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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상범 법률지원단장(가운데)과 정희용 의원(왼쪽), 권오현 법률자문위원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대검찰청 민원실에 '야당 국회의원 통신자료 조회 관련 김진욱 공수처장, 최석규 공수처 부장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상범 법률지원단장(가운데)과 정희용 의원(왼쪽), 권오현 법률자문위원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대검찰청 민원실에 "야당 국회의원 통신자료 조회 관련 김진욱 공수처장, 최석규 공수처 부장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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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기자와 야당 정치인을 상대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 큰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작 매년 막대한 통신자료를 조회하는 검찰·경찰은 비판에서 비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찰·경찰은 통신자료 조회 제도를 개선하려는 국회의 개정안을 매번 저지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궁지에 몰린 공수처

공수처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야당 정치인과 기자들을 상대로 통신자료를 조회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윤석열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그리고 80여 명의 소속 의원의 통신자료 조회를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불법 사찰' 공세를 취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30일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검찰개혁의 일원으로 탄생한 공수처가 과거 60~70년대의 유신시절 중앙정보부와 비슷한 형태의 민간인 사찰을 했다"면서 "특히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인의 의사를 표명해주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공수처의 불법사찰과 야당 탄압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확실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면담 요구에 응해주실 것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기자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도 논란에 휩싸였다. 공수처가 기자를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공수처 비판 기사를 작성했던 기자들을 포함해 많은 기자들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를 두고 석연치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24일 "과거의 수사 관행을 깊은 성찰 없이 답습하면서 최근 기자 등 일반인과 정치인의 '통신자료(가입자정보) 조회' 논란 등을 빚게 되어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된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공개했다.

공수처는 수사 업무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하겠다면서도 "공수처가 맡은 사건과 수사의 특성상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의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 등 일반인의 통신자료(가입자정보) 확인이 불가피했다"라고 강조했다.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하는 검경

하지만 공수처 비판에만 매몰될 경우,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 제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광범위한 통신자료를 조회하는 곳은 검찰과 경찰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조회한 건수는 전화번호수 기준으로 548만4917건에 달한다. 대부분 검찰(184만1049건)과 경찰(346만5790건)이다. 2021년 상반기 통계에 따르면, 검찰은 59만7454건, 경찰은 187만7582건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는 과거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4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조회의 근거가 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삭제를 권고했다.

당시 결정문을 살펴보면, 수사기관이 통신자료 조회에 대한 영장주의 도입 등 사법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따르면, 검찰 입장을 대변하는 법무부와 경찰청 등은 "수사가 지연되는 등 수사 활동 수행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국회의 입법시도 번번이 막혀... 이번에는 다를까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숱한 논란에도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검찰과 경찰이 현행 유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20대 국회가 개원한 후 7~10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개정안이 발의됐다. 영장주의를 도입하고, 사후 통지 규정을 마련하자는 내용이었다.

관련 개정안은 1년 뒤인 2017년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수사기관의 반대를 강조했다. 김용수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범죄수사 지연 등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법무부나 경찰청 등 수사기관의 의견이 강하게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관련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신경민 법안심사소위원장은 당시 "오랫동안 똑같은 얘기가 반복되는 것 같다. 그래서 특별히 진전된 게 현재로서는 있을 수 없어 보인다"라고 답답해했다. 변재일 의원은 "법사위에서 아마 검찰의 입장이 대변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결론이 나지 않았고, 관련 개정안은 20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다.

2020년 21대 국회 개원 후에는 야당이 된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련 개정안을 냈다. 사후 통지 규정을 도입하자는 것이었다. 2021년 4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됐다. 여야 의원들 모두 개정안에 동의했지만, 정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수사기관 등에서 반대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이후 논의는 진척되지 않았다.

최근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논란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들은 28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사후 통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 큰 이견은 없다. 하지만 이번에도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의 반대를 넘지 못하면, 수사기관의 마구잡이식 통신자료 조회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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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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