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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아침 이치하라(滋賀県甲賀市甲南町市原) 마을 산신제에 다녀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오전 8시 무렵 산신제를 올릴 산으로 향합니다. 제주는 미리 산신제에 사용할 제물과 술들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제물로는 술, 찹쌀떡, 곶감, 밤, 고등어 등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이 마을에서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파뿌리가 제물로 사용되었습니다. 까닭을 묻자 자신들도 모르고 오래 전부터 이어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아치하라 마을 산신제 제주가 제물 준비를 마치고 산신에게 복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제장 앞에서는 신을 부르는 상징물로 고헤이 지전과 고등어 꼬리가 사용되었습니다.?
  오늘 아치하라 마을 산신제 제주가 제물 준비를 마치고 산신에게 복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제장 앞에서는 신을 부르는 상징물로 고헤이 지전과 고등어 꼬리가 사용되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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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 계곡물이 흐르는 옆으로 자그마한 평지가 있고 둘레에는 여러 곳에 산신제를 지낸 흔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둘레 마을 네 곳에서 산신제를 올립니다. 네 마을 사람들이 다른 날에 같은 곳에서 산신제를 지내는 까닭은 이곳은 산이 넓고 험해서 네 마을이 산을 네 곳으로 나누어서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산에서 산나물을 채취하거난 산에서 숯을 만들어 파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오래 전 산에서 나물이나 나무 열매를 따서 생활하고, 나무를 구워서 숯을 만들 때도 있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지만 경제 활동과 생활을 위해서 열심히 산에서 일을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제관과 제주가 제장을 치우고 산신제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제관과 제주가 제장을 치우고 산신제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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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사람들은 산이 경제 활동의 주무대였고, 산에서 나는 것으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지금의 도시 생활이나 회사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비록 지금은 산에 의해서 살아가지 않지만 오래 전 산에 의지해서 살 때부터 이어온 산신제를 그만 두려하려 하지 않습니다. 산과 관련된 소유권이 마을에 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공동 소유자로서 자신의 지분이 있습니다. 그저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이치하라 마을 사람들은 산신제 제물을 차려놓고 절을 합니다. 그리고 참가한 마을 사람 10여 명이 모두 한 사람씩 산신에게 복을 비는 절을 했습니다. 모두 절을 마치고, 산신제 제물 가운데 술과 쌀을 조금씩 나누어서 먹고 마셨습니다. 음복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미키'라고 합니다. 제물은 지름 10센티미터 크기의 접시에 부어서 마시기 때문에 한 모금 양도 되지 않습니다.
  
          산신제를 마치고 볏짚을 꼬아서 만든 츠도를 풀어헤쳐서 다시 큰 츠도 하나로 만들어서 다음 산신제를 주관할 제주에게 전달했습니다.
  산신제를 마치고 볏짚을 꼬아서 만든 츠도를 풀어헤쳐서 다시 큰 츠도 하나로 만들어서 다음 산신제를 주관할 제주에게 전달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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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제를 모두 마치자 제물로 올려놓은 츠도를 풀어헤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 풀어헤친 츠도 볏짚을 모두 하나로 모아서 다시 큰 츠도를 만들었습니다. 츠도 안에는 제물로 올린 떡, 곶감, 생선, 찹쌀떡, 쌀 등을 조금씩 자르거나 나누어 백지로 싸서 츠도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하나로 완성도 큰 츠도는 다음해 산신제 제관을 맡을 사람에게 주었습니다. 새로 뽑힌 제관은 당연한 듯 흔쾌히 받았습니다.

산신제를 마치고, 모닥불을 끈 다음 마을 사람들은 산을 내려가서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각자 자신의 작은 트럭을 운전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아무래도 사는 마을과 산신제를 지내는 산과는 좀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5일은 시오노(塩野), 소마나카(杣中), 야마가미(山上) 마을 사람들이 오늘 산신제를 마친 옆자리에서 산신제를 올릴 것입니다.

정월 초하루부터 시가현에서는 여러 곳에서 산신제를 엽니다. 각 마을 마다 산신을 모시는 산신단이 있고,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제물을 준비해서 산신제를 올립니다. 이치하라 마을처럼 한 곳에서 네 마을이 산신제를 여는 곳은 흔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계속 조사하다보면 이런 곳을 또 볼 수도 있겠지만 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산신제를 마치고 마을 사람들이 제물로 사용한 술과 쌀을 나누어 먹거나 마십니다. 음복을 이곳 사람들은 ‘미키’라고 합니다. 제물로 이곳에서는 파뿌리가 사용됩니다. ?
  산신제를 마치고 마을 사람들이 제물로 사용한 술과 쌀을 나누어 먹거나 마십니다. 음복을 이곳 사람들은 ‘미키’라고 합니다. 제물로 이곳에서는 파뿌리가 사용됩니다. ?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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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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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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