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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3600톤급 중형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Ⅱ 2번 함의 건조 착공식이 열렸다. 이미 장보고-I급 9척, 장보고-II급 9척, 장보고-Ⅲ급 잠수함을 3척이나 보유한 한국이 3600톤급 장보고-Ⅲ 배치-II 도입에 잰걸음을 하는 건 핵잠수함 보유를 위한 군불 지피기라 할 수 있다. 

핵추진잠수함 보유계획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국방부 정례 브리핑, 2021.12.30.)는 국방부의 답변도 중형잠수함 도입사업이 언제든지 핵추진잠수함 도입 사업으로 변경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형(핵추진)잠수함이 우리 안보에 꼭 필요하며 군사·안보·외교적 효용성이 있는 걸까? 북한이 잠수함 전력에서 비대칭 우위를 누린다는 주장과 핵잠수함이 디젤 잠수함보다 북한 핵잠수함 방어에 유리하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더욱이 핵추진 잠수함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 상실, 한반도와 동북아 군비경쟁, 국제사회의 비난, 대미 종속, 예산 낭비를 감수하면서 도입을 강행해야 할 어떤 군사·안보·외교적 효용성도 없다. 오히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수행과 미 본토 방어에 동원되어 중국이나 북한과 우리가 원하지 않은 전쟁을 함으로써 국가적·민족적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는 전력이라 할 수 있다.
 
핵추진잠수함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핵추진잠수함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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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 위협의 허구성

국방부와 군은 북한이 잠수함 전력에서 비대칭 우위를 누리며 남한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많은 전문가와 언론도 북한 잠수함 전력의 대남 우위를 당연시한다. 아니다. 남한 잠수함 전력이 오히려 우위에 있다.

남북한이 보유한 잠수함정 숫자는 18척 대 71척('2021 밀리터리 밸런스')으로 북한이 약 4배 우위에 있다. 그러나 북한 보유 잠수함정은 70%가 300톤 미만의 잠수정으로, 잠수함(300톤 이상)으로만 한정하면 북한은 신포급(2000톤) 1척, 로미오급(1800톤) 20척, 상어급-Ⅱ(320톤) 2척 등 23척으로 남한의 장보고-III급(3000톤) 3척, 장보고-II급(1800톤) 9척, 장보고-I급(1200톤) 9척 등 21척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질적 수준에서는 남북한 잠수함 전력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남한 잠수함이 우위에 있다. 수중 속도에서 남한 잠수함은 20노트 안팎으로 10노트 안팎의 북한 잠수함보다 2배 빠르다. 잠항능력에서도 남한의 장보고-Ⅱ/Ⅲ이 공기불요체계(AIP)를 장착해 2~3주의 잠항이 가능하나 북한 잠수함은 하루 두 차례 스노클링을 해야 해 잠항시간이 매우 짧다.

탐지 장비 소나, 무장(사거리 및 화력), 지휘 및 무장 통합체계 등에서도 남한 잠수함이 일방적인 우위를 누리고 있다. 해군 관계자도 "북한 디젤 잠수함은 소음과 선체 진동, 소나(음파탐지기) 탐색 능력, 전투체계 등에서 우리 잠수함과 비교할 수 없게 낙후됐다"(<연합뉴스>, 2021.1.16.)라며 남한 잠수함의 질적 우위를 인정하고 있다.

이렇듯 북한 잠수함 전력이 대남 우위에 있다는 주장은 과장되고 허구적이다. 그런데도 북한 잠수함 전력을 부풀려 3000톤~4000톤급 중형잠수함을 9척이나, 그것도 일부를 핵추진잠수함으로 도입하려는 것은 과도한 전력증강이다.
 
핵추진잠수함사업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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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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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SSN) 도입 군불 지피기  중형잠수함 도입 중단해야

국방부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2020.8.10.)하면서 건조될 장보고-Ⅲ Batch-Ⅲ(4000톤) 잠수함에 원자력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군 당국은 올해 1분기에 장보고-Ⅲ 배치-Ⅲ의 작전요구성능(ROC)을 결정했다. 장보고-Ⅲ 배치-Ⅲ의 ROC에 따르면 4,000톤급 핵 추진 잠수함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중앙일보>, 2021.8.29.).

핵추진잠수함 도입론자들은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해야만 북한의 핵잠수함을 방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핵잠수함의 잠항능력을 절대화한 일면적 주장이다. 핵추진잠수함이라고 해서 디젤 잠수함보다 탐지·추적·공격 능력이 우수한 것이 아니며 디젤 잠수함이 핵추진잠수함보다 탐지·추적·공격 능력에서 더 우위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유사시 북한의 SLBM 잠수함이 출항해 잠항에 들어가면 추적이 어려우므로 북한의 핵잠수함 기지 인근에 매복해 있다가 잠항 전에 탐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장기간 잠항할 수 있는 핵잠수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핵잠수함은 소음과 선체가 커 매복 중 먼저 탐지돼 피격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은 소음 수준이 120dB로 핵잠수함 중 가장 낮으나 남한의 장보고-I급 잠수함의 110~120dB에 비해 크다. 미국의 최신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95dB~110dB로 디젤 잠수함보다도 소음이 작다고 하나 한국이 건조할 핵추진잠수함이 미국 수준으로 소음 수준을 낮출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러시아의 핵잠수함 중 소음이 가장 적은 델타Ⅲ 잠수함도 125dB, 중국의 한급(091형) 잠수함은 140dB이나 되어 100km 밖에서도 피탐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잠수함을 감시하기 위한 매복 작전에는 소음과 크기가 작아 피탐 가능성이 적은 장보고-Ⅰ급 잠수함이 핵추진잠수함보다 더 적합하다.

물론 핵잠수함은 추적 시 디젤 잠수함과 달리 스노클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핵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회전 반경이 크고 소음도 더 커 상대에게 쉽게 탐지되는 등 추적에 불리한 단점이 있다.

따라서 핵잠수함이 디젤 잠수함보다 추적에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한반도 연근해에서의 수중작전은 항행 거리가 짧고 작전 기간도 짧아 2주간의 잠항 능력을 갖춘 장보고-II급(1800톤)으로도 북한 핵잠수함을 탐지·추적할 수 있어 굳이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하지 않다('SLBM 대응 핵추진잠수함 도입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 최일 예비역 해군 대령, 2016.10.12.).

미 허드슨연구소의 잠수함 전문가 브라이언 클락 선임연구원도 "핵잠수함은 장거리나 빠른 속도의 항해에 적합한 것이라 한반도 주변의 동해와 서해에서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세계일보>, 2021.12.16).

어떤 이들은 북한의 핵잠수함이 한반도 남해나 태평양 쪽으로 진출해 남한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면 남한의 미사일 방어망(KAMD)을 무력화할 수 있으므로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해 북한 SLBM 잠수함을 추적,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성 없는 주장이다. 북한은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600기나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작전에 제약이 큰, 그것도 태평양 쪽으로 나가 SLBM 잠수함으로 남한을 공격할 필요가 없다. 설령 북한이 SLBM으로 남한을 공격한다 해도 지상, 해상, 항공 전력이 엄호를 받을 수 있는 러시아와 가까운 동해 등에서 작전할 가능성이 크다. 굳이 한미일의 대잠수함 전력의 추적, 공격으로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운 남해나, 태평양에 진출해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없다.

나아가 핵추진잠수함 도입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정치적, 안보적 목표 추구를 어렵게 하며 핵폭발 장치의 이전·보유를 금지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핵물질 이전과 군사적 사용을 금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정, 농축 우라늄(20% 미만)의 군사적 사용 금지 등을 규정한 한미원자력 협정 등 국제법에도 어긋난다.

최근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을 약속했지만, 미국 당국자는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 지원에 대해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며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이라고 강조했다(SBS, 2021.9.16.).

결국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한미 위기관리 각서 개정, 미국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남한 배치 등 엄청난 반대급부를 제공할 때만 가능할 것이다. 호주도 미국으로부터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대만과의 관계 강화, 신장위구르 관련 인권 문제 등 미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사안들이 모두 포함됐다.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은 반드시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 장보고-III 잠수함 도입에 7000억~8000억 원이 든다면 동급의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데는 거의 2배의 비용이 든다. 건조 실패나 안정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핵잠수함에 탑재되는 소형 원자로 제작은 핵무기 개발보다 어렵다. 잠수함이라는 좁은 공간에 원자로를 놓아야 하고 승조원들이 방사선에 피폭되지 않도록 고안해야 한다. 저속으로 운전할 때도 움직이는 기계가 많아 소음도 낮춰야 한다"(<연합뉴스>, 2021.1.16.).

이렇듯 핵추진잠수함이 디젤 잠수함보다 북한의 핵잠수함 방어에 유리하다는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 명분 상실,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비경쟁, 국제사회의 비난, 대미 종속 가중, 예산 낭비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입을 강행해야 할 그 어떤 군사적·안보적·외교적 효용성도 없다.

(* 다음 기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수행 동원 가능성 높은 중형잠수함'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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