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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의 새해맞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서 좀 유별납니다. 연말이 되면 신문이나 대중매체에서는 집안 청소하는 방법이나 청소 도구를 파는 선전이 시작됩니다.

하츠모데 새해 첫 참배

새해 첫날부터 일주일 정도, 온 일본 사람이 신사나 절에 가서 기원을 합니다. 이것을 '하츠모데(初詣)'라고 합니다.
 
시가현 모리시리 마을 야가와 신사 누문과 신사에서 기원하는 사람들 모습입니다. 신사 누문은 1472년 처음 지어진 것으로 시가현 지정문화재입니다.
 시가현 모리시리 마을 야가와 신사 누문과 신사에서 기원하는 사람들 모습입니다. 신사 누문은 1472년 처음 지어진 것으로 시가현 지정문화재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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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새해 첫주 동안 하츠모데 가지 않으면 한 해 복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혼자 가는 경우는 거이 없고 가족이 모두 같이 갑니다.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 신사나 교토 이나리신사 등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둘레 교통이 통제되고 거의 마비가 될 정도입니다.

제가 해마다 새해 첫날 가는 신사는 시가현 모리시리(滋賀県甲賀市甲南町森尻) 마을에 있는 야가와신사(矢川神社)입니다. 이곳은 비록 오래 전 지어져서 둘레 마을 사람들은 알고 찾아오지만 유명세가 없어서인지 사람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신사 앞마당에서 2년 전 마을 청년들이 감주 식혜를 주던 모습과 올해 오래된 장식품을 불태우는 모습입니다.
 신사 앞마당에서 2년 전 마을 청년들이 감주 식혜를 주던 모습과 올해 오래된 장식품을 불태우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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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는 마을 청년회에서 신사 마당에 천막을 치고 식혜를 준비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코로나19 때문이지 찾아오는 사람들도 밀리거나 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신사에 찾아가서 신에게 복을 빌며 새해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새해 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 부적을 사기도 하고, 돈을 내고 운세 점괘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 내용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문설주에 꾸미는 밀감
 
문설주나 문 사이에 꾸며놓은 설 장식입니다. 꼭 밀감 감귤, 풀고사리, 금줄 장식이 섞여 있습니다.
 문설주나 문 사이에 꾸며놓은 설 장식입니다. 꼭 밀감 감귤, 풀고사리, 금줄 장식이 섞여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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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시각적인 효과에 민감합니다. 무언가 눈에 도드라지는 효과를 중요시합니다. 새해를 맞기 전 문설주에 밀감으로 꾸미는 것을 좋아합니다. 새해를 축하하면서 맞이하는 뜻이라고 하기에는 밀감 감귤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문설주에 밀감을 장식하는 것은 일본은 따뜻한 곳이 많아서 밀감 감귤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고, 친근한 과일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런 장식용 밀감은 연말 무렵 시장이나 마켓에 가면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아마도 집에서 만들어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설주 장식 밀감은 대문이나 중요한 곳 뿐만 아니라 화장실 문설주에도 빼놓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변소 신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전해옵니다.

연하장 보내기
 
올해 받은 것(왼쪽)과 작년 것입니다. 가운데 우표는 작년 연하장 가운데 당첨되어 받은 사은품 우표입니다.
 올해 받은 것(왼쪽)과 작년 것입니다. 가운데 우표는 작년 연하장 가운데 당첨되어 받은 사은품 우표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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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 되면 일본 우체국에서는 연하장을 팝니다. 12월 우체국이나 우체통에 넣어서 보낸 연하장은 모두 모아두었다가 새해 첫날 집집마다 일시에 배달됩니다. 1월 이후 보낸 연하장은 개별적으로 배달됩니다. 연하장에는 엽서에 비해서 3엔 비싼 63엔(약 650원)입니다.

요즘 인터넷이나 메일이 보편화되면서 일본에서도 해마다 연하장 판매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만 세대에 때라서 아직도 꾸준히 연하장을 구입하여 컴퓨터와 프린터로 가족 사진들을 인쇄하여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평소 연락 없이 지내다가 이 때만이라도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본 우체국에서 파는 연하장에는 추첨번호가 쓰여 있습니다. 올해는 16일 추첨이 이뤄지고 당첨된 번호는 이후 여러 가지 상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 온 국민을 상대로 사행심을 조장하는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오세치 설 먹거리
 
2021년 9월 28일 <마이니치신문>에 소개된 오세치 설 먹거리 광고입니다.
 2021년 9월 28일 <마이니치신문>에 소개된 오세치 설 먹거리 광고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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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도 설이나 명절이면 그 때만 먹는 먹거리가 있습니다. 철이 다르기 때문에 철에 맞는 먹거리를 즐겨 먹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일본 사람들은 철에 맞는 먹거리라기 보다는 새해를 맞이해서 주술적으로 먹는 먹거리가 오세치 설 먹거리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9월 가을이 되면 오세치 선전과 주문이 시작됩니다. 이 때 주문하면 설에 맞춰서 집에 배달됩니다. 아니면 직접 판매장에 가서 주문하고 찾아가거나 배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값에 따라서 천차만별입니다.

오세치 설 먹거리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다이 도미 생선입니다. 일본 둘레는 바다로 둘러 싸여 있으니 일본 사람들은 생선을 즐겨먹고 좋아하느 것은 당연합니다. 그 정도는 상상을 넘습니다. 둘째 생선알 요리입니다. '가즈노코'라는 청어알입니다. 청어알처럼 새끼를 많이 낳아서 풍요로워지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오세치 설 요리를 주문해서 먹거나 미리 집에서 만들어 두고 먹으면 설 연휴 동안 부엌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 일 손을 덜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밖에 일본에도 지역이나 세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새해맞이 행사가 많습니다. 모두 소개할 수는 없습니다. 늘 새해를 맞이하면서 아직도 새롭게 느껴지는 몇 가지만 소개해 보았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나 행동이 다르 듯이 나라마다 새해를 맞이하는 방식이나 행동도 다른가 봅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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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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