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포수' 허도환의 행선지가 해를 넘기기 전에 결정됐다.

LG 트윈스는 30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LG는 FA(프리에이전트) 포수 허도환과 계약기간 2년, 총액 4억 원(계약금 2억원, 연봉 1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해민에 이어 올겨울 LG의 두 번째 외부 FA 영입이다.

허도환이 C등급으로 분류되는 만큼 올 시즌 연봉의 150%만 내주면 되기 때문에 영입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었다. 또한 김재성(삼성 라이온즈)의 이적과 이성우의 은퇴 등 여유롭지 못한 안방 사정이 이번 영입에 큰 영향을 끼쳤다.
 
 LG와 FA 계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포수 허도환

LG와 FA 계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포수 허도환 ⓒ LG 트윈스

 
돌고 돌아 다시 잠실로...줄무늬 유니폼 입은 허도환

단국대를 졸업한 이후 프로 무대에 입성한 허도환은 사실 두산 베어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전체 56순위로 지명됐으나 대학 진학을 택했고, 2007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두산과 손을 잡게 됐다.

그러나 그해 10월 방출 통보를 받은 허도환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2010년 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문을 두드려 입단 테스트서 합격점을 받았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것도 히어로즈 합류 이후였기에 그 어느 팀보다 느낌이 남다른 팀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후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SSG 랜더스)를 거쳐 kt 위즈까지 무려 5개 구단을 경험한 허도환은 올 시즌까지 1군 통산 12시즌 동안 715경기에 출전, 타율 0.214 275안타 10홈런 115타점을 기록했다.

양의지나 강민호와 같은 스타급 포수는 아니었어도 묵묵하게 백업 포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특히 2018년 SK, 올해 kt서 제 역할을 하면서 우승반지를 두 차례나 끼기도 했다. 수비 만큼은 확실히 검증된 포수다.

프로 선수로서 시작점이 됐던 잠실구장으로 오게 된 허도환은 구단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주신 LG 구단에 감사 드리고, LG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한다는 각오로 플레이하며 팀이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또한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구단과 감독님,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LG와 FA 계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차명석 단장과 포수 허도환

LG와 FA 계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차명석 단장과 포수 허도환 ⓒ LG 트윈스

 
LG가 허도환에게 바라는 것, '하던대로 하는 것'

허도환이 합류했음에도 여전히 LG의 주전 포수가 유강남이라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공-수 양면에서 매 시즌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2022 시즌에도 LG는 유강남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렇다면, LG가 허도환을 품은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LG는 이날 계약 사실을 알리면서 "허도환의 풍부한 경험과 포수로서의 좋은 기량이 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까지는 이성우, 김재성 두 선수가 이 역할을 도맡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961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던 유강남이 리그 전체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책임졌고 김재성과 이성우가 각각 198⅔이닝, 112⅔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올겨울 김재성, 이성우가 한꺼번에 팀 전력에서 사라지면서 당장 300이닝 가까이 책임질 포수를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내부 육성으로 돌파구를 찾는 방법도 있었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는 백업 포수를 찾고 싶었던 게 LG의 생각이었다.

올 시즌 허도환의 수비 이닝은 290⅓이닝으로, LG는 김재성과 이성우 두 선수의 몫을 허도환이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는 'LG맨'이 된 허도환이 2022시즌에도 베테랑 포수로서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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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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