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지상파 3사는 연기대상, 연예대상 등 각종 시상식을 통해 자사 프로그램의 지난 한 해를 결산하면서 인기 프로그램 제작에 기여한 인물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 같지 않은 3사의 위상에 더해 수상자 선정의 어려움, 미지근한 시청자들의 관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케이블 채널, 특히 tvN은 시즌제 프로그램 기획과 화제의 출연진 섭외 등 지상파 부럽지 않은 인기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시상식은 잘 열리지 않는 편이다. 지난 2016년 tvN 10주년을 기념했던 'tvN10 어워즈'가 유일한 시상식이었다. 만약 tvN에도 매년 연말 시상식이 존재했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2021년 tvN 예능의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유재석, 윤여정... 2021년 tvN 예능 빛낸 주역들
 
 '유퀴즈 온 더 블럭' 유재석, '윤스테이' 윤여정

'유퀴즈 온 더 블럭' 유재석, '윤스테이' 윤여정 ⓒ CJ ENM


만약 tvN 연예대상이 존재한다면 가장 먼저 대상 후보로 언급될 만한 인물은 여전히 유재석이다. 매주 수요일 경청의 미학을 선보이는 토크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즌제 예능의 모범 사례로 손꼽을 만한 <식스센스> 시리즈를 통해 꾸준히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확보하는 등 유재석은 tvN 예능의 중심을 톡톡히 담당해준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조기 종영을 걱정할 정도로 저조한 반응에 고전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현재 안정적인 인기를 얻으며 순항 중이다. 과거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포맷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유명한 스타, 숨은 인물 등 다채로운 초대손님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주 기상천외한 반전이 숨겨진 세트 제작, 멤버들의 좋은 케미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식스센스> 역시 내년 시즌3를 확정 짓는 등 tvN 간판 예능으로 안착했다.

​<윤식당>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끈 윤여정도 올해 <윤스테이>를 통해 예능 팬들의 환영을 받은 주요 tvN 출연자 중 한 명이다. 연륜에서 오는 남다른 감각은 드라마와 영화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윤여정이란 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증명했다. 공교롭게도 영화 <미나리>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과 맞물려 노장 연기자의 빛나는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희비 엇갈린 배우들의 예능 나들이
 
 '어쩌다사장'. '업글인간'

'어쩌다사장'. '업글인간' ⓒ CJ ENM

 
지상파 대비 tvN 예능에서 눈에 띄는 차별점은 바로 배우 중심의 출연진 구성이다. 유명 톱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신규 프로그램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쏟아졌지만 결과물은 각양각색이었다. 차태현, 조인성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어쩌다 사장>은 잔잔한 웃음 속 감동 어린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고 그 결과 내년 시즌2를 예고한 상태다. 어느새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바퀴 달린 집> 역시 성동일, 김희원의 좋은 호흡을 밑바탕에 두고 매주 다채로운 동료 선후배 연기자들의 친목이 편안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반면 김희선을 앞세운 <우도주막>은 차별성 부족한 내용으로 화제몰이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민정의 MC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업글인간> 역시 관찰 예능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조기 종영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역시 엄정화를 메인 MC로 내세웠던 <온앤오프2> 역시 기존 예능(나혼자산다)과의 차별화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즌1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 14회 분량 방영으로 쓸쓸히 작별을 고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2021년 tvN을 빛냈지만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나영석 PD 사단의 예능들이다. 올해도 <윤스테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출연진들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슬기로운 산촌생활>이 인기 몰이를 이어갔다. 유튜브와 병행으로 공개되는 '숏폼' 시리즈 역시 방탄소년단까지 섭외에 성공한 <출장 십오야>를 비롯한 <송민호의 파일럿> <운동천재 안재현> 등 기발한 예능감이 돋보이는 내용물로 온라인 시청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었다.

여전히 건재한 나영석 예능 세계, 그런데...
 
 '슬기로운 산촌생활', '출장 십오야'

'슬기로운 산촌생활', '출장 십오야' ⓒ CJ ENM

 
​반면 아쉬움도 남았다. 기존 나 PD와 호흡을 맞춘 주요 연예인들이 2021년 쉬어가는 해를 맞이하다 보니 과거 만큼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슬기로운 산촌생활>이 제작되긴 했지만 이서진 또는 차승원, 유해진의 오리지널 <삼시세끼>에 대한 그리움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역시 <신서유기> 외전 격인 웹 예능 <신서유기 스프링캠프>가 OTT 티빙을 통해 공개되긴 했지만 매년 쉼 없이 방영되던 <신서유기>도 올해는 공백기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배우, 야외 촬영, '먹방', '쿡방' 중심 예능이 흔해지다 보니, 원조 나 PD표 예능만의 차별성을 드러내기도 어려워졌다. 시즌2에 돌입하는 <출장 십오야>(2022년 1월)를 시작으로 내년 다시 뛰는 나 PD표 예능은 과연 어떻게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올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TVN 유재석 윤여정 나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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