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즈키컵 베트남-태국 준결승 결과를 알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홈페이지 갈무리.

2020 스즈키컵 베트남-태국 준결승 결과를 알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홈페이지 갈무리. ⓒ AFF

 
베트남에 절실했던 '박항서 매직'이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태국에 패하며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베트남은 26일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 2차전에서 태국과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0-2로 완패를 당했던 베트남은 이로써 1, 2차전 합계 0-2로 준결승을 마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골 차 승리 필요했던 베트남, 부담 이겨내지 못 했다

1차전 패배의 열세를 뒤집기 위해 3골 차 승리가 필요했던 베트남은 경기 초반부터 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반면에 비기거나 1골 차로 패해도 결승에 진출하는 태국은 수비를 강화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맞섰다.

베트남은 전반 4분 응우옌 꽝하이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날린 왼발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전반 23분도 꽝하이가 상대 수비수에게서 빼앗은 공을 연결해 호떤따이가 오른발슛을 날렸으나 골문 위로 벗어났다. 

베트남의 공세를 잘 버텨내던 태국은 전반 33분 선발 골키퍼로 나선 챠차이 부드프롬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반면에 이를 기회로 여긴 베트남은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러나 꽝하이의 결정적인 프리킥과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문 위로 벗어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히려 전반 추가시간에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으나, 골키퍼 선방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계속되는 공세에도 골이 터지지 않자 베트남 선수들은 지쳐갔다. 박항서 감독은 교체 카드로 경기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혔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득점 없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급해진 베트남 선수들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는 장면이 늘어났고, 이는 오히려 태국 수비진을 도와주는 꼴이 됐다. 결국 베트남은 만회골도 터뜨려보지 못하고 1, 2차전 모두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월드컵 예선 부진에 스즈키컵 탈락까지... 박항서호 '험난' 

이로써 지난 대회 우승팀인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의 대회 2연패와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 대회 역대 최다 우승팀이자 동남아 축구의 전통적인 강호인 태국의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탈락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이 패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다른 할 말이 없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만약 베트남이 3골 차 승리를 거뒀다면 전날 또 다른 준결승에서 싱가포르를 꺾은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한국인 사령탑끼리의 결승전 맞대결도 성사될 수 있었으나, 베트남이 패하면서 아쉽게 무산되고 말았다.

사상 첫 스즈키컵 우승에 도전하는 인도네시아는 태국과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결승 1차전은 오는 29일, 2차전은 내년 1월 1일에 열리고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은 막을 내리게 된다. 

아쉬움 속에 스즈키컵을 마친 베트남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나선다. 아직 승리는커녕 무승부도 거둬보지 못한 박항서 감독으로는 스즈키컵 탈락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월드컵 예선에서의 분발이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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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스즈키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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