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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4일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을 발표하였다. 교육과정을 개정의 주요 내용은 '과제 1.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과정 혁신, 과제 2. 현장의 자율적인 혁신을 지원‧촉진하는 교육 강화, 과제 3. 교육과정 혁신을 통한 학습자 맞춤형 교육 강화, 과제 4. 교육환경 변화에 적합한 교과 교육과정 개발 및 지원'이다.

과제2를 중심으로 논 기사를 정리하고자 한다. 과제2의 주요 내용은 '분권화를 바탕으로 한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초‧중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유연성 제고', '창의적 체험활동 및 범교과 학습 주제 개선'이 있다. 

우선 '창의적 체험활동 및 범교과 학습 주제 개선'은 현장의 의견이 다소 반영되었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 영역에서 봉사를 축소 통합하였다.  범교과 학습주제를 교과 통합으로 하는 개정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법개정 추진은 현장교사로서 환영할만 하다. 다만 아직까지도 창의적체험활동을 자율, 동아리, 진로 영역을 유지하여 학교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한계는 있다.

초‧중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유연성 제고는 초등학교 1학년에 한글교육과 학교적응을 현장의 실태를 반영하였다. 1~2학년군의 안전교과를 폐지한 부분은 긍정적이나 시수를 그대로 다른 통합교과에 추가하여 학습량을 줄이지 않았다. 또한 1~2학년군에 신체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즐거운 생활 내용을 보완하기로 하였다. 이는 시대적인 필요를 잘 반영하여 환영받을만하다. 

다음은 분권화를 바탕으로 한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를 정리하고자 한다.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적인 혁신을 지원‧촉진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정 자율권에 대한 운영 근거 마련과 교과수업시수 감축을 제안하였다.

자율권 부여를 위해 2015개정과 달라진 점은 교과군과 창의적체험활동 시수 20% 증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교과별 최소이수시수가 존재한 상태에서 음악, 미술, 체육,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 감축이 가능해진 것이 학교의 자율권 확대로 여기는 교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단지 숫자 맞추기에 불과하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 자율적으로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발 운영할 수 있도록 총론 편성 운영지침을 개선하여 다양한 학교장 개설과목 신설, 지역 연계 특색 프로그램, 교과 교육과정 재구성 등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교육부는 학교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장 개설과목 신설, 특색프로그램 운영, 교육과정 재구성 등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한다. 이는 이미 많은 학교에서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다양한 문예체 수업과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젝트 수업 등이 활발한 현실을 뛰어넘지 못한다. 현장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 자율시간 확보를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학기별 17주에서 16로 교과의 학습량을 조정하고 학교 자율화를 학기별 1주씩 배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현실은 학교의 자율권이 보장될 수 없다.
▲ 학교 자율시간 확보를 위한 방안 학교 자율시간 확보를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학기별 17주에서 16로 교과의 학습량을 조정하고 학교 자율화를 학기별 1주씩 배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현실은 학교의 자율권이 보장될 수 없다.
ⓒ 홍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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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자료에 의하면 17주에 해야 할 학습 분량을 16주로 축소하고 학교 자율 운영 1주를 학기별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1주 자율 운영은 아래표와 같이 선택 과목 운영이 가능하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선택 과목의 예시안이다. 2015개정에서 학교별로 다양한 문예체 활동과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젝트 수업 등과 비교하여 그다지 혁신적이지 않다. 그러나 과목이란 표현으로 현장에서 많은 혼란이 초래될 여지가 있어보인다.
▲ 선택과목의 예시안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선택 과목의 예시안이다. 2015개정에서 학교별로 다양한 문예체 활동과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젝트 수업 등과 비교하여 그다지 혁신적이지 않다. 그러나 과목이란 표현으로 현장에서 많은 혼란이 초래될 여지가 있어보인다.
ⓒ 홍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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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별로 2개 과목씩 운영하면 초등학교에서 총 8개 과목 운영이 가능하다며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과목과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는 학교현장에서 이미 전학년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문예체활동, 프로젝트수업, 주제 중심 교육과정 등을 선택과목개설이란 용어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선택과목이란 용어로 학교에 혼란을 초래하거나 외부 강사 채용을 확대하는 방향이 될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학교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교과군의 수업시수를 현행 학기별 17주에서 16주로 축소했다는 것이 큰 변화이다. 그러나 그 실체를 알면 숫자놀음에 불과함을 바로 알 수 있다.
 
2015개정 교육과정 교과별 최소이수시표이다. 2022개정 교육과정 시수는 2015개정시수와 동일하다. 학교의 자율권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 2015개정, 2022개정 교육과정 시수 비교표 2015개정 교육과정 교과별 최소이수시표이다. 2022개정 교육과정 시수는 2015개정시수와 동일하다. 학교의 자율권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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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2015개정 교육과정 시수편제표, 오른쪽은 2022개정 교육과정 시수 편제표이다. 안전교과를 폐지하였으나 안전교과 64차시를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에 나누어 시수를 추가하였다. 학생들의 신체 발달을 강조하면서 창체시수 128차시를 즐거운 생활 교과 시수로 전환하였다. 입학초 한글 교육을 강화하면서 국어 시수가 증가되고 이를 맞추기 위해 1~2학년군의 창체시수를 축소해서 전체 시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실제적인 시수 감축이 없다는 것이다. 
 
2022개정 교육과정 시수를 분석하여 16주로 학습량을 감축하고 1주의 학교별 자율운영을 보장하는지 알아보았다. 그러나 시수표에는 여전히 17주의 학습분량으로 시수표가 제시되어있다.
▲ 2022개정 교육과정 편제표 시수 환산 2022개정 교육과정 시수를 분석하여 16주로 학습량을 감축하고 1주의 학교별 자율운영을 보장하는지 알아보았다. 그러나 시수표에는 여전히 17주의 학습분량으로 시수표가 제시되어있다.
ⓒ 홍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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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 보는 것처럼 각 교과별 최소이수시수는 모두 학기별 17주로 학년별 34주 학습분량으로 편성된 시수이다. 본 기자의 지난 기사에서도 2022개정 교육과정은 여전히 주 6일제 수업이란 것을 설명한 바 있다. (관련기사 : 2022 개정 교육과정, 아직도 주 6일제?)

교육부의 논리로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를 20% 감축하기 위한 방안이 수업시수표 안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가 총론 개정 시안에는 20%를 감축한 시수가 제시되어 있지 않으며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최소이수시수만 있을 뿐이다. 학습량을 16주로 맞추기 위한 시수를 실현하고 20% 감축 운영한 시수, 20% 증가한 시수의 폭이 제시되어야 한다. 본 기자가 교육부의 논리대로 환산한 5~6학년 국어시수의 범위를 아래와 같이 환산하였다.
 
본 기자가 교육부가 제시한 수업시수 감축을 통해 학교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한 시수표를 만들어보았다.
▲ 2022 개정 교육과정 수업시수 증감이 가능한 시수 본 기자가 교육부가 제시한 수업시수 감축을 통해 학교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한 시수표를 만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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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필수 운영 16주의 학습량을 20% 감축해도 필수 내용을 이수해야 하므로 16주의 20% 감축한 14주 분량으로 학습량을 조절해야 한다. 학기별 14주면 한 학년에는 28주의 학습량이 필수 운영 시수가 된다. 또한 20%가 증가할 경우 38주 정도 시수로 늘어난다. 시수의 선택의 폭에 따라 필수학습 요소를 다루는 방법의 차이가 만들어진다. 학습 활동, 체험, 원리 탐색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하게 되어 학교의 자율권이 확대되는 것이다.

현재 제시된 408차시로 최소이수시수를 제시할 경우 학교로서는 17주를 빡빡하게 진도를 빼면서 학교의 자율운영 68차시를 추가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날 뿐이다. 그러다보면 학교의 자율운영 권한이 문서에만 존재하고 전국 동일한 국가주도형 교육과정 운영만 가능 할 뿐이다.  학교의 자율권을 확보하기 위해 5~6학년 국어시수는 336~456시간 안에서 학교에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본 기자의 주장이 무조건 수업시수를 감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현재 사회에서 학생들의 돌봄에 대한 요구, 주4일제 근무, 기후위기 등 다양한 사회의 요구가 있다. 돌봄은 현재 수업시수를 늘려 학생들을 잡아두는 저비용으로 질 낮은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접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유네스코 2050 교육의 미래'에서는  평생 동안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할 것. 세계인권선언문 26조에 명시된 교육권은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의 토대가 되어야 하며, 평생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포함하도록 확대되어야 합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중심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있다. 전국의 초등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질적 전환이 가능한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2015개정 교육과정을 그대로 가져와서는 해결할 수 없다. 과감한 학습량 감축으로 지역교육청, 학교의 자율권 확대로 지금까지의 진도 빼기 수업을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다. 

'OECD 교육 2030', '유네스코2050 미래교육'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속담이 있다.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시안은 확정된 안이 아니므로 현장의 비판에 귀기울여주기를 바란다. 2022개정 교육과정은 펜데믹을 겪고 개정되는 교육과정으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태그:#2022개정교육과정, #초등교육과정, #학교 자율화, #학교 선택과목, #시수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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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로 지낸지 29년이 되어갑니다.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 활동하면서 학교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에서 이룬 성과를 공유하면서 많은 학교가 학교혁신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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