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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
 50대 여성
ⓒ Maria Lup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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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되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제야의 종이라는 전 국민 집중 이벤트는 예전 같지 않았지만 새해는 밝았고 우리는 한 살 더 먹었다. 어제와 오늘, 내일을 구분하기 위해 시간을 만들었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모인 1년으로 사회에서의 나이적 위치를 가늠하며 스스로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한다.

30살이 되었군. 그렇다면 나는 이제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40살이 되었군. 그렇다면 나는 이제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모범을 보일 것인가. 50살이 되었군. 그렇다면 나는 이제 어떤 준비를 하며 무엇을 또 배울 것인가 등등. 옷에 있어서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나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이렇게 입는 것이 내 나이에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스타일에 있어 나이는 중요합니까?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YES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확히는 '나이'가 중요하기보다는 그 나이를 인식하는 나의 '원츠와 취향'이 중요하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생각과 가치관, 취향 등이 달라진다.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습득하는 것이 많아지면서 나에게 맞는 아이덴티티를 정립해나가는 것인데 이것이 스타일에도 반영이 된다.

20대에는 이렇게 입었지만 30대가 되면 어울리는 스타일도 선호하는 취향도 바뀌므로 20대와는 다른 스타일로 전환하게 되며, 이때 페이드인 페이드아웃을 통해 자연스러운 전환이 이루어지면 베스트지만 이게 잘 안 될 경우 옷장은 혼란의 도가니로 빠지게 된다. 그래서 가끔 20대 때 너무 잘 입었고 좋아하는 원피스를 그대로 갖고 있는 30대 수강생을 보지만 이제는 그때의 이미지도 취향도 아니므로 그 원피스를 입었을 때 느낌이 20대 때의 느낌일 수 없다.

50대 직장인의 그녀는 아담한 체형과 귀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옛날에 SOUP(주로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여성 브랜드)에서 구매한 트렌치 코트를 갖고 있었는데 디자인 자체는 어울렸으나 50대의 우아한 귀여움과는 거리가 있었다. 50대의 여성이 귀여운 아이템이 안 어울릴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미지에 따라 다르며 귀여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러블리한 디자인의 아이템이 꽤 어울린다.

문제는 그녀의 취향이 조금 바뀌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 옷을 잘 입었지만 이제는 뭔가 어색하고 조금 더 세련되고 우아(보통 나이에 맞는 옷차림을 표현하자면)해 보이고 싶은 원츠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나이에 따라 바뀌는 나의 원츠와 취향이 '나이'를 걸고넘어지기 때문에 나이가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다.

우아한 느낌은 고급스러움과 한 세트다. 고급스러움은 퀄리티로 대변될 수 있는데 눈썰미가 있다면 저렴한 금액에도 퀄리티가 있어 보이는 아이템을 득템할 수 있지만 눈썰미가 없다면 어느 정도 금액에 투자를 해야 퀄리티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녀에게는 BCBG에서 엉덩이를 반 정도 덮는 짧은 기장의 아우터를 추천했다. 그녀는 나이에 맞게 입으려면 귀여운 느낌을 없애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었다.

귀여운 이미지는 살리되 '나이'에 가려 알 수 없었던 세련된 고급스러움이 그녀가 진짜 원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이에 맞게 입는 것은 사회가 원하는 나이에 맞는 옷차림이 아니다. 2022년, 지금의 나이에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며 매년 우리가 생각하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스타일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2022년, 어떻게 입을 것인가? 당신의 옷 입기는 안녕한가요?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만 업로드되었습니다.


태그:#50대여자, #50대여성패션, #50대여자패션, #나이에맞게입기, #나이에맞는옷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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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 악순환 줄이는 옷경영 코치. 건강한 멋과 삶, 옷장/쇼핑/코디 코치 <4계절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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