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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9일, 32년만에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되었다. 이번 전부개정안을 통해 주민자치 개념을 명확히 했고, 주민 조례 발안 도입 및 주민 감사 청구 요건 완화 등 주민 참여제도가 확대되었다.이 외에도 지방자치단체 기관 구성 다양화, 지방의회 역량 강화, 특별자치단체 조항 신설, 자치 입법 확대, 특례시 및 특례조항, 정보공개확대, 중앙·지방 협력회의 신설 등 여러 영역에서 주민 자치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을 높이는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번 글에선 '지방의회 역량 강화 조항'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올해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는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와 함께 '우리동네보좌관학교'를 진행했다.
 올해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는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와 함께 "우리동네보좌관학교"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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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제안 설명에 따르면,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방의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지방의회에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도록' 했다. 2022년부터 각 지방의회에 지방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정책지원 전문인력(정책보좌관)을 둘 수 있게 되었다. 구체적인 조문은 아래와 같다.
 
제41조(의원의 정책지원 전문인력) ① 지방의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지방의회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의회에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다.

②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지방공무원으로 보하며, 직급ㆍ직무 및 임용절차 등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6조(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규모에 관한 특례) 지방의회에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두는 경우 그 규모는 2022년 12월31일까지는 지방의원 정수의 4분의 1 범위 내에서, 2023년 12월31일까지는 지방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연차적으로 도입한다. 
 
지방자치법의 정책지원 전문인력 조항만으론 구체적으로 정책지원 전문인력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제41조 ②항에 나와있듯이, 직급·직무 및 임용절차 등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명칭‧직무‧배치‧임용절차를 규정한 시행령의 입법예고안은 아래와 같다.
 
󰋯제38조(정책지원관의 직무 등)
① 법 제41조에 따라 지방의회에 두는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정책지원관이라고 한다
② 정책지원관은 지방의회의원의 의정자료 수집‧조사‧연구 및 지방자치법 제47조부터 제52조까지 규정과 관련된 의정활동을 지원한다.
③ 지방의회의원은 정책지원관에게 제2항에 따른 의정활동 지원 외의 사적인 사무를 지시할 수 없다.
④ 정책지원관의 직무범위 및 직무 제한범위와 관련된 세부사항은 제2항 및 제3항의 범위에서 조례로 정한다.
⑤ 정책지원관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법 제64조에 따른 위원회 또는 제102조에 따른 사무처 등에 둔다.
⑥ 이 영에서 정한 것 외에 정책지원관의 신규임용, 파견, 전보 등 임용절차에 대하여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적용한다. ※ 입법예고안으로 개정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음

○ (기구‧정원규정 제15조)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직급‧공무원종류 규정

󰋯제15조(의회사무기구의 설치기준 등) ① ~④ (현행과 같음)
⑤ 법 제41조에 따른 정책지원관은 시‧도는 6급 이하, 시·군·구는 7급 이하의 일반직지방공무원으로 임명한다. 이 경우 임명할 수 있는 일반직지방공무원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3조의2제1호에 따른 일반임기제 공무원
2.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3조의2에 따른 임기제공무원이 아닌 일반직지방공무원
※ 입법예고안으로 개정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음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운영되는가?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정책지원 전문인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구체적으로 정책지원 전문인력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펴보자.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명칭은 '정책지원관'이다. 도입규모는 의원정수의 1/2 범위 이내다. 2022년은 의원 정수의 1/4, 2023년 의원 정수의 1/2 범위에서 연차적으로 도입한다. 직무는 의정자료 수집‧조사‧연구 및 지방자치법 제47조부터 제52조까지 규정과 관련된 의정활동이다. 지방자치법 제47조(지방의회의 의결사항), 제48조(서류제출 요구), 제49조(행정사무 감사권 및 조사권), 제50조(행정사무 감사 또는 조사 보고의 처리), 제51조(행정사무 처리상황의 보고와 질의응답), 제52조(의회규칙)과 관련된 의정활동이다. 정책지원관은 상임위원회 또는 의회사무처에 배치되며 직급의 경우 광역시도는 6급 이하, 시군구는 7급 이하다. 신분 및 공무원 종류는 지방공무원으로서, 일반임기제 또는 임기제를 제외한 일반직 공무원이다. 임용절차는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준용한다.

한편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지방의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며, 의회 의사운영‧행정사무를 처리하는 사무직원이나, 위원회 차원의 자치입법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위원의 역할과 구분된다. 업무 예시로 구분하면 정책지원관은 의원의 의안작성, 입법정책 검토(의원발의안 초안 작성 등), 의원 시정질문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분석‧제공하는 업무를 한다면, 전문위원은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조례안 등)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위원회 차원의 정책자료를 수집‧조사‧분석‧연구한다.

지원 가능한 의정활동의 범위(시행령안 제38조 제2항부터 제4항)는 첫번째, 의정자료 수집‧조사‧연구 활동이다. 지방의회의원의 조례안 작성, 정책 개발, 시정 질문, 집행부 감시‧견제 등 의정활동과 관련된 자료의 수집‧조사‧연구 활동을 한다. 이에 수반되는 활동에 대한 실무 지원도 한다. 수반되는 활동에 대한 실무지원은 주민‧전문가 의견수렴, 회의‧토론회 준비 및 홍보, 회의‧토론자료 작성 등을 포함한다. 두번째는 지방자치법 제47조부터 제52조와 관련된 의정활동과 그에 수반되는 활동에 대한 실무 지원이다. 수반되는 활동에 대한 실무지원은 주민‧전문가 의견수렴, 의원 요청사항 검토, 관련 자료 수집, 보도자료 작성, 회의‧토론회 개최 지원 등을 포함한다.

직무 범위의 제한사항은 다음과 같다. 정책지원관은 지방공무원(지방자치법 제41조)이므로 지방공무원법, 공직선거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회의원 보좌관과는 달리 공직선거법 제86조에 따라 선거, 지역구관리 등과 관련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주민 여론조사, 업적 홍보 등은 지원 불가하다.
 
올해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는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와 함께 '우리동네보좌관학교'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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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의 한계와 가능성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 도입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우리는 지방분권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지방 내부의 분권 시스템 없는 지방 분권은 지방 기득권 분권이 될 수가 있다. 한국의 '강한 정부-약한 의회' 구조에서 입법부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높이면서 민주주의의 토대를 강화하는 일이다. 지방분권이 자치단체장의 권한만 높이는 분권에 그치지 않도록 지방의회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입법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은 실무 능력을 높이는 일과 함께 정치적, 정무적인 능력도 함께 높여야 한다. 의회정치가·선출직정치가는 행정관료·비선출직행정가와 다르다. 의회정치가는 정치적이어야하고, 정무적이어야 한다. 반면에 행정관료는 비정치적이어야하며, 입법과 정치의 영역에서 결정된 정책을 충실히 집행해야한다. 선진 민주정치일수록 정치가 행정을, 정무가 정책을 주도한다. 그래야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정치적 요구를 정책에 잘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에서, 관료들의 판단보다 시민들의 판단이 우선하는 것이 현대민주주의 체제다. 한편 현대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의 정치적 판단을 위임받은 자들이 의회정치가·선출직정치가이며, 개인을 넘어 조직적으로 위임받은 세력이 바로 정당이다. 이들이 행정을 주도하는 것은 현대민주주의 정치에 충실한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대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관을 대부분의 한국 시민들이 싫어한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의 오랜 정치혐오 문화와 지방정치에 대한 국민정서 앞에서 씨알도 먹히지 않을 수 있다. 정치라는 말을 싫어해서 우리는 종종 정치 대신 정책이란 말을 쓴다. 모든 정책이 정치적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정치보다 불편부당한 느낌을 준다. 여하튼 현실의 시민들의 인식과는 달리, 행정의 영역뿐만 아닌 정치의 영역의 실력이 좋아져야 시민들의 삶이 나아진다. 현대 민주주의의 원리에 비추어 본다면,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는 의회의 역량 강화를 통한 시민들의 삶의 개선에 기여한다.

다만 의회정치의 정치적·정무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아쉬운 점이 있다. 국회의원 보좌관처럼 능동적인 정치적·정무적 업무가 제한될 수 있다. 그런데 '지원 가능한 의정활동의 범위'에 열거된 업무들도 비정치적·비정무적 업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개별 의원이 만들고 싶은 조례, 정책 자체가 정치적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시정 질문 및 집행부 감시‧견제 활동 또한 마찬가지다. 의정활동에서 정치적 중립 업무와 정치적 중립이 아닌 업무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가? 실제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활동 제한 범위는 '정치적인 업무'를 제한하기보다 '선거운동'에 동원되는 활동을 제한하는 수준일 것이다. ('일상적인 의정활동이 곧 선거운동 아니냐'는 질문은 생략한다.) 즉, '선거운동'을 제외하면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통해서 의회정치의 정치적·정무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2021년 한국 사회의 정치혐오 문화와 지방정치에 대한 국민정서를 고려한다면 진일보한 제도이며, 활용 가치가 높은 제도이다. 현재의 제도 안에서 지방의회의 정치적 효능감을 최대한 높이는 역할은 이제 지방의회와 주요 정당들이 해야할 몫이다.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질수록, 장기적으로 대다수 시민들이 싫어하는 '교과서'적인 목소리도 먹히는 때가 온다.
 
올해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는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와 함께 '우리동네보좌관학교'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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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치 제도개혁으로 나아가자

새로운 제도 도입과 더불어 지방의회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정당, 시민사회, 지방의회,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지방의회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및 양성에 힘써야 한다. 특히 이러한 교육 및 양성 기회는 수도권에 편중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지역에서 이러한 자리가 많아진다면 지역의 청년들이 본인이 살고 있는 지방의회에서 일자리를 구하며, 지역 발전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하반기,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는 경북 최초로 '우리동네 보좌관 학교'를 운영하여,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비하는 교육의 장을 마련한 바가 있다. 이와 같은 교육을 통해 지방의회 인력 양성 뿐만 아닌 지방의회의 역할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시민교육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어떤 제도든간에 제도를 뒷받침하는 정치의 토대가 단단해져야 한다. 지방정치의 토대 자체가 단단해져야 하며, 다양한 지역민들 삶 속에 지방정치가 자리 잡아야 한다. 앞으로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다룰 수 없었던 지방정치개혁 의제 논의가 펼쳐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승자독식 지방선거제도 개혁 및 풀뿌리 정당의 역할을 가능케하고 일상적인 정당 활동를 활성화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방의 정치다양성을 확보하고 조직적인 시민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

지방자치, 주민자치의 영역에서 소수의 힘있는 시민들뿐만 아닌 다수의 평범한 시민들,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시민들의 목소리가 골고루 대변되려면, 개별화된 각개약진·뿔뿔이 민주주의가 아닌, 다양한 정치결사체가 건강하게 경쟁하는 조직화된 풀뿌리 민주주의가 필수적이다. 행정과 주민을 매개하는 정치의 영역이 넓어져야 한다.

지방자치·주민자치의 영역에서 '정치' 두 글자를 지울수록, 지방자치·주민자치는 기득권이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더 많은 정치가 더 많은 자치와 평등한 주민 참여를 가능케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담을 수 없는 지방정치의 토대 만들기는 별도의 과제다. 가장 핵심인 기득권 권력 구조는 그대로 둔채 주변적인 것들만 개혁을 하는 것으론, 많은 시민들이 지방정치의 효능감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서 지방정치와 관련한 제도개혁으로 나아가자.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가 더 나은 지방정치를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허승규: ‘버스 타기 좋은 안동’이 관심사인 경북 안동의 녹색정치활동가. 지역공익단체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 대표이자 녹색당 안동시 공동위원장이다. 좋은 정치를 통한 세상의 변화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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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은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사회 혁신의 아이디어를 실천으로 풀어낼 수 있는 캠페이너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개발과 교육’, ‘수평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 기술을 접목시킨 시민 참여 온라인 플랫폼의 연구와 설계 및 운영’ 그리고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지닌 청소년, 청년, 시민들의 네트워킹과 실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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