인 고층아파트의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
▲ 공사 중 고층아파트 구조물 붕괴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중인 고층아파트의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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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듣자마자 '아 이번에도 공기를 맞춘다고 서두르다 일이 발생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 30대 건설노동자 김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고 원인을 '공기(공사기간 : 건설공사의 계약 착수일로부터 완료일까지의 기간) 단축'에서 찾았다. 이날 붕괴 사고로 6명의 노동자들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들은 당시 외벽과 구조물이 무너진 28∼31층에서 창호작업과 소방설비 등 내부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8층 양쪽 외벽 등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김씨는 통화 내내 "건설현장에서 공기 단축에 대한 근본적인 체계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이런 사고는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애초에 콘크리트 양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하 동시 작업을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겨울에는 특히 더 그렇다. 콘크리트 양생이 다 이뤄진 후에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공기 때문에 불량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발생한 거다."

국토교통부 훈령에는 공사 준비기간과 비작업일수, 작업일수, 정리기간 등을 포함하는 일자를 공기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김씨 말대로 정해진 기간 안에 하달된 금액에 맞춰 공사를 마쳐야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춥고 눈오면 콘크리트 양생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거푸집(갱폼) 붕괴와 콘크리트 양생(굳힘) 불량을 꼽고 있다. 실제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공동주택 시공 시 설치하는 '갱폼'이 무너지면서 타워크레인 지지대(월타이)가 손상되고 외벽도 붕괴돼 이번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원인은 당국의 조사가 더 이뤄져야 하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은 지금까지 발표된 사고 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 지역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관리직(소장)으로 일하는 40대 박아무개씨는 "고층아파트를 올릴 때 가장 중요한 게 골조와 콘크리트 양생이다. 날이 좋을 때는 보통 7일이면 양생이 60% 이뤄지지만 겨울에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요즘처럼 춥고 눈이 날리는 날이 많으면 양생은 당연히 늦어진다. 이 말은 곧 그만큼 공기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시공사 입장에서 비용의 증가와 즉결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현장에 300여 명의 인부가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비 임대 비용을 제하더라도 양생 지연 때문에 공기가 늘어나면 인건비 등으로 하루 최소 5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는 손해가 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한 압박이 이어졌을 거고, 현장 관리자들은 하청업체에 공기를 강조하며 작업을 재촉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사고 현장에서는 닷새마다 한층씩 아파트가 올라갔다는 작업자 증언이 나온 상태다. 이는 콘크리트 양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층을 계속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박씨는 이어 "기본적으로 양생이란 게 물과 시멘트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철근과 제대로 결합하는 건데 붕괴 영상을 보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리더라. 아래층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위층에 콘크리트를 쏟아부으면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라고 부연했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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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고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11일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작업중지 명령도 내렸다. 12일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시내에서 진행하는 모든 공사를 중단시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9명이 숨진 광주 학동 참사를 낸 시공사다. 그러나 불과 7개월 만에 또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사고 이후 국회는 '광주 학동 참사를 방지하겠다'며 붕괴사고가 발생한 11일 건축물 해체 공사 현장 점검 의무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언급한 30대 건설노동자 김씨는 "아무리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말해도 불법하도급과 공기 압박이 존재하면 사고는 언제든 반복될 것"이라면서 "기본을 지키지 않는 이런 행태가 이어지면 말 그대로 현장에선 운이 좋아야만 살아남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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