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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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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프레임 전략이 선거 승패의 '린치핀'이라 주창한다. 요컨대 진보와 보수는 특정한 프레임으로 유권자의 인식을 사로잡을 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레임 전략은 한계가 명확하다. 승리를 담보할 수는 있어도 선거 이후 사회 통합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분법적 틀에 따라 유권자마저도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기에, 선거 후 사회 통합을 이뤄나갈 가능성이 낮아지고 만다. 이른바 '비호감 프레임'이 극한으로 치달은 현재. 대선 이후 겪게 될 진통이 우려스러운 이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의 본질은 합의다.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접점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실제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것도 중도층이다. 그렇기에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낼 이념을 뛰어넘은 실용적인 전략 설계와 홍보는 필수다.

그러나 프레임 전략 아래서 정치는 이분법적으로 단순화 되고 만다. 권력 유지 혹은 권력 쟁탈만이 정치와 선거의 최종 목표가 된다. 결국 정책의 합리성을 따지기 보단 사생활 논란, 각 진영 내의 적자 논쟁 등 자극적이고 소모적인 이슈들이 더 주목을 받게 된다. 당장 시급한 사회 현안과 국가의 미래를 내다볼 기회는 선거 참패 뒤 마주할 '진영 몰락'이라는 불안감에 묻혀 사라지기 일쑤다.

프레임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위와 같은 이분법적인 인식의 틀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재생산하게 된다는 점이다. 프레임 전략은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을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었다. 일부 시민들은 프레임에 지배당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반대 진영에 적대적인 감정을 표출한다. 정책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 대신 부정적인 인식과 반대 논리만이 끝없이 발화된다. 정당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유권자가 유독 두드러지는 현실에서 이같은 악순환은 반복된다. 사회 통합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저자 스티븐 레비츠키는 공당의 '게이트 키퍼' 책무 방기가 포퓰리즘의 시작이라 지목한다. '불고전후(일의 앞뒤를 돌아보지 아니함)' 않고 오직 승리에만 몰두하는 전략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비호감 선거'는 정치의 본질이 흔들린, 정치 양극화를 보여주는 사회적 차원의 문제인 셈이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느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든 상관없이 '정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의 승자독식 체제를 개선해 여러 시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숙의민주주의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를 적으로 상정하는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협치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이는 한국 정치권이 '비호감'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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