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2020 스즈키컵 결승 진출을 알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홈페이지 갈무리.

인도네시아의 2020 스즈키컵 결승 진출을 알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홈페이지 갈무리. ⓒ AFF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이 연장전까지 치르는 혈투 끝에 싱가포르를 잡고 꺾고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25일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0 AFF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에서 개최국 싱가포르에 4-2로 이기며 1, 2차전 합계 5-3으로 최종 승리했다.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은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대회가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되면서 지난 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개막했다.

거친 반칙·퇴장 쏟아진 혈투... 인도네시아가 웃었다 

1차전에서 1-1로 비기며 승부를 내지 못했던 양 팀은 이날 2차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격렬하게 부딪혔다. 강력한 압박 전술로 나선 인도네시아가 전반 11분 만에 에즈라 왈리안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더구나 싱가포르의 사푸완 바하루딘이 전반 추가시간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수적 우위까지 잡았다.

그러나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싱가포르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전반 49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한국 출신의 귀화 선수 송의영이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1-1로 균형을 맞췄다.

기세가 오른 싱가포르는 후반에도 이르판 판디가 인도네시아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저지하다가 경고도 없이 즉각 퇴장을 당해 9명이 뛰는 불리함을 딛고 오히려 후반 29분 샤딘 술라이만이 역전골을 터트려 2-1로 앞서나갔다.

고전하던 인도네시아는 후반 42분 프라타마 아르한의 극적인 동점골로 2-2를 만들었고, 후반 추가 시간에 내준 페널티킥을 싱가포르의 파리스 람리가 실축하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은 인도네시아를 위한 무대였다. 연장 전반 1분 만에 싱가포르가 자책골을 기록하며 3-2로 역전에 성공했고, 전반 15분에는 에기 마울라나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싱가포르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기대했던 싱가포르는 연장 후반 14분 골키퍼 하산 수니마저 거친 태클을 하다가 즉가 퇴장을 당해 8명이 경기를 치르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사상 첫 우승 꿈에 부푼 '신태용호'... 결승 상대는 누구?
 
 신태용 감독의 2020 스즈키컵 기자회견을 전하는 인도네시아 축구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신태용 감독의 2020 스즈키컵 기자회견을 전하는 인도네시아 축구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 인도네시아 축구연맹

 
이날 양 팀 선수들은 경기가 과열된 탓에 위험한 몸싸움이나 태클을 자주하며 서로 감정싸움까지 벌였고,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선수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경고와 퇴장 카드가 난무했다. 

우여곡절 끝에 싱가포르를 꺾은 인도네시아는 사상 첫 스즈키컵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5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은 없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이 아직 어려서 경기를 주도하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면서도 "결승 진출로 더욱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우승을 향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인도네시아가 결승에 진출하자 마루프 아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며 "결승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그러나 또 다른 준결승에서 맞붙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지난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고, 태국도 역대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동남아의 축구 강호라서 누가 결승에 올라와도 어려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1차전에서는 태국이 2-0으로 승리해 유리한 입장이다. 

지난해 사령탑으로 부임해 인도네시아를 강팀으로 거듭나게 한 신태용 감독이 과연 첫 우승 트로피까지 안겨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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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스즈키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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