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두산은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지난 시즌 두산은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 두런두런2.0

 
지난 시즌을 앞두고 팀 내 FA만 무려 7명이 신청하였고, 3명이 두산을 떠났다. 두산의 중심타선에서 활약했던 최주환과 오재일이 각각 SSG(당시 SK)와 삼성으로 이적하였고, 이용찬도 5월에 NC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나마 잔류한 4명 중 팀의 핵심 선수인 3루수 허경민과 외야수 정수빈이 있다는 점이 두산에게는 위안거리였다.

지난 시즌 8월까지 두산은 42승 2무 47패로 5할 승률에서 -5로 정규리그 7위를 기록중이어서 "두산이 이번에는 힘들 수도 있겠다"라는 전망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9월 성적 16승 3무 8패 승률 0.667, 10월 성적 13승 3무 10패로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4위로 시즌을 마감, 와일드카드에 진출해 가을 두산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설상가상 포스트시즌을 국내 선발로만 가동해야 하는 악의 상황임에도 키움, LG, 삼성을 차례대로 이기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였고, 비록 kt에게 4전 4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지난 시즌이었다.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이지만, 또 다시 전력에 비상이 생겼다. 두산의 현재 상황을 알아보았다.

1. 또 내부 FA 이적, 두산의 90s 트리오 박건우 NC행

두산의 90s 트리오로 불리는 허경민, 정수빈, 박건우는 1990년생 동갑내기로 2009년에 같이 입단한 두산의 동기들이다.

박건우보다 먼저 FA 자격을 갖춘 허경민과 정수빈은 2020시즌 끝나고 FA 신청을 한 결과, 허경민은 4+3년 최대 85억 원, 정수빈은 6년 최대 56억 원에 계약하며 둘 다 두산에 잔류하였다. 허경민과 정수빈도 언론에서 "박건우가 두산에 잔류하여 90s가 계속해서 두산에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었다.
 
 6년 총액 100억원에 두산을 떠나 NC로 이적한 외야수 박건우

6년 총액 100억원에 두산을 떠나 NC로 이적한 외야수 박건우 ⓒ NC다이노스


그러나 지난 14일, 박건우가 계약 기간 6년 동안 계약금 40억 원에 연봉 54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을 포함하여 총액 100억 원에 NC로 이적하며 90s 트리오가 두산에서 같이 뛰는 모습은 이제 볼 수 없게 되었다.

박건우는 두산에서 본격적으로 주전을 잡은 2016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3할의 타율과 세 자리 수 안타를 치는 컨택율이 높은 우타자로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있는 타자이다. 지난 시즌에도 타율 3할에 출루율 4할을 기록하였고, 수비 실책도 단 1개에 불과했다. 

최주환과 오재일에 이어 이번에 박건우까지 이적하면서 2년 연속 내부 FA 단속에 실패한 두산베어스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3번타자와 우익수 자리에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2. 또 다른 내부 FA, 거포 김재환의 잔류

두산은 이번 내부 FA가 박건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좌타 거포 김재환도 있다. 이번에 두산에서 2명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왔다. 둘 다 팀에서 주전 좌익수와 우익수이자 중심타선의 역할을 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박건우가 NC로 이적하면서 남은 내부 FA인 김재환은 반드시 잔류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만일 김재환마저 타팀으로 이적하게 되면 4번타자도 찾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4년 총액 115억원에 두산에 잔류한 외야수 김재환

4년 총액 115억원에 두산에 잔류한 외야수 김재환 ⓒ 두런두런2.0


김재환이 4년 동안 계약금 55억 원에 연봉 55억 원, 인센티브 5억 원을 포함하여 총액 115억 원을 받는 조건에 두산 잔류를 택하면서 한시름 놓게 되었다.

김재환도 본격적으로 주전을 잡은 2016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였고, 2018시즌에는 0.334의 타율과 44홈런 133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기록하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및 홈런왕과 타점왕을 수상하였고, MVP까지 차지하였다. 

김재환은 인터뷰에서 "다른 구단에서 나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산만큼 확실히 나한테 구체적으로 처음부터 신경을 썼던 구단은 없었다. 나 자신도 두산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두산에 대한 애정을 밝힘과 동시에 "두산에 잔류하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3. 불펜 보강, 임창민과 김지용 영입

지난 시즌 두산의 정규리그 불펜 방어율은 4.06으로 리그 3위로 LG, kt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들이 이탈하다 보니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특히 홍건희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에서 65경기로 두산 내에서 가장 많이 등판하였고, 74.1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였다. 올 시즌에는 이영하가 다시 선발로 복귀하는 상황이어서 홍건희, 김강률과 같이 불펜에서 한 축을 담당할 선수가 필요했으나 이번 FA 시장에 불펜 투수 자원이 없었다.

두산의 선택은 방출 선수 영입이었다. 지난 시즌 NC에서 뛴 임창민과 연봉 1억 2천만 원에 LG에서 뛴 김지용을 연봉 6천만 원에 계약하였다.

임창민은 중간만이 아니라 마무리투수 경험도 있는 알토란 같은 투수로 지난 시즌 NC에서 46경기 등판하여 40.1이닝 동안 3패 17홀드 방어율 3.79 출루허용률 1.36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김지용은 지난 시즌에는 3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016시즌 LG에서 51경기 등판하여 63이닝 동안 3승 4패 17홀드 방어율 3.57 출루허용률 1.11로 LG 불펜에서 활약을 하였고, 이후 2017~2018 2시즌 동안 방어율은 5점대, 출루허용률은 1.3이었으나 50경기 안팎을 등판하며 LG 마운드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두산은 임창민과 김지용이 두산 불펜에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 외국인 선수 구성 사실상 완료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한 팀은 두산베어스다. 기존의 외국인 선수였던 투수 미란다와 타자 페르난데스는 재계약으로 가지만,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투수 로켓과는 결별을 택하였다. 

지난 시즌 제 8회 최동원상,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그리고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계약금 30만 달러에 연봉 160만 달러를 포함하여 총액 190만 달러에 재계약하였다.

비록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막바지에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긴 했으나 28경기 등판하여 173.2이닝 동안 14승 5패 방어율 2.33 출루허용률 1.14로 방어율 1위를 기록하여 방어율왕 타이틀을 차지하였고, 특히 탈삼진 225개로 기존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이었던 1984년 롯데 최동원의 223개를 넘어서며 탈삼진왕 타이틀도 차지하였다.

지난 시즌에는 로켓과 최원준에 이어 3선발로 시작했던 미란다는 이번 시즌에는 1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란다와 원투펀치로 이룰 외국인 투수로 우완 강속구 투수 로버트 스톡과 계약금 10만 달러에 연봉 4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하였다.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톡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톡 ⓒ 두산베어스

 
직구 평균 구속이 155km로 상당히 빠른 공을 던지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터 등의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지난 시즌에는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입고 3경기 나와서 2패 방어율 8.00 출루허용률 2.11을 기록하였다.

다만, 스톡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55경기 중 3경기만 선발로 나오고 나머지는 모두 불펜으로만 나왔다. 마이너리그에서도 230경기를 나왔지만 선발로는 13경기에 불과하다. 두산에서는 풀타임 선발을 뛰어야 하는 상황인데,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다는 점이 하나의 위험 요소다. 

그러나 두산에서는 "2019시즌 후반기부터 꾸준히 선발 준비를 했으며, 이닝 소화 능력도 갖췄다"라는 말과 함께 스톡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음을 밝혔고, 스톡 역시 이러한 우려에 대해 "내 장점은 발전하는 능력이다. 여러 우려를 지우기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 팬들이 나의 빠른 볼을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외국인 타자와의 계약이 남았는데, 두산 관계자에 의하면 "기존의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은 확정이다. 다만, 여권 기한이 만료가 되어서 재발급하는 과정에서 지금 차질이 생기고 있다. 모든 절차가 끝나는대로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하였다. 이변이 없는 한 페르난데스와 4년 연속 동행은 확정이다.

2022시즌은 두산의 사령탑인 김태형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이다. 두산과 재계약을 할 수도 있고 두산을 떠날 수도 있다.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년 만에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도전하는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두산의 마지막 동행이 될 수도 있는 2022시즌이기에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두산베어스 스토브리그 FA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KBO리그 기사 및 칼럼 / 포털에 올라온 중첩된 기사는 웬만하면 쓰지 않으려고 함 / 데이터를 토대로 한 유익한 글 쓰기 / 프로가 아니어서 미흡한 점이 많지만, 배워가며 발전하겠습니다. 악플이 아닌 이상 쓴 소리도 달게 받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