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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시즌 2"를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맘스하트카페에서 열린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 국민반상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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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탈모 공약'이 화제를 이어가는 듯하군요.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기대로 많은 탈모인들이 환호하는 한편,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되어야 할 시급한 치료제들이 있는데 탈모 공약은 포퓰리즘일 뿐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를 꺼내보려고 합니다. 

2016년 5월 A씨는 호텔의 행사 아르바이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근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호텔로 찾아갔지요. 그런데 A씨가 '대머리'인 걸 본 채용담당자는 근무할 수 없다고 통보합니다. 호텔에서 한 번도 대머리인 사람을 채용한 적 없다나요 뭐라나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경비원을 하려고 지원서를 들고 갔는데 가발을 착용한 대머리인 사람은 채용할 수 없다며 지원서 접수를 거부당했습니다. 경비업무는 의전 업무도 포함해서 가발이 안 된다나 뭐라나요... 

거꾸로, 가발 착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채용이 취소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시설관리 업무였는데, 시설을 보수하고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건물에 입주한 고객사 임직원들을 만날 수도 있어서 용모가 기술역량만큼 중요하다나 뭐라나요... 

탈모약 건보급여 적용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일

탈모치료제를 그저 미용·성형의 영역으로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 검토는 건강보험 제도의 보장성 확대라는 맥락에서 체계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 분명합니다. 만약 탈모인들이 겪는 곤경에 공감하는 거라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보다 먼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입니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로 정의됩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는 없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에게서 모발이 존재하는 부위가 있을 뿐입니다.

거기에 모발이 없다는 이유로 겪는 차별은 시선이나 조롱 같은 데 머무르지 않습니다. 차별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차별을 이대로 두고 치료제를 더 많이 복용하게 하는 것은 유일한 방법도 최선의 방법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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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정의당·4대종단·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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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례들은 모두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로 판단한 진정례입니다. 반면, 개그프로그램에서 대머리를 비하한 표현이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진정이 있었는데 인권위는 각하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더라도 비슷할 것입니다. 차별금지 영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유사한 상황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차별을 주장하고 차별이 인정되고 그로 인한 피해의 회복과 재발방지 조치들이 이루어진다면, 방송에서의 비하 표현도 차츰 사라지겠지요. 대선 후보 정도 되면 이 정도의 전망은 내어놓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지금의 후보들에게 그 정도를 기대하기는 난망한 탓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단' 활동을 1월 11일 시작합니다. 차별금지법 만들려니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 한숨이 나오면서도 설렘을 숨길 수가 없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