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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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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렇다."
 
지난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여러 실언들 중 언론이 앞뒤 맥락을 다 끊어먹고 보도를 해 억울하다던가 해명을 꼭 하고픈 발언이 있나"라고 기자가 질문하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 말이다.

윤 후보는 이어 지난 23일 민주화운동세력 일부를 향해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서 한 분들'이라 발언한 것에 대해 "민주화운동을 폄하한 것은 절대 아니다", "민주화가 된 이후에는 소위 수입 이론에 입각한 혁명논리는 맞지 않다는 얘기"라며 해명했다.

'전두환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분을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포괄해서 평가한 것이 아니고 그분이 재직하던 중에 특정 부분을 우리가 배울 것는 배워야 한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 밝혔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언급하면서 "이재명 후보도 어찌 보면 저보다 심한 얘기를 했다", "아마 민주당 후보가 그런 얘길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국민의힘 후보가 그런 얘길하니까 많은 호남인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리지 않았나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은 전두환 옹호해도 괜찮았을 것? 여당 내에서도 비판해

이처럼 윤 후보는 자신의 전두환 발언을 해명하며 이재명 후보가 더 심한 얘기를 했다며 민주당 후보가 그런 얘길 했다면 괜찮았을 것이라 말했다. 이 후보가 11일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고 발언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윤 후보의 예상과 달리 해당 발언을 둘러싸고도 실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한겨레>는 ""전두환 경제는 성과" 이재명, 지향하는 가치가 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두환을 놓고 공과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평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학살자의 공과를 굳이 재평가하려는 것은 선거 전략일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심지어는 같은 당의 이상민 의원도 "아무리 우리당 후보라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내용적으로 국민의 지배적 여론이나 민주당의 기본 가치에 반하고, 절차적으로도 너무 쉽게 왔다 갔다 말 바꾸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역시나 같은 당의 정성호 의원 역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공을 논할 자격이 없는 분이다. 그래서 그런 표현은 좀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후보는 27일 한국지방신문협회 서울정치부장단 초청 토론회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좋은 정책이면 어느 정권 것이든 쓰자는 차원의 얘기를 한 것인데 매우 부적절한 예까지 가 버렸다"며 "저의 실수이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해할 수 있게 만든 발언은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실언보다 실언 이후의 태도가 더 문제

윤 후보는 자신의 실언에 대해 언론이 맥락 없이 보도를 했기 때문이라며 억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재차 해왔던 해명을 반복했다. '꼭' 해명하고픈 발언이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다 그렇다"라고 당당히 답할 수 있던 까닭은 자신의 발언이 틀리지 않았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 같다.

하지만 윤 후보는 해당 답변을 하기 직전 "윤 후보의 반복된 실언이 윤 후보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라는 같은 기자의 질문에 "국민들의 비판은 당연히 수용하고 받아들이면서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할 것은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비판을 수용하고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답한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실언이 전부 언론 탓이라고 억울해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다. 윤 후보의 모습 어디에 비판을 수용하는 모습이 있고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 있는가.

실언은 말 그대로 실수로 나온 발언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살아가니 실수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이후의 태도다. 실수를 하고도 자기 잘못은 없다며 억울하다는 사람과 어찌됐던 자기 잘못이라는 사람 중 누구의 태도가 더 실수를 돌이키기에 나은 태도인지는 명약관화하다. 윤 후보는 자신의 실언을 향한 비판이 과연 누구의 탓인지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태그:#윤석열, #실언,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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