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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년=100)으로 작년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청량리 청과물시장
 통계청은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년=100)으로 작년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청량리 청과물시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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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버섯칼국수집은 지난 1일부터 버섯매운탕 1인분 가격을 8000원에서 1만 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설렁탕집은 1인분 가격을 1만 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올렸습니다(<문화일보> 1. 8).

이렇듯 요즘 밖에서 식사하면 밥값이 평균 만 원 정도 합니다. 7000~8000원은 싼 편이고 만 원이 넘어야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난 7일 스타벅스가 7년 6개월 만에 커피값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커피 전문점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재 주요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아메리카노는 커피빈 4800원, 엔제리너스 4300원, 파스쿠찌 4300원, 투썸플레이스 4100원, 할리스 4100원, 스타벅스 4100원, 이디야 3200원입니다(<뉴시스> 1.7). 도미노로 인상된다면 아메리카노 한 잔 평균이 대략 5천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밖에서 점심 먹고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는 이들은 거의 1만 5000원을 써야 합니다. 

식품·음료 값만이 아니라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물가 전체가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은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년=100)으로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체감물가를 설명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대비 3.2% 올라 2011년(4.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연합뉴스> 2021.12.31).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입니다. 올해도 높은 물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고통스러운 상황이 닥쳤을 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은 위안을 줍니다. 그런데 고물가 현상이 잠깐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했다가 점점 더 확대하자 지난해 12월 15일 "우리가 직면한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바라던 인플레이션이 아니었다"라며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를 인정했습니다(<미디어오늘>, 1.3>. 

코로나 대유행으로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자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반면 각국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막으려고 시중에 돈을 많이 풀었습니다. 공급은 줄었는데 수요는 늘어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물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코로나가 종식되면 이 상황도 끝날까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만일 끝난다면 코로나로 인한 고물가 상황도 끝날테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도 고물가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박정호 부원장은 5일 문화방송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 나와 그동안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해온 중국이 더는 이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고물가가 지속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때 중국산하면 싼 물건을 떠올릴 정도로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넘쳤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의 공습은 실로 막대했습니다. 중국이 30여 년 전 세계 시장에 편입된 이래 저렴한 인건비로 저가의 제품을 다량으로 생산한 덕분에 지금까지 인류는 유례 없는 저물가 시대를 누렸습니다. 동유럽 국가들도 중국과 비슷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상황이 변했습니다. 중국과 동유럽의 인건비는 더는 저렴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패권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을 누르려고 무역 제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즉, 관세나 무역 보복 조처를 통해 중국의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이 말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고, 그에 따라 세계에 공급되는 물자가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이 상황은 미래 예측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박 부원장은 이외에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에너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오르고(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84.9%, 천연가스는 80% 가까이 상승 <한겨레>, 2021.12.29),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그만큼 임금이 인상돼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딜레마

'잠깐이라 믿고 싶지만 외면할 수 없는 고물가 시대'라는 말(<매일경제> 2021. 11.25)처럼 이제 더는 사고 싶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저렴하게 사거나 이용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30여 년간 중국과 동유럽에서 쏟아져 나온 저가의 제품 덕에 '원래 세상은 이렇게 물자가 풍부한가 보다'라며 물가 걱정없이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낯선 세상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2022년 경제의 화두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입니다. 각국은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고 공급망을 정비하고(공급을 늘리고) 금리 인상(수요는 줄이고)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급을 늘리자니 고민입니다. 풍부한 물자를 공급하려면 자원을 캐내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공장을 돌리고 물건을 운반해야 하는데, 그러면 기후 변화에 부딪힙니다. 친환경 에너지로 물건을 생산하면 되지 않겠느냐 싶겠지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더 많은 광물자원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에는 막대한 양의 광물자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광산에서 채굴과 제련을 하면서 또다시 환경을 파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시사저널>, 1.8>.
    
지금처럼 풍족하게 쓰면서 지구 환경도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것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만큼이나 앞뒤가 안 맞습니다. 고물가와 환경 사이에서 우리가 빠진 딜레마입니다.

덧붙이는 글 | 출처

<문화일보>, 설렁탕 1만2000원… 직장인들 “점심 먹으러 나가기 겁나요”
<뉴시스>, 커피값 도미노 인상 초읽기…스타벅스, 7년6개월만에 가격 올려
<연합뉴스>, 올해 소비자물가 2.5% 상승…10년 만에 최고
<미디어오늘>,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의 딜레마
<한겨레>, 에너지 가격 급등에 교역조건 크게 악화
<시사저널>, 에너지 전환 이면의 불편한 진실


태그:#고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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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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