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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쇄신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쇄신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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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해 정치의 길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선대위 개편을 단행한 윤석열 대선후보가 5일 기자회견에서 인사말 다음 뱉은 첫 문장이다. 이날 윤 후보는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선거대책위원회를 선거대책본부로 간소화한다는 것 이외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야당의 존재 이유는 '정권 교체'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권교체를 외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반문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정권교체론 덕분에 윤 후보가 대선판에 등장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가 야당 대선후보라면 정권교체론을 넘어 자신이 지향하는 정치로 현 정부의 실책을 해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는 믿음을 유권자에게 확인시켜줘야 한다. 

그가 처음부터 믿음을 주지 않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였다.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정부를 향한 내로남불 비판 여론은 득세했고,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검찰총장임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수사를 실시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충돌 등을 거친 뒤 문재인 정부 반대론자들에게 그는 '공정의 아이콘'이 됐다. 박근혜씨든 문 대통령이든 정권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를 잡았다. 

하지만 대선후보 선출 뒤 그의 행보는 기간 쌓였던 믿음에 균열을 냈다. '왕(王)자' '전두환 옹호' '개 사과' 등 부정적 이미지에 이어 실언과 해명은 켜켜이 쌓였다. 급기야 대선후보간 토론에 대해선 "후보 검증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2021년 12월 25일)면서 난색을 표했다. 설상가상으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윤 후보 역시 '내로남불이긴 마찬가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스로 약속한 '공정을 바로잡겠다'는 약속이 무너진 셈이다. 

대선까지 두 달... "자질을 만드는 과정"이라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들께서 듣고 싶어하는 말씀을 드리겠다."

다시 시계를 돌려 5일 기자회견. 윤 후보는 이렇게 장담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만 보더라도 그의 장담은 지켜지지 않았다. 

먼저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씨의 전면 등장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제 처도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 집중적인 수사를 받아와 심신이 많이 지쳐 있고 제가 볼 땐 어떤 면에서는 좀 요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제가 볼 땐 아무 형사적으로 처벌될 일이 크게 없을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말라 해도 여성으로서는 이런 것을 받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배우자 문제와 관련해 윤 후보로부터 듣고 싶은 이야기는 배우자의 심신 문제나 윤 후보 개인의 법적 판단이 아니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배우자라도 처벌을 합당하게 받는 게 마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을 뿐이다. 스스로 공정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면 말이다. 결국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셈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2030세대에 대한 접근법도 마찬가지다. 5일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는 "2030 세대들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030세대 표심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가갈 것이냐'는 질문엔 "(2030 세대의) 문제의식과 대안에 대한 의견을 대폭 수렴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2030세대가 원하는 답변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고리타분한 답변이 아니다. 윤 후보 본인이 생각하기에 2030세대가 다음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과 그것을 충족할 수 있는 정책을 말하면 된다. 이게 과연 대선후보에게 바라기엔 너무 큰 바람인가.

이뿐만 아니다. 그는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시라.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선거운동이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정부의 최고의사 결정권자로서의 자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자신이 몰랐던 국민의 뜻이 어떠한지를 배우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대선이 이제 두 달 앞이다. 자신에게 변화를 위한 시간을 내줄 만큼 국민들은 한가하지 않다. 대선후보라는 신분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자질을 만들어나가고 배우는 자리가 아니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대선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어떻게 벼락치기 공부 과외로 대통령이 되겠나"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2021년 8월과 2022년 1월이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결국은 '윤석열 리스크' 아닌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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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의 문제는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김건희 리스크'나 '이준석 리스크' 때문이 아닌 듯하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감을 못 잡는 윤 후보 스스로가 리스크 아닐까. 후보 본인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데 선거대책기구를 쇄신하고 인사를 바꾼다 한들 무슨 소용일까.

윤 후보가 정말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정권교체라는 단어의 언급 자체를 지양하고 본인만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스스로가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굳이 반복하지 않아도 자신이 한국의 미래를 위한 합리적이고 특출난 미래를 설파한다면 표심은 흘러가게 돼 있다. 

하지만 지금껏 윤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다른 독자적인 국정운영 비전을 선보여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사진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대위 내홍 등으로 외부 일정을 중단한 채 장고에 들어갔다 나온 대선후보 치고는 구호만 있을 뿐 각론이 없었다. 

윤 후보는 "좋은 결과는 모두의 노력으로 이룬 것으로 축하해야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오롯이 내 책임"이라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모두 내 책임'이라며 뉘우치는 것만으론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긴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본인 스스로에게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고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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