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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한글교육'이다. 우리 반은 한글 학습의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날의 아침을 그림책으로 시작했다. 그림책에서는 여러 감정을 공유할 수 있고, 생활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도 배울 수 있고, 무엇보다 '한글을 제대로 읽고 싶다'라는 동기부여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다. 한글을 떠듬떠듬 읽던 학생들도 1학년 말이 되면 그림책에 빠져 깔깔 웃기도 하고, 주인공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살피기도 한다.

그렇게 읽던 그림책 중 하나가 <엄마 자판기>이다. 주인공 신우는 직장에 다니는 엄마에게 놀이공원에 가자고 하지만 갈 수가 없다. 엄마는 신우에게 잔소리만 하실 뿐이다. 신우는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는데, 그 꿈에서 엄마는 없고, 엄마 자판기를 보게 된다. 자판기를 누르면 피자맘, 사진 찍기맘, 팩하기 맘, 공놀이맘, 귀후비기맘, 업기맘이 나와서 신우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해 주신다. 그리고 뒤에 반전도 있다. 이 이야기는 8살 아이들 또래의 생활을 잘 담고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했다.
   
<엄마 자판기> 표지
 <엄마 자판기> 표지
ⓒ 노란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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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엄마 자판기>로 연극을 해 보기로 했다. 담임인 내가 직접 대본을 쓰고, 우리반 학생 수대로 역할을 나눴다. 엄마와 신우 역할을 쪼개서 맡기고, 자판기도 의인화하여 대사를 넣었더니 우리반 학생 모두 골고루 대사를 할 수 있었다.

대본 연습을 하고 행동을 연습하고 있는 중 우리반에 코로나 확진을 받은 학생이 생겼다. 우리 반뿐 아니라 다른 학년에도 코로나 확진 학생이 생겨 우리 학교는 급하게 수업 모두를 원격으로 전환했다. 연극 하는 장면을 찍어 영상으로 배포하려고 했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연극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아이들은 연극을 하고 싶어 했다. 고민하다가 쌍방향 소통 도구인 줌으로 발표회를 하기로 했다. 행동은 하지 않고 대사만 하는 낭독극으로 하기로 했더니 부담이 오히려 줄었다.

아이들은 본인이 맡은 대사를 반복해서 연습하여 전문 배우 못지않게 실감나게 연기했다. 그리고 줌 프로그램 내 기능을 활용하여 낭독극을 하는 동안 녹화하여 낭독극 하는 장면을 보지 못한 우리 반 학생 가족들에게도 배포했다.
   
쌍방향 소통 도구인 줌으로 낭독극 발표회를 열었다
▲ 낭독극 장면 쌍방향 소통 도구인 줌으로 낭독극 발표회를 열었다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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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우리는 나름 즐겁게 배우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코로나는 이제는 좀 끝나서 조금은 편하게 마스크를 벗고 아이들과 가깝게 만나고 싶다. 

엄마 자판기

조경희 (지은이), 노란돼지(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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