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 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관련사진보기


"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일곱 글자다. 윤 후보는 8일 원일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명칭만 변경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같은 날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가 맞다"면서 "더 이상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닌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이미 여가부 예산에 대부분이 가족·청소년 정책에 치중돼 있다는 점이다. 윤 후보 주장대로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총괄할 필요가 있다면 새 부서를 신설하는 것보다 기존에 여가부가 추진해온 사업들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으로 보인다.

'2021년도 여성가족부 소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개요'에 따르면 2021년 여가부 총예산은 1조 2800억 원 규모로 2021년 전체 예산 558조 원 중 약 0.2%의 비중을 차지한다. 여가부의 예산은 예산과 기금을 합쳐 구성돼있다. 2021년 기준 예산이 5929억 원, 기금이 6880억 원이다.

먼저 예산을 살펴보자. 2021년 여가부 예산 5929억 원 중 인건비와 기본 경비 등을 제외한 사업비는 5207억 원이다. 사업분야별로 예산이 많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가족 정책 및 돌봄지원(2817억 원) ▲청소년정책 및 역량강화(999억 원) ▲성평등정책기반강화 및 여성경제활동지원(879억 원) ▲여성아동인권보호(282억 원) ▲여성가족청소년정책일반(225억 원) 순이다.

이처럼 총 사업예산 5207억 원 중 3816억 원이 가족 정책 사업과 청소년 정책 사업에 해당되어 있다. 총 사업예산의 약 73%다. 해당하는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약 66%)을 차지하는 사업은 아이돌봄지원으로 2514억 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청소년관련 산하기관 등 지원 491억 원, 청소년수련시설 건립 220억 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운영 200억 원 등 청소년기관 및 가족 정책 사업의 예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족 및 청소년 정책을 제외한 나머지 27%를 차지하는 1391억 원 중 가장 큰 비중(약 50%)을 차지하는 사업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예산으로 701억 원이다. 이외에도 아동·여성안전정책 지원에 198억 원, 정보화 추진에 122억 원, 유엔여성기구 기여금 및 국제개발협력 등 국제네트워크 활성화 추진에 80억 원의 예산이 쓰이고 있다.

굳이 여가부 폐지하겠다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으로 기금을 살펴보자. 2021년 여성가족부의 기금은 총 6880억 원으로 양성평등기금이 5190억 원, 청소년육성기금이 1640억 원이다. 이중 사업비가 각각 4676억 원, 1395억 원이다.

양성평등기금 사업비 4676억 원 중에서는 한부모가족 지원 예산이 318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약 68%)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건강가정 및 다문화가족 지원이 925억 원,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331억 원 등 양성평등기금도 예산과 마찬가지로 가족 정책 사업이 사업비의 대부분이다.

청소년육성기금 사업비 1395억 원 중에서는 청소년 사회안전망구축이 948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약 68%)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청소년 참여 및 활동지원이 310억 원, 청소년시설 및 단체지원이 59억 원 등 청소년육성기금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청소년 정책이 사업비의 대부분이다.

이처럼 여가부의 예산과 기금 모두 사업비 대다수가 가족·청소년 사업에 할애돼 있다. 윤 후보 말마따나 여가부를 폐지하고 아동 및 가족 문제를 총괄하는 부서를 신설한다 해도 여가부 예산 대부분이 해당 신설 부서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굳이 여가부를 폐지하겠다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가부 예산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면 여가부를 향한 젊은 남성들의 적개심을 이용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윤 후보는 경력단절여성 문제나 성폭력 재발방지사업, 폭력피해이주여성 지원사업 등 여가부 내 여성 정책에 대해 여가부 폐지 이후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일언반구조차 없다. 여성문제를 다루는 부서를 폐지한다면서 정작 향후 여성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침묵하는 꼴이다. 대신 윤 후보는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언급했다. 여성을 아동과 가족이라는 프레임 하에서만 바라보는 가부장적 시각의 소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름대로 읽고 나름대로 씁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