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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방송이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2938명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보고하고 있다.
 ANN방송이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2938명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보고하고 있다.
ⓒ ANN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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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전국에 산재한 미군기지가 확산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4일 1268명으로 3개월만에 1000명 대를 넘은 데 이어 5일엔 2638명을 기록하는 등 연일 2배씩 증가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어 두 자릿수까지 내려갔던 데 비하면 엄청난 확산세여서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은 지난 여름 2만5000명 대까지 올라갔던 '제5파'에 이어 '제6파'가 도래한 게 아니냐며 경계하고 있다.

검역절차 없이 마구 들어오는 미군 병사들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주일 미군기지가 집중돼 있는 오키나와다. 오키나와는 지난해 여름 인구 비율로 전국 최악의 감염 확산지역이었으나 일본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11월 이후 신규 감염자가 한 자릿수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이후로 확진자수가 늘어나기 시작해 1월 3일 130명, 4일 225명, 5일 623명 등 연일 2~3배로 급증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발단은 지난달 초순 미국에서 오키나와 가데나기지를 경유해 캠프 한센으로 들어온 미 해병대 부대에서 일어난 대규모 집단 감염이다. 이들은 모두 일본 측의 검역절차 없이 들어왔다. 주일미군 측이 일본 정부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이 가운데 47%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였다.

이후 캠프 한센에서는 51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올해들어 캠프 즈케란 97명, 가데나 기지 87명 등 인근 기지로도 속속 확산됐다. 5일 현재 9개 기지에서 미군 관계 감염자수는 1001명에 달한다고 <아사히신문>이 밝혔다.

감염은 미군뿐만 아니라 기지 내에서 일하는 일본인 종업원들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이후 25명의 기지내 종업원들이 감염됐다. 이들을 매개로 기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인 감염자도 속출, 올 들어서는 일반인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기지내 종업원과 같은 계통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시중에서 퍼지고 있는 것을 도표로 보여주며 "미군으로부터 새어나온 것이 감염 확산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단언했다.

이같은 상황은 미군기지가 있는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도 마찬가지다. 이와쿠니 기지에서는 5일 사상 최다인 182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와는 별도로 이와쿠니시에서는 104명이 발생했다. 감염자 중 상당수는 지난 크리스마스 전후로 미군 관계자가 다수 이용한 번화가 음식점 등의 종업원과 손님들이었다.

미군 측은 5일 도쿄도 훗사시에 있는 요코다기지에서 연말연시 6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가나가와현 요코즈가 기지에서도 지난 연말 30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후텐마 비행장에 서있는 헬리콥터 모습. 미군기지가 일본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후텐마 비행장에 서있는 헬리콥터 모습. 미군기지가 일본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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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둔군 지위협정 탓에... 일본 정부 '속수무책'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미군기지임을 알면서도 일본 정부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로부터 입국자를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미일주둔군지위협정에 따라 군용기를 이용해 들어오는 미군 관계자들은 규제의 대상에서 제외, 일본측이 PCR검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협정 때문에 (방역에) 일본의 주권이 사실상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해 7월 미국과 일본 정부는 포괄적이고 엄격한 건강보호정책의 실시를 합의, 미군도 일본 측의 규제를 자율적으로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미측은 백신 보급등을 이유로 지난해 9월 이후 병사들의 출국전 PCR검사를 면제하고 입국시 격리기간도 14일간에서 10일간으로 단축했다. 격리기간 중에도 기지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분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에게 "(미군 측에) 최대한으로 항의하라"고 지시, 하야시 외상이 주일미군 사령관에게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군 측은 다시 격리기간을 14일로 늘렸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서 일본 측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오키나와현은 미군 감염자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인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게놈분석 협력을 요청했지만, 미군 측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의 규모와 인원, 구체적인 감염상황도 밝히지 않고 일일 확진자수만 밝히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아무리 봉쇄조치를 강화하더라도, 미군측의 대응이 안이하면 구멍이 뚫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다마키 지사가 "미일 정부는 지위협정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지만, 일본 정부는 협정의 재검토에 소극적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위협과 함께 중국의 대두로 안보환경이 한층 긴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의 특권을 제한할 경우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방역강화를 요구하는 여론과 미군 사이에 낀 딜레마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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