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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망대책마련공동캠페인단,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서 2021년 4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하고 있다.
 산재사망대책마련공동캠페인단,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서 2021년 4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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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8, 2021년 산업재해(질병, 사고)로 세상을 떠난 노동자들의 숫자(2021년 9월까지 발표된 산재사망자 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바탕으로 한 2021년 산재사망자 추정값)입니다. 그리고 512는 그들 중에서 추락 등 재해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숫자입니다. 

노동건강연대는 산재사망노동자의 소식을 알리는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laborhell_korea), 온다프레스 출판사와 함께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를 기록한 책 <2438, 512>를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출간합니다.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다"

'매일 5~6명의 노동자들이 아침에 출근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지 못합니다.' 이 짧은 문장에 충격, 슬픔, 분노 등을 느끼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많습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농어업 (이주)노동자, 군인,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그리고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나 자영업자들을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더 커지겠지만 그 숫자가 우리에게 주는 울림이 크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매해 2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한다는 진실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던 것은 그 죽음의 숫자를 우리가 접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년 전 노동건강연대가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노동자 산재 사망이 언론 보도든 다른 형태로든 '가시화'되는 경우는 극히 적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족을 잃은 고통으로 애통해 했지만 그 슬픔은 변방의 작은 소음에 불과했습니다. 한 개인의 슬픔이고 운명일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사건의 크기,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산재사건의 진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노동건강연대는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함께 들여다보고 함께 슬퍼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처럼 국가기관이 매일의 산재 사망 노동자 수를 공표하라고 한 것이 노동건강연대 초기의 요구였습니다. 일단 알아야 슬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노동자가 사망한 기업 앞에 가서 "이 기업은 노동자를 죽인 기업입니다"라는 문구가 써진 선전판을 들고 서있기도 했습니다. 알음알음 아는 기자분들에게 노동자 산재 사망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달라고 요청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산재사망의 진실을 가려졌고, 그다지 심각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을 드러내는데 정부도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알려야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노동자 죽음을 드러내기
 
노동건강연대 연재 기획 '이달의 기업살인'
 노동건강연대 연재 기획 "이달의 기업살인"
ⓒ 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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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건강연대는 매달 지난달 '가시화'된 산재 사망을 최대한 모아 <오마이뉴스>와 함께 연재 '이달의 기업살인'을 펴내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단신 처리된 기사를 통해 수집된 정보라 정보의 양이 많지 않습니다. 단편적이고 파편적인 사실들의 조각에 가깝습니다.

모든 산재 사망이 언론을 통해 가시화되는 것은 아니기에 산재 사망 전체를 다 포괄하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작업을 지속하는 것은 이러한 조각과 파편으로 '조각보'를 만들고 '퍼즐'을 맞춰주실 분들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일을 하다 사망한 노동자의 소식을 알리는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
▲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 매일 일을 하다 사망한 노동자의 소식을 알리는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
ⓒ 노동건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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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한 분이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이달의 기업살인'과 비슷하게 노동자 사망의 조각을 매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정이었습니다. 계정의 운영자인 이현님을 만나 왜 이런 소식을 알리냐고 물어보니, 산재사망을 막기 위한 해결책에 다가가기 위해 산재사망의 아주 일부분이라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록 단편적인 산재사망의 '진실'이었지만 노동자 사망문제를 전문적인 안전 문제라는 일면적 정보에서 벗어나, 보다 날 것 그대로의 현상, 경험, 인식, 구조, 인과관계, 매커니즘에 대해 알리고 하는 목표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산재사망의 진실은 알리기 위한 곳곳의 실천은 넓고 두터워졌고, 산재사망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점차 늘어났습니다. 

노동자 죽음에 대해 말하고, 웅성거리는 시작

산재사망의 진실을 알리고, 산재사망을 막기 위한 연대의 노력은 곳곳에서 우리도 알지 못하게 계속 됐습니다.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고, 2020년 12월 30일, 첫 노동자의 죽음을 알렸던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은 1년간 512명의 죽음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노동건강연대와 <오마이뉴스>는 이달의 기업살인을 통해 2021년 총 814명의 노동자의 죽음을 기록했습니다.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들을 바탕으로 노동건강연대와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은 온다프레스 출판사와 함께 노동자 죽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책을 2021년 노동자 사망 숫자를 상징하는 숫자 <2438, 512>을 제목으로 하여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출간합니다.

물론 일하다 사망한 모든 노동자를 기록하지도, 그 죽음의 소식조차도 매우 단편적인 것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많은 내용을 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산재사망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말해지지 않았던 사고와 노동자의 고통이 드러나는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 매우 미약한 산재사망 노동자들의 웅성거림이 이 책을 시작으로 북소리처럼 커지고 그 소리를 바탕으로 노동자,시민, 연구자, 정치인들이 곳곳에서 노동자 산재 사망과 관련된 총체적 진실을 드러내는 실천에 나설 때, 공고한 노동자 죽임의 구조를 허물 수 있을 것입니다. 

['2438, 512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노동자의 죽음' 알라딘 북펀딩 링크]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상윤은 노동건강연대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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