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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켄노조를지원하는모임 오자와 다카시 사무차장..
 한국산켄노조를지원하는모임 오자와 다카시 사무차장..
ⓒ 한국산연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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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서 꿋꿋이 싸워나갈 것이고, 한국산켄노조를 지원하는 투쟁에 다시 합류해 일본과 한국의 노동자민중의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또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고 식민지 통치를 한 사실에 관한 잘못된 역사 인식을 규탄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투쟁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것으로 여러분의 지원에 보답하고자 한다."


'한국산켄노조를 지원하는모임' 오자와 다카시(71) 사무차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석방(보석)된 뒤 보내온 감사편지 내용이다. 다카시 사무차장은 일본에서 한국산연 노동자들을 위해 연대집회를 하다가 일본경찰에 체포·기소된 뒤 7개월 넘게 구속됐었다. 그에 대한 형사재판은 오는 3월부터 열릴 예정이다.

그가 구속됐을 당시 한국에서 윤미향 국회의원을 포함해 41명이 석방과 불기소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사이타마지방검찰청에 보낸 바 있다. 이에 다카시 사무차장이 석방에 힘을 모아준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경남연대' 등에 감사 인사를 보내온 것.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지회장 오해진)는 석방된 다카시 사무차장으로부터 받은 감사편지를 7일 공개했다.

다카시 사무차장은 "한국의 일본계 기업과 관련된 노동분쟁이기는 하지만 자국의 국민이 아닌 사람에게 타국의 국회의원이 큰 관심을 가지고 기소하지 않도록 요구한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저는 받아들였다"며 "정말 고마운 일이고, 너무나 큰 용기를 받았고, 격려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일본계 기업의 횡포는 일본인의 문제이며, 일본계 기업에 의해서 해고된 한국 노동자의 투쟁을 지원하는 것은 일본의 노동자와 민중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 국회의원 여러분께서 바다를 넘어 국경을 넘어 지원해 주신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얼마나 힘이 났는지 모른다"며 "한국 국회의원들의 지원 덕분에 옥중에서도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본자본(산켄전기)은 1974년 창원마산자유무역지역에 '한국산연'을 설립해 엘이디(LED) 조명 전원 등을 생산·유통해오다 2020년 7월 해산·청산을 발표했고, 올해 1월 폐업했다.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는 일본 원정투쟁에 나서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갈 수 없었다. 앞서 2016년 정리해고 때 노동자들은 원정투쟁을 벌였고, 당시 회사로부터 '정리해고 철회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원정투쟁을 할 수 없게 되자 일본 시민·노동단체가 모여 '한국산켄노조를 지원하는 모임', '사아타마 시민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산켄전기 본사 앞을 비롯해 곳곳에서 한국산연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카시 사무차장이 지난 해 5월 산켄전기 본사 앞 선전전 도중 경찰에 연행·구속됐던 것이다. 당시 일본경찰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와 폭행 혐의로 그를 연행했다.

한편 부산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은 지난해 12월 산켄전기 본사에 '노사갈등 해소를 위한 협조 요청'을 했지만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연지회는 "'산켄전기'와의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지지와 연대로 노동자생존권을 되찾겠다"고 했다.

다음은 오자와 다카시 사무차장의 편지 전문이다.

석방 보고와 감사

지난 12월 27일 저녁, 저는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보석 석방됐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께 크나큰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보고와 감사말씀이 늦은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12월 초에 3번째 보석 신청이 각하됐기에 연내에는 아마 보석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감옥 속에서 새해를 맞이할 각오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여러분의 지원 덕분에 이렇게 연내에 석방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고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가족과 함께 따뜻한 가정에서 새해를 지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산켄의 해산·노동자 해고에 대해 한국의 공적 기관인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제시한 화해 권고를, 지금까지 한 번도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응하지 않았던 일본 산켄전기 본사에 전달함으로써 노사 협의에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본사의 책임있는 부서와의 면담을 요구했습니다. 이 일 때문에 체포(5월 10일), 기소(5월 31일)돼, 약 7개월 반 구속된 후, 간신히 12월 27일에 보석됐습니다.

한국의 41명 국회의원 여러분들께서 저에 대한 부당한 구속에 항의하고 기소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탄원서를 사이타마지방검찰청에 제출해 주셨습니다.

한국의 일본계 기업과 관련된 노동분쟁이기는 하지만 자국의 국민이 아닌 사람에게 타국의 국회의원이 큰 관심을 가지고 기소하지 않도록 요구한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고, 너무나 큰 용기를 받았고, 격려를 받았습니다.

일본계 기업의 횡포는 우리 일본인의 문제이며, 일본계 기업에 의해서 해고된 한국 노동자의 투쟁을 지원하는 것은 일본의 노동자와 민중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 국회의원 여러분께서 바다를 넘어 국경을 넘어 지원해 주신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얼마나 힘이 났는지 모릅니다. 한국의 국회의원님들의 지원 덕분에 옥중에서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3월 경에 시작될 재판을 꿋꿋이 싸워나갈 것이며, 한국산켄노조를 지원하는 투쟁에 다시 합류해 일본과 한국의 노동자·민중의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또한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고 식민지통치를 한 사실에 관한 잘못된 역사 인식을 규탄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투쟁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것으로 여러분의 지원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지원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인사 드리며 이것으로 석방인사를 갈음하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매서운 추위가 계속됩니다만 건강을 챙기시면서 활약하시기를 빕니다.

2022년 1월 3일 한국산켄노조를지원하는모임 사무차장 오자와 다카시

 
한국산켄노조를지원하는모임 오자와 다카시 사무차장. 2016년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원정 투쟁 때 모습.
 한국산켄노조를지원하는모임 오자와 다카시 사무차장. 2016년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원정 투쟁 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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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연 노동자들이 '폐업 철회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11월 4일 아침 일본 시민-노동단체가 산켄전기 본사 주변에서 연대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폐업 철회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11월 4일 아침 일본 시민-노동단체가 산켄전기 본사 주변에서 연대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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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산연, #산켄전기, #오자와 다카시,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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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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